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시대 최적 조건 갖춘 열린 나라 지금 손잡아야

우리나라의 식량자급률은 24% 정도다. 기후변화시대를 맞아 세계가 기상이변을 겪고 식량수급엔 불안한 흐름이 계속되고 있지만, 뾰족한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 중 하나는 좋은 조건을 갖춘, 믿고 함께 갈 수 있는 나라와 손잡는 것이다.

카자흐스탄은 매장량 기준 원유 세계 12위, 가스 22위, 텅스텐 1위, 크롬 2위 등 풍부한 광물자원을 보유해 외국인 투자가 활발하고 중앙아시아에서 가장 선진화된 경제구조를 갖고 있다.

카자흐스탄은 세계에서 9번째로 넓고, 1인당 경작지 이용가능 면적이 1.5㏊로 호주에 이어 두 번째로 넓다. 비옥한 토지와 다양한 기후대를 보유해 농업 잠재력이 높은 국가로 풍부한 일조량을 이용한 농업을 해왔으며, 관개농업이 일찍부터 보급됐다.

기후변화로 천산의 만년설이 녹아 카자흐스탄 평지의 물은 더 풍부해지고 농업에 더 좋은 조건이 만들어지고 있다. 그런데도 밀 등 몇몇 작물을 제외한 나머지 곡물, 과일 등은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풍부한 자원을 팔아 식량과 서비스, 공산품을 구입하지만 정작 자국의 산업은 발전시키지 못하는 ‘자원의 저주’를 극복하려 노력중이지만 쉬운 일이 아니다.

농지의 90%가 방치되고 있고 농업기술도, 농업을 주도적으로 할 인력도 미약하다. 앞으로 살 길은 농업밖에 없다면서 카자흐스탄 대통령이 나서 한국 농업기술을 배워오라고 장려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비좁은 국토조건을 극복하기 위해 최대한 집약적 농업을 추진해왔고 그 결과 비약적인 농업기술 발전을 이룩할 수 있었다. 한국과 카자흐스탄의 농업기술은 대략 20년 정도 차이가 난다. 하지만 대량농업 측면에서는 땅이 넓은 카자흐스탄이 앞선다.

한국과 카자흐스탄의 장점이 결합한다면 매우 큰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의미다. 고구마를 포함한 해외농업이 카자흐스탄에서 확대된다면 국내 식량문제 해결에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해외에 식량기지를 만들어서 한국으로 들여오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기대하기로는 카자흐스탄 내 일정 구역을 특구로 지정해 한국이 대규모로 지원하고 식량 수급에 비상상황이 닥쳤을 때 국내로 반입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정부와 정부 사이 협정이 필요해 반드시 국가 차원에서 나서야 할 일이다.

카자흐스탄은 국가 자체가 다민족 국가여서 외부인들에게 배타적이지 않다. 특히 부지런한 고려인들을 좋게 봐왔고, K-POP과 드라마 영향으로 한국에 대한 인식이 더 좋아져서 한국을 ‘형제의 나라’로 여긴다.

카자흐스탄의 GDP는 최근 1만 달러를 오르내리고 있다. 아직은 한국에 호의적이고 여러 제안을 하고 있지만, 머지않아 1만 달러를 확실히 넘어서게 되면 더 이상 좋은 조건을 내걸 이유가 없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3년 정도를 마지막 기회로 보고 있다. 멀리 보는 혜안을 갖고 지금 투자해야 한다. 식량은 안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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