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청년모임 BigWave 김영진, 김민정, 류상재

 

청풍호 수상태양광은 3MW 규모로 연간 944가구가 사용 가능한 전력을 생산한다.

[환경일보] 에너지 내일로의 두 번째 날이 밝았다. 전일 내린 소나기로 보지 못했던 청풍호의 수상태양광 발전시설을 다시 방문하고 영월로 넘어가는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빠르게 충주의 숙소를 떠났다.

물 위의 발전소, 수상태양광을 직접 보다

한국의 수상태양광은 높은 잠재력을 지닌다. 농어촌공사와 수자원공사가 보유한 저수지 등에 수상태양광을 도입할 경우 원전 11기의 설비용량에 이르는 11GW의 발전설비를 보유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수상태양광의 설치과정은 공공기관과 지자체, 지역주민들과의 갈등으로 쉽지 않다. 청풍호의 수상태양광 설치과정도 쉽지 않았다. 지난 2013년 2월, 수자원공사는 충주호의 수상태양광 개발과 관련해 충청북도와 MOU를 체결했다. 하지만 2016년 3월 충주시는 충주호 경관 훼손과 수상레저활동의 폭이 좁아지는 것을 이유로 최종적으로 승인을 거절했고, 이로 인해 시공은 충주댐의 다른 관할지인 제천 청풍호에서 진행됐다.

에너지내일로 단원들은 근처 수상레저시설의 모터보트를 이용해 수상태양광 근처 가까이서 시설을 관찰할 수 있었다. 예상했던 것과는 달리 수상태양광의  빛 반사는 많이 없는 편이었고 규모는 가까이서 볼수록 컸다. 이곳에서 수상레저시설을 수년째 운영하고 있는 한 업체 대표는 “레저시설이 먼저 운영을 하고 있었고, 그 이후에 이 시설이 위치하게 됐다”면서 “엑티비티 서비스를 할 수 있는 반경이 줄어 불편함이 있지만, 그 이외에 제기되고 있는 빛 반사나, 수온의 변화는 느끼지 못했다”라고 밝혔다.

청풍호 수상태양광을 촬영 중인 에너지내일로 단원들


 환경판 '난쏘공', 1980 충주댐 이주민 이야기

수상태양광 시설을 견학하고 난 후, 충주댐 건설 당시의 수몰지역을 보기 위해 청풍문화재단으로 향했다. 전날 방문한 충주댐은 행정구역상 여의도 면적(8.40km2)의 약 800배 규모의 국내 최대의 다목적댐으로 식수확보를 비롯해 국내 최대 수력발전량을 자랑한다. 하지만 이 댐을 건설하던 그 당시 상황을 아는 사람들은 많지 않아 보인다. 정부는 한강 홍수 물 관리와 수도권 식수 확보를 위해 충주댐을 만들기로 했고, 1975년 충주 다목적댐 타당성 조사 실시를 바탕으로 1979년 댐 건설로 인한 수몰지구 하천예정지를 고시함과 동시, 그해 충주댐 및 발전소 공사 계약 체결을 시작해 약 6년 만에 준공식을 마쳤다.

충격적인 것은 충주댐 건설로 인해 남한강 200리 구릉에 위치했던 7105가구 3만8668명의 사람들이 조상 대대로 삶의 역사를 이어왔던 터전을 잃게 됐다는 것이다. 남한강의 아름다운 자연과 벗하며 살아온 주민들은 한순간에 그들의 보금자리를 잃었고, 이주민이 됐다. 여행 1일차에서 보았던 다재다능한 충주댐의 실용성을 생각하면 건설이 필수불가결하지 않았나 생각이 들었지만, 수도권 사람들의 편의를 위해 수만 명의 거주민들이 희생됐다는 이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그들은 국가를 위해 떠났지만, 그들에겐 어떤 것이 남았을까. 그저 아름답게만 느껴지던 청풍호였지만, 그 수면 아래 마을이 잠겨있다는 사실을 알고 난 후 돌아가는 발걸음이 무거워졌다.
 
영월과 태양광발전, 현장의 목소리를 듣다

에너지내일로 단원들은 다시 영월로 향했다. 영월은 국내 최대 발전 규모인 40MW급 태양광 발전시설이 있기도 하며, 풍력발전과 소규모 태양광발전이 활발하게 실시되고 있는 지역이다. 육상태양광 발전의 최전선에서 주민들과 발전사업자들의 입장을 들어보고 싶었다.

단원들은 허기를 채울 겸 태양광 발전 시설에 대한 지역 주민들의 목소리를 듣고자 서부시장으로 향했다. 시장에서의 목소리는 다양했다. 국내 최대 규모의 위상과 재생에너지를 강조하는 영월군의 안내가 무색하게 일부 지역주민들은 무관심했다. 그러나 한 상인은 지금의 폭염과 기후변화를 우려하며 시민의 입장에서 조금이라도 기여하기 위해 가내에 태양광 발전시설을 설치했다고 말하기도 했으며, 기후변화에 대한 시민들의 적극적인 대응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후 단원들은 대규모 태양광 발전시설을 찾아갔다. 영월군의 33만평 부지에 조성된 태양광 발전소는 국내 최대 발전 규모인 40MW 전력을 생산한다. 이는 약 1만3000여 가구에 공급할 수 있는 양으로, 영월 군민이 다 쓰고도 30%가 남는다. 발전소 하단에는 산마늘을 재배해 세계 최초 영농 복합발전소이기도 하다. 

최대한 가까운 거리에서 볼 수 있었던 청풍호 수상태양광

대형 태양광발전소로의 방문은 사전의 여러 시도에도 불구하고 관계자와 연락이 닿지 않았다. 에너지내일로 단원들은 멀리서라도 태양광발전시설의 규모와 경관을 살펴보고자 부지 근처를 방문했다. 운이 좋게도 발전소 근처에서 발전소 관계자를 만날 수 있었고, 부실한 시공에 따른 폭우피해와 에너지전환의 과도기에서 여러 매체에 의한 비판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는 전국의 발전사업자들의 입장을 들을 수 있었다.   

영월에서의 여정은 계획에서 방문까지 크고 작은 변수가 발생해 직접 시설견학을 하지 못했음에도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들을 수 있었던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단원들은 이후 현 태양광 발전사업 체계의 개선점과 정부의 제도적 개선점에 대해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고, 별마로 천문대의 별빛을 보며 2일차의 여정을 마무리했다.

<글 / 기후변화 청년모임 BighWave 김영진, 김민정, 류상재, 사진 및 자료제공=빅웨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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