개인 기상정보로 빅데이터 생성 거래하는 새 플랫폼 만들다

[환경일보] 서효림 기자 = 대동강 물을 판 봉이 김선달의 이야기는 그 당시 충격에 가까운 ‘사기’였다. 하지만 요즘은 어디를 가든 편의점이나 마트에서 생수를 사먹는 것은 흔한 일이 됐다.

기술의 발전은 그간 공공기관이나 대기업의 전유물로 알려진 기상관측을 대중의 영역으로 확대시키고 있다. 구름촬영이나 기압, 기온, 습도, 미세먼지, 자외선 등의 기상관측자료를 앱을 통해 손 쉽게 수집해 거래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이 나타나 눈길을 끌고 있다. 4차 산업혁명 핵심 기술인 블록체인을 기상정보 빅데이터 기술과 접목한 ‘옵저버(OBSERVER)’가 바로 그것이다.

옵저버파운데이션 김세진 대표

언제든 편리하게 기상정보 모으는 ‘옵저버’

옵저버파운데이션의 김세진 대표는 “기상정보는 빅데이터 기술의 발달과 함께 그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13년 글로벌 농산물 기업인 몬산토(Monsato)가 기상정보 회사인 클라이밋코퍼레이션(Climate Corporation)을 약 10억달러에 인수했다. IBM 또한 2015년에 더웨더컴퍼니(The Weather Company)를 약20억달러에 인수했을 정도로 기상데이터의 가치는 그 규모와 활용도가 매우 크고 다양하다.

김 대표는 “누구나 손쉽게 기상데이터를 생산하고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옵저버의 비전이라 설명했다. 대규모 설비 투자가 필요한 국가 단위 및 산업 단위의 기상 관측과 달리, 클라우드소싱 형식의 기상관측은 언제 어디서든 편리하게 기상정보를 수집할 수 있게 했다.

빅데이터 검증 통해 판매까지 이뤄져

일반인들이 옵저버 앱을 설치하게 되면 구름촬영이나 기압, 기온, 습도, 미세먼지, 자외선 등의 기상관측자료들을 수집할 수 있다. 이들이 스마트 폰, 자동차, 소형측정장비를 이용해 수집한 기상관측자료는 빅데이터 기술을 통해 품질이 검증된 후 기상데이터를 활용해 부가가치를 창출하려는 다양한 기업체 및 민간, 공공부문에 판매된다.

김세진 대표는 “기존 기상관측과 달리 옵저버에서는 누구나 간단한 장비를 이용해 손쉽게 기상관측을 할 수 있다”고 설명하며 “관측데이터를 옵저버에 제공하면 탄소마일리지처럼 블록체인 기반의 암호화폐로 보상을 받는다”고 말했다. 관측자는 날씨를 채굴하고 이를 유통시킬 수 있는 것이다. 그는 “모든 보상과 거래는 블록체인기술을 통해 투명하게 이뤄진다”고 덧붙였다.

블록체인 기술 적용 투명한 보상

개인용 스마트폰에는 다양한 계측기가 내장되어 있다. 그중 하나가 기압계이다. 사용자는 인식하지 못하지만 대부분의 스마트폰은 기압을 실시간으로 관측하고 있다. 개인이 스마트폰으로 찍은 구름 사진도 귀중한 관측 자료로 사용될 수 있다. 이렇게 무의식적으로 혹은 의식적으로 수집된 기상 자료는 옵저버 파운데이션에서 통합 관리되어 가치 있는 자료로 재생산 된다. SK텔레콤은 휴대폰 기지국 인프라에 기상 관측 센서를 설치해 실시간으로 관측 자료를 수집하고 판매하고 있다.

버려지는 자료 통합 관리해 빅데이터 구축

미니 기상관측기는 어른 주먹 두 개만한 크기로 다양한 정보가 실시간으로 옵저버 파운데이션에 전달된다.

현재의 기상 관측망은 수십 킬로미터에서 수백 킬로미터의 공간 분포를 가진다. 이 점에서 불특정 다수의 개별 관측은 초고해상도 기상 관측망을 구성하는데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수집된 날씨 빅데이터는 국지 기상 관측 및 도시규모 일기 예보에 직접적으로 활용될 수 있으며, 다양한 산업 분야의 기상솔루션에 적용될 수 있다.

