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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갈등 해결 위해 ‘공론화’ 안착해야갈등 피할 수 없어··· 합리적 해결방안 도출 필요
"정부 정책 분야별 갈등관리 로드맵 마련해야"
에너지시민연대와 이학영‧우원식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공동주최한 ‘에너지 갈등 해결을 위한 정책과제와 방향’ 정책토론회가 지난 9일, 국회의원회관 제4간담회의실에서 열렸다. <사진=강재원 기자>

[국회=환경일보] 강재원 기자 = 문재인 정부는 2017년 7월, ‘탈원전 정책으로 안전하고 깨끗한 에너지 전환’을 100대 국정과제로 내세웠다. 이후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가 출범하면서 ‘탈원전’을 둘러싼 갈등이 사회문제로 대두됐다.

공론화 과정에 참여한 시민들은 신고리 5‧6호기 건설을 재개해야 한다고 결론 내렸다. 정부가 장기적으로는 탈원전을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 역시 함께 내놓았다. 공론화 과정에서 여러 문제점이 제기됐지만 합리적인 결정이었다는 평가도 있었다.

문제는 끝나지 않았다. 여전히 탈원전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측과 원전을 배제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입장이 날카롭게 대립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에너지와 관련된 여러 갈등 원인과 해결방안을 논의하고, 정부의 에너지 갈등관리 정책방향을 모색하기 위한 토론회가 진행됐다.

에너지시민연대와 이학영‧우원식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지난 9일, 국회의원회관 제4간담회의실에서 ‘에너지 갈등 해결을 위한 정책과제와 방향’ 정책토론회를 공동 주최했다.

에너지전환, 핵심은 주민협의

김자혜 에너지시민연대 공동대표 <사진=강재원 기자>

김자혜 에너지시민연대 공동대표는 인사말에서 “합리적으로 국가 미래 에너지전환을 이루기 위해서는 갈등 구조와 현실을 파악해야 한다”며 “이해 당사자들이 상대를 신뢰하고 생산적인 논의를 진행해야 한다”고 전했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서면에서 “성공적인 에너지전환을 위해서는 주민 수용성을 높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실제로 2016년 태양광‧풍력발전 사업 3건 중 1건이 허가가 반려되거나 보류됐다. 그 원인은 주민들의 반발이었다”고 밝혔다.

우 의원은 최근 서울시가 ‘노을연료전지 발전사업’ 총 사업비 1219억 가운데 114억을 시민펀드로 조성한 사례를 들며 “주민들이 재생에너지 발전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정보 제공과 인센티브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앞으로 주민들이 주체가 되고, 주민들에게 이익이 되는 에너지 정책을 설계해 나가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잘 설계된 주민협의 절차와 공론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숙의’ 보장하는 공론화 돼야

채종헌 한국행정연구원 사회통합연구실 선임연구위원 <사진=강재원 기자>

이어서 채종헌 한국행정연구원 사회통합연구실 선임연구위원이 ‘정부의 갈등관리제도와 개선방향’을 발제했다.

채 위원은 “정부가 정당성을 확보한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정책 수요자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며 “각 정책분야별 갈등관리와 공론화를 실현하기 위한 로드맵이 필요하다”고 운을 뗐다.

그는 ‘갈등조정’과 ‘공론화’를 구분해서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는데, ‘갈등조정’은 이미 발생한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협의의 갈등관리 방식을 말한다. ‘공론화’는 이해관계 충돌이 예상되는 사안에 대해 사전에 의견을 조율하는 것을 의미한다.

채 위원은 “진행 중인 갈등을 조정하기 위해서는 실질적인 이해당사자들을 협의테이블로 이끌어내는 것이 필수적”이라며 “반면 공론화는 국민 혹은 이해관계인 일반의 의사를 확인하고, 숙의과정을 거쳐,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기 위한 과정이기 때문에 이해당사자가 배제돼야 하는 게 원칙”이라고 정리했다.

신고리 5‧6호기 공론화 진행 과정에 대해서는 “첨예하게 이해관계가 대립했고, 중대한 사안이었음을 고려했을 때 공론화 기간을 3개월 내로 한정한 것은 매우 촉박했다. 좀 더 섬세한 설계와 고민이 필요했다”고 지적했다.

프랑스는 독립적인 갈등관리기구인 ‘국가공공토론위윈회(Commission Nationale du Debat Public, CNDP)에서 공공 정책이나 사업을 진행할 때 공공토론을 열고, 투명한 정보제공과 공론화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숙의를 위한 기간도 충분히 보장한다.

채 위원은 “공론화에서는 ‘숙의(deliberation)’가 중요하다. 사안이 중대할수록 더욱 수준 높게 숙의과정을 거쳐야 한다”며 “숙의와 충분한 토론이 생략된 집단 의사결정은 ‘포퓰리즘’이라는 오해와 비판을 벗어나기 어렵다”고 언급했다.

마지막으로 채 위원은 “성공적인 갈등관리는 사회적 비용을 최소화할 뿐만 아니라, 정부신뢰를 높이고, 사회자본을 확충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조언했다.

현장 기관, 자율성 필요

정동진 한국남동발전 CSV처 상생협력부 부장 <사진=강재원 기자>

한편, 정동진 한국남동발전 CSV처 상생협력부 부장은 에너지전환에 따라 한국남동발전이 겪고 있는 갈등현황을 설명하고, 정책을 제안했다.

한국남동발전은 2001년 한국전력공사에서 분리된 6개 발전전문회사(화력발전 5개, 원자력 1개) 가운데 하나다. 국내 전력생산 13%를 담당한다. 5개 발전사 중 가장 높은 석탄화력 비중(약 89%)을 보유하고 있다.

석탄화력발전을 신재생에너지와 LNG로 전환할 계획을 수립해 운영하면서 한국남동발전은 2013년 갈등관리 담당부서를 신설하는 등 갈등관리 직무를 공식 도입했다. 이 과정에서 ▷환경갈등 ▷입지갈등 ▷이해갈등 등 다양한 갈등이 도출됐다.

정 부장은 “입지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농지 위에 태양광을 설치하는 ‘주민참여형 영농형 태양광’ 시범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환경문제는 생태계 보존 방법을 도출하고, 국토이용을 효율적으로 하기 위한 방안을 추진해나갈 것”이라며 “주민갈등은 일자리 창출, 농어민 지원, 수익을 지역에 환원하는 방법 등으로 풀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정 부장은 에너지산업 갈등을 예방하고, 발생한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국가차원의 갈등조정기구 운영 활성화와 신뢰 제고 ▷발전사업자 갈등관리제도 육성 ▷한국남동발전 등 기관 갈등해결 자율성 확대를 제시했다.

그는 “석탄화력에서 신재생에너지로 변화하는 것은 예견된 방향이었으나 이에 대한 대비가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국민적 요구 변화와 시대 흐름에 적응하고, 성공적인 갈등관리를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강재원 기자  Re1@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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