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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규정 무시한 마구잡이식 ‘땅’ 넓히기환경기초시설 건설 줄고 토지 매입 증가, 수질개선 효과 의문
공제조합·환경공단, 엉터리 분담금으로 재활용 여건 악화

[환경일보] 감사원 감사 결과 환경부가 상수원 보호를 위해 토지를 매입하는 과정에서 하수처리구역 내 토지를 무분별하게 구입하고, 지자체는 토지를 판매하기 위해 하수처리구역이 아니라고 허위 보고하는 등 한강수계의 토지매입이 무분별하게 진행된 것으로 드러났다.

토지소유자가 팔겠다고 신청한 양평군 소재 19필지(3민3147㎡)에 대해 양평군은 매수가 제한된 하수처리구역 내 위치한 토지라고 한강수계관리위원회에 회신했다.

그러나 한강수계관리위원회 사무국은 해당 토지를 토지매수심위원회에 매수 대상으로 상정해 한강수계기금 107억원을 들여 부당하게 매수했다.

양평군이 하수처리구역 내 토지임을 알면서도 고의로 속여 판매한 사례도 있다. 양평군은 하수도정비기본계획 전자도면에 하수처리구역으로 지정된 49필지(2만5578㎡)에 대해 환경부장관의 변경승인 없이 임의로 '하수처리구역 외'로 전자도면을 수정했다.

그리고 43필지를 한강유역환경청에 하수처리구역이 아니라고 보고해 매수가 제한된 27필(1만1719㎡)를 판매했으며, 이 과정에서 한강수계기금 79억원이 부당하게 투입됐다.

상수원 보호를 위한 환경기초시설 비용은 갈수록 줄고, 토지매입 비용은 증가하고 있다. 게다가 토지매입 과정에서 규정을 어겨 환경부가 마구잡이로 땅 넓히는데만 혈안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중복투자로 예산 수십억 낭비

환경부의 마구잡이식 토지 매입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2년에도 한강유역환경청은 하수처리구역 내 건물 6개 동을 21억원을 들여 사들였고, 이 과정에서 반드시 거쳐야 하는 실무위원회 심의조차 생략한 사실이 감사원에 적발됐다.

또한 2011년 영산강유역청은 상수원 보호를 위해 개발이 제한되는 상류구역 토지를 매입하는 과정에서 중복투자로 수십억원의 예산을 낭비했다.

이 같은 무분별한 토지매입은 수계기금을 실적 채우기 용도로 사용하기 때문에 발생했다는 지적이다.

수계기금은 상수원 보호를 위해 사용해야 하는데, 수질 개선을 위한 환경기초시설이 포화상태에 달하면서 환경부가 수계기금을 덜 걷는 것이 아니라 토지매입을 늘려 “혈세로 배를 불리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실제로 1999~2009년 사이 조성된 한강수계관리기금 3조4823억원 가운데 토지매수 및 수변구역관리에 사용된 금액은 2000년 4.15%에서 2009년에는 28.04%로 7배 증가한 반면, 주민지원사업 비율은 2000년 36.5%에서 2009년 절반도 안 되는 15.99%로 줄었다.

이 같은 추세는 최근까지 계속돼 2011년 환경기초시설 설치비는 1182억원이었지만 2016년에는 600억원으로 절반 가까이 감소(49%)한 반면, 운영비는 780억원(2011)에서 1205억원(2016)으로 55% 증가했다.

토지매수를 통해 뚜렷한 수질개선 효과를 얻는 것도 아니다. 비점오염원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 지금까지 1조원이 넘는 막대한 돈이 투입됐지만 사업효과가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특히 매수된 토지가 연결되지 않아 수변구역 형성을 위한 연담효과가 없고 매수한 토지를 녹지로 유지하기 위한 관리비용만 연간 100억원이 투입돼 비효율적이다.

게다가 매입한 토지 대부분이 임야나 전답, 대지였고 실제로 수질오염에 큰 영향을 미치는 공장, 축사, 숙박·음식점 등은 10%에도 미치지 않아 수질개선 효과가 크지 않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수계기금 사용을 둘러싸고 상하류 지자체와 환경부의 갈등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41개 정수장 불능 상태 만들어

환경부가 추가소독능 인정제도 규정을 마련하지 않아 수돗물 신뢰도를 떨어뜨린 경우도 있었다.

추가소독능인정 제도는 정수장의 시설규모가 작아 소독능 값이 낮기 때문에 정수처리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할 경우, 정수장 유출지점 이외 공정에서 소독을 실시하고 소독능을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하는 제도로, 미국 환경청(EPA)에서도 인정하고 있다.

