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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천만 흑산 공항, 밀어붙이기식 추진최소 활주로 길이 1165m에도 못 미쳐, 대형사고 우려
이상돈 의원 “국토부가 사실 왜곡하며 공항건설 강행”

[환경일보] 지난 정부에서 추진하다 무리한 사업이라는 지적을 받고 접었던 흑산 공항이 이번 정부에서도 다시 추진되고 있지만 생태파괴는 물론, 안전성에도 심각한 위험이 있다는 지적이다.

교통수단으로서 공항은 무엇보다 안전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흑산 공항에 취항 항공기로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는 ATR 42(50인승) 항공기가 짧은 활주로에서 안전하게 운항이 가능한지에 대한 치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국토교통부가 2018년 2월 제출한 다도해해상국립공원계획(변경)요청서에 따르면 당초 계획한 공항부지에서 활주로 방향을 반시계 방향으로 4.6° 회전하면서 당초 1200m였던 활주로가 1160m로 40m 축소했다.

국립공원 훼손 논란이 붉어지자 훼손 면적을 최소화하겠다는 것인데, 이는 활주로 축소에 따른 안전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반쪽짜리 보완 계획이라는 지적이다.

활주로 이탈하면 바다로 추락

다른 소형 공항과 달리 흑산도는 섬이기 때문에 활주로 이탈 시 바다로 추락할 위험이 높다. <자료출처=국토교통부>

국토부는 흑산도의 제한된 활주거리 및 경제성을 고려해 50인승 규모의 항공기가 취항하기 적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이상돈 의원이 국토부가 검토한 2개의 취항가능 항공기(ATR 42-500, Q300) 중 ATR 42 기종을 검토한 결과 안전성에 문제가 드러났다.

최적 항공기로 선정된 ATR 42 기종의 경우, 최대이륙무게(MTOW)에서 필요한 활주로 길이는 1165m. 2015년 6월 국토부 계획에는 활주로 길이가 1165m였으나 올해 2월 제출한 변경요청서에는 1160m였다.

이는 항공기 제작사의 공식 자료에 나타난 기본 정보와도 맞지 않을 뿐더러, 이륙거리가 1050m, 착륙거리가 1080m로 서술하고 있는데, 착륙거리가 이륙거리보다 더 길게 기재돼 산출결과가 정확하지 않음을 보여준다.

ATR 42 이착륙에 필요한 활주로가 확보된다고 할지라도 이는 최적의 기상조건과 적정이륙무게, 조종사의 오차 없는 비행을 가정한 경우이다.

만석으로 운항하거나 수화물의 총중량이 증가하는 경우, 폭염 기상 또는 활주로 노면이 젖은 상태일 경우 이륙에 필요한 활주로의 길이는 이보다 더 길어진다.

또한 조종사의 비행능력도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안전한 이착륙을 위해선 활주로 길이가 1165m보다 길어야 한다.

비행기가 활주로를 이탈한 사고는 종종 볼 수 있다. 지난 2015년 3월 캐나다 핼리팩스에서 악천후로 여객기가 활주로를 이탈한 사고가 있었고, 2018년 5월 인도 뭄바이에서는 활주로를 이탈한 항공기가 주변 나무와 충돌했으며, 같은 해 6월에는 필리핀 부수앙가 공항에서 활주로 이탈 사고가 있었다.

이 같은 사례는 활주로 주변이 평지여서 인명피해가 크지 않았지만, 흑산도의 경우 여유 활주로가 전혀 없어 이러한 ‘오버런’ 사고에 취약하다. 활주로를 이탈할 경우 바다로 추락할 위험이 높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국토부는 활주로 남측 지형에 분포한 지질이상대와 고파랑 영향 및 급한 지형을 보존시키는 방향으로 조정해 장기적으로 공항부지 안정성을 제고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활주로 길이가 다만 얼마라도 짧아지면 안전성은 더 취약해진다.

항공기 제작사 매뉴얼에 나타난 ATR 42-500 기종의 사양, 최대이륙무게(MTOW)에서의 이륙거리가 1165m 임을 명시하고 있다. <자료출처=이상돈의원실, The ATR family booklet. 2014.9.>

시계비행에 의존한 위험상황

흑산 공항 건설을 위한 장애구릉절취구역 면적도 당초의 27만7668㎡에서 16만6600㎡로 축소됐다. 장애물제한표면의 설정기준은 비행방식에 따라 비행장에 설정해야 하는 장애물제한표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 매뉴얼에 따르면 흑산 공항의 전이표면(착륙대의 측변 및 진입표면 측변의 일부에서 수평표면에 연결되는 외측 상방으로 경사도를 갖는 복합된 표면)의 경사도는 아래쪽 가장자리에서 외측 상방으로 1/7이 돼야 한다.