미니 기상관측소는 국내에서는 조금 생소하지만 미국과 유럽에서는 매우 흔하다. 아마존 등 유명 인터넷 쇼핑몰에서 다양한 종류의 미니 기상관측장비를 어렵지 않게 구입할 수 있다. 보통 관측된 자료는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되고 장기간 보관되지 않는다. 옵저버 파운데이션은 이렇게 버려지는 자료를 통합관리해 새로운 날씨 빅데이터를 구축하고자 한다. 기존에 없었던 새로운 방식의 관측자료 수집, 이것이 한-일 차관급 인사들이 옵저버 프로젝트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이다.

옵저버 파운데이션의 개인용 기상관측기는 어른 주먹 두 개만한 크기로 외부에 설치하고 인터넷을 연결함으로써 기온, 습도, 기압 등 다양한 기상 정보가 실시간으로 옵저버 파운데이션에 전달된다. 관측자(혹은 장비 설치자)는 이에 대한 보상을 받고, 옵저버 파운데이션을 수집한 자료를 가공해서 자료의 가치를 더한다.

실시간 및 과거 자료를 구매하는 수요자는 개인, 기업. 국가기관 등이 포함된다. 기상 정보 사업자는 옵저버의 고해상도 관측 자료를 가공해 도시 및 도로 기상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불득정 다수의 자동차에서 관측된 기상자료는 자동차의 네비게이션 시스템에 직접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시킨다면 초단기 국지예보 또한 가능하다. 실시간 관측 자료는 스마트 시티 구현에도 직접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 항공 및 해운관련 업계의 활용도도 높을 것으로 예측된다.

기상 관측 중요성 강조, 활용도 높이기 위해 노력 중

농업과 에너지 뿐 아니라 금융 투자에서 기상 관측이 더욱 더 중요한 데이터가 될 것이라고 김세진 대표는 강조했다. 그는 농업과 기상관측에 대해 “기상은 농업 생산에 있어 가장 핵심적인 요소”라 말했다. 농작물 생산량을 극대회하고 예측하지 못한 기상 변동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 하기 위해 기상 분석 예측은 필수적이다. 격변을 맞고 있는 에너지 업계도 마찬가지다. 신재생에너지 보급에 따른 안정적인 플랜트 운영을 위해 기상정보는 큰 도움이 된다. 투자 의사 결정에 기상 정보가 유용하게 이용되면 투자자는 특화된 기상 정보를 이용해 에너지, 농산물, 보험, 운송 등 투자 대상 기업의 가치를 쉽게 파악할 수 있다.

각 국의 특성 반영한 데이터로 세계시장 도약

옵저버 앱을 통하면 스마트폰, 차량 등을 이용해 기상관측자료를 쉽게 수집할 수 있다.

김세진 대표는 옵저버의 보상 체계에 대해 ‘투명성’을 강조했다. 여기 활용된 블록체인 기반의 표준화된 토큰은 OBSR과 ROT의 두 종류의 코인으로 구성된다. ROT(Royalty token, 저작권 토큰)에는 관측 시간, 관측 장소, 관측 자료의 중요도가 암호화돼 기록된다. 유의미한 관측자료에 대해 이것이 판매될 때마다 지급되는 로열티의 기준으로 사용된다. OBSR(OBSERVER Coin, 거래코인)은 거래소에 상장되는 코인이다. 관측자는 판매가 이루어질 때마다 보상받는 시스템이다. 김 대표는 “실시간 관측 자료가 품질검증을 통과했을 때 한번, 그리고 관측자료가 판매됐을 때 거래 코인을 지급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관측자료에 대한 수요가 많으면 자료의 가치가 더욱 높아질 것이고 관측자는 더 많은 경제적 보상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다음 달 국내거래소 상장을 앞두고 있는 김세진 대표는 “다수의 기업들이 참여를 고려하는 등 관심을 갖고 눈 여겨 보고 있다”며 “기존 공공기관과 민간기상업체들이 수행하지 못한 고해상도 도심관측 및 격오지 기상데이터 수집을 통해 세계 곳곳에 양질의 기상데이터를 공급할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또한 “현재는 기온, 습도, 미세먼지 등의 기상정보를 수집하고 있는데서 더 나아가 각 국의 지역적 특성에 맞게 지진이나 다른 자연현상에 대한 것으로 확대해 세계 시장으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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