환경부는 수도법에 ‘추가 소독능 인정제도’ 근거를 마련하면서 2012년 9월 ‘추가소독능 인정 제도’를 규정한 정수처리기준 등에 관한 규정을 폐지하고 근거규정을 마련하지 않았다.

또한 2013년 12월 수도법에 ‘추가소독능 인정 제도’를 환경부령으로 정할 수 있도록 개정하고서도 2018년 4월 현재까지 환경부령을 마련하지 않았다.

수도법 제28조 단서에 ‘지하수를 상수원으로 사용하는 경우 안전하다는 환경부 장관의 인증을 받은 경우’를 ‘환경부령으로 정하는 인증을 받은 경우’로 개정했지만, 정작 위임된 환경부령인 수도법시행규칙에는 ‘추가소독능 인정제도’를 규정하지 않은 것이다.

이에 따라 기존 추가소독능 인증 정수장 66개소 중 41개소가 정수처리기준을 충족하지 못했고 추가소득능 인증 점검도 중단되면서 수돗물을 믿지 못하는 사태를 초래했다.

이에 대해 환경부는 감사결과를 받아들이면서 “앞으로 추가소독능이 인정될 수 있도록 환경부령을 개정해 정수처리기준을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분리수거 귀찮다는 공제조합

불합리한 재활용부담금 부과 사례도 적발됐다. 분리가 곤란하다는 이유로 일체형과 분리형 뚜껑테를 분리하지 않아 재활용 부담금이 덜 걷힌 것이다.

뚜껑테가 분리(분리형)되는 유리병은 일체형에 비해 재활용부과금을 2배 부과하고 있다.

유리병의 경우 뚜껑테가 뚜껑과 분리되는 형태로 제조하면 뚜껑테가 유리병에 남게 돼 파쇄·선별 등 별도의 분리 공정을 거쳐야 하며, 금속캔의 경우 뚜껑이 분리되는 형태로 제조하면 뚜껑의 재활용률이 낮아진다.

이에 따라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해 유리병은 ㎏당 34원, 철캔은 ㎏당 87원, 알루미늄캔은 ㎏당 151원의 각 2배를 부과해야 한다.

유리병 및 금속캔 포장재 종류 <자료출처=환경부,감사원>

그러나 감사원 확인 결과 포장재 재활용의무생산자들의 재활용 의무를 대행하는 공제조합은 재활용 현장에서 유리병, 금속캔을 일체형과 분리형으로 구분·수거하는 것이 곤란하다는 이유로 이를 구분하지 않은 재활용 실적을 한국환경공단에 제출했다.

또한 한국환경공단은 분리형의 재활용 목표를 모두 달성했고, 부족분은 모두 일체형에서 발생한 것으로 재활용부과금을 부과·징수했으며 환경부는 이를 방치했다.

이에 감사원이 한국환경공단과 공제조합에 자료를 요청해 확인한 결과 2014~2016년 재활용부과금이 3억9200만원 적게 부과된 것이 확인됐다.

2003년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 도입 당시 분리형 유리병·철캔 출고율은 0%대로 거의 없었다.

그러나 엉터리 재활용부담금 부과 결과 이후 꾸준히 늘어 2015년 말 현재 각각 13.5%와 11.6%로 증가했다. 재활용공제조합과 한국환경공단이 재활용을 가로막는 걸림돌이 된 것이다.

징계시효 지나 처벌도 못 해

감사원은 감사결과 나타난 문제점에 대해 환경부장관에게 하수처리구역 내 토지를 매수 대상으로 토지매수심의위원회에 상정한 관련자 2명에 대해 징계시효가 지났기 때문에 인사자료로 활용하도록 통보했다.

양평군수에게는 하수도정비기본계획 변경절차 없이 임의로 하수처리구역 전자도면을 변경하고 한강유역환경청에 하수처리구역 내는 토지를 구역 밖에 있는 토지로 회신한 관련자 3명을 징계요구 하는 한편 수사를 요청했으며 변경한 도면을 원상복구 하도록 시정요구했다.

또한 추가소독능 인정 근거를 환경부령으로 정하고, 앞으로 법령 개정업무를 소홀히 하는 일이 없도록 환경부장관에게 주의를 요구했다.

아울러 일체형과 분리형으로 재활용실적의 구분이 어려운 제품은 일체형과 분리형 출고비율에 비례해 부과금을 부과하는 등 관련 제도의 실효성을 확보하는 방안을 마련하도록 했다.

김경태 기자  mindaddy@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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