흑산 공항의 경우 공항입지로 거론되는 구역의 가장 큰 장애물은 대봉산이다. 매뉴얼 상의 장애물 기준을 맞추기 위해서는 대봉산을 많이 깎아야 한다.

당초 계획에서 활주로를 4.6° 회전시키고 절취면적을 감소해 수정했지만 이조차도 1/7이라는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국토부는 시계비행으로 장애물 회피를 할 수 있다고 보지만, 안개와 바람 등으로 인한 충돌 위험은 여전하다. 이상돈 의원은 “무엇보다 국토부가 스스로 제시한 가이드라인을 준수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공항 주변의 장애물절취면적이 감소하면 시계비행을 통해 장애물을 회피해서 운항해야 한다. 그러나 흑산도 지역의 특수한 기상상황(악천후, 강풍, 안개 등)과 조종사의 비행능력 차이 등 통제할 수 없는 요인들이 여전히 남아있다.

국토부 자체 검토보고서 내 비행시뮬레이션 검증 과정에서도 항공기 조종사 관점에서 안전성에 대한 정성적 평가가 필요함을 언급하고 있다.

시계비행의 위험요인을 해소하려면 계기비행을 병행해야 하는데, 흑산도 공항의 경우에는 계기착륙 장비를 설치하려면 추가로 바다를 매립해야 하는 등 경제성 이유를 들어서 시계비행에 의존하도록 결론을 내렸다. 50인승 항공기 운항을 시계비행에 맡기는 것은 결코 정상적이지 않다는 지적이다.

국토교통부 흑산공항 건설 기본계획 수립 및 타당성평가 종합보고서(2015.6., p.6-74) <자료제공=이상돈의원실>

“믿기 힘든 시뮬레이션 결과”

타당성평가 종합보고서에서 항공기 운항에 대한 내용은 다루지 않고 있다. 흑산 공항 노선에 취항할 항공사가 있는지 등 항공사의 인적·물적 인프라 등은 밝혀진 바가 없다. 사업이 시행될 경우에도 메이저 항공사가 아닌, 경험이 부족한 작은 규모의 마이너 항공사가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

우리나라는 소형항공기의 운항과 섬 지역 공항의 운영에 대한 노하우가 없다. 조사 시점에서 비교대상도 모두 해외 사례이며, 이 또한 대부분 평지에 건설된 소형 공항이다.

그에 비해 흑산도는 섬이자 산이다. 입지 조건이 열악한 상황에서 공항 건설이 무리하게 추진된다면 대형사고 우려가 매우 높다.

이상돈 의원은 “항공기 안전성에 관한 시뮬레이션 결과도 신뢰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시뮬레이션에 소모되는 비용의 규모뿐만 아니라, 섬 지역에 건설되는 활주로에서 처음으로 시계비행 기종 허가 상황임을 고려할 때 필수적으로 검토돼야 할 RTO(Rejected Takeoff, 엔진결함이나 관제사 실수 등에 의한 이륙중단 현상) 등을 포함한 정확한 시뮬레이션이 없었을 가능성이 있다. 필요한 제반 사항과 조건에 대해 시뮬레이션을 거쳤다면 국토부가 지출한 비용의 몇 배 이상의 금액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지난 7월25일 국립공원위원회는 흑산 공항 건설 여부 결정을 연기했다. 국립공원 보존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안전성도 중요하다. 국토부는 2016년 9월, 흑산 공항 활주로의 짧은 길이를 지적하는 언론 보도에 대해 안전성 문제는 없다고 해명을 한 바 있다.

그러면서 활주로 1200미터 길이의 해외 공항 6곳을 소개했는데, 그중 3개 공항은 이후에 활주로를 연장했거나 확장한 바 있다. 이 의원은 “국토부가 사실을 왜곡하면서 공항 건설을 밀어붙이고 있는 셈”이라고 비판했다.

김경태 기자  mindaddy@hkbs.co.kr

<저작권자 © 환경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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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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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arksky 2018-09-07 23:11:35

    경제적인 논리로만으로는 섬에서 그리고 국토끝을 지키는 국민에게 제시하는 지표는 설득력이 없어보입니다. 이 글은 반대를 위해 쓰여지듯... 짧다구요? 그럼 늘리면 반대안하실건가요? 늘릴수있지만 개발을 최소화하기위한건데.. 그러면 반대않고 찬성할껀가요? 명색이 환경일보인데 전문분야로 기사를 쓰셔야 설득력있고 저도 공감하고 제 의견을 드릴텐데 아쉽군요..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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