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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용지물 환경영향평가 개선 시급”각종 개발사업 시 형식적인 절차에 불과
주민‧자연환경 고려 등 실효성 제고해야
‘개발사업의 사회영향 모니터링,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한 포럼이 지난 30일 개최됐다. <사진=강재원 기자>

[환경일보] 강재원 기자 = 환경영향평가제도란 도시개발사업, 도로건설사업 등 환경영향평가 대상사업 시행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미리 조사·예측·평가해, 해로운 환경영향을 피하거나 줄일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는 것을 말한다.

각종 개발사업으로 인한 환경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만들어진 법적 장치인 것이다. 그러나 이 제도가 개발을 위한 면죄부 역할을 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또한 개발사업 해당지역 주민들이 받는 사회적 영향은 거의 파악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환경영향평가제도가 지닌 한계와 개선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가 마련됐다. 시민환경연구소가 주관하고 국토환경연구원‧기후변화행동연구소‧녹색전환연구소‧대안에너지기술연구소‧한반도발전연구원‧환경정의연구소가 공동주최한 ‘개발사업의 사회영향 모니터링, 어떻게 할 것인가?' 포럼이 지난 30일,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렸다.

환경영향평가, 사회환경도 고려해야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조공장 사회환경연구부장 <사진=강재원 기자>

먼저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조공장 사회환경연구부장이 ‘환경영향평가의 한계 및 사회영향평가 도입방안’을 주제발표했다.

조 부장은 사회영향평가가 제대로 운영되지 않고 있음을 지적하며 “환경정책기본법에서 환경의 범위를 자연환경과 생활환경에 국한시켜, 사회환경은 업무 범위가 아니라고 보는 시각이 있다”고 진단했다.

또한 “사업자와 승인기관이 사업 영향을 해결하려고 노력하지 않고, 환경영향평가를 형식적인 통과절차로 인식한다”며 “현재 환경영향평가가 전문가와 행정중심으로만 운영 돼 다양한 이해관계자 참여와 대화를 위한 노력 역시 부족한 실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실제 주요 사업유형별 사회영향 특성을 설명했는데, 서울시 뉴타운 도시개발사업은 ▷원주민의 낮은 재정착률 ▷이주대책 부실 ▷영업보상 미흡 ▷정보불평등과 같은 특성을 보였다. 신울진 원자력발전소 에너지개발사업은 ▷온배수의 수산업 영향 ▷지원범위 제한 ▷안전성 위험 등이 문제가 됐다.

조 부장은 “환경권은 인간 삶의 질 향상을 위한 권리로서 사회권의 일부로 해석되고 있다. 호주 퀸즐랜드주는 환경영향평가 일환으로 사회영향평가를 실시하고 있다”며 “이해관계자 참여와 실효성 확보를 위해 사업자가 사회영향관리계획을 수립한다. 여기에는 이해관계자 분쟁 해결방법을 포함한다”고 설명했다.

사회영향평가는 ▷스코핑 ▷프로파일링 ▷예측 ▷평가 ▷저감 ▷모니터링 단계로 구성된다. 각 단계마다 ▷이해관계자 분석과 쟁점 도출 ▷예측‧평가를 위한 현황 자료 조사 ▷평가 항목에 대한 사회영향 예측 ▷예측한 영향 특성과 심각성 평가 ▷부정적 영향에 대한 저감방안 마련 ▷영향 및 저감방안 관리시스템 구축을 진행한다.

조 부장은 “사회영향을 실질적으로 저감하기 위해 이해관계자 참여가 중심이 된 관리계획을 수립해야 한다”며 “보상제도 역시 법적 기준에 한정하지 않고, 이해관계자 논의를 거쳐 공동체와 개인이 수용할 수 있는 수준에서 결정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지역주민 의견 반영 필요

팔당생명살림 유기농생산자조합 서규섭 회원 <사진=강재원 기자>

팔당생명살림 유기농생산자조합 서규섭 회원은 2009년 4대강 토목건설 사업 진행과정에서 직접 겪었던 경험을 토대로 환경영향평가의 개선방안을 제안했다.

서 회원은 “경기도 양평 두물머리 일대가 ‘한강 살리기 사업 제1공구’가 되면서 지역주민 특히, 수십 년 동안 유기농업을 해온 농민들과 갈등이 시작됐다”며 “당시 국토부는 사업설명회, 환경영향평가 설명회 등을 강행하며 지역주민들의 의견을 무시했다”고 전했다.

그는 “설명회가 끝나기만 하면 국토부는 다음 단계 사업을 진행했다. 설명회가 요식행위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 그때부터 정부와 농민들 간 갈등이 본격적으로 시작됐고, 이 갈등은 3년 4개월동안 지속됐다”고 밝혔다.

서 회원은 환경영향평가를 개선하기 위해 ▷해당 지역 주민들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영향평가도 적극 검토할 것 ▷개발 지역에서 실시하는 사전 환경영향평가에서 농민에 대한 관점을 재고할 것을 제시했다.

그는 “4대강 사업 이후 두물머리 일대 유기농은 상당히 축소됐다. 이주 농민들이 생겨나면서 농민 조합활동이 위축됐고, 폐업위기를 맞고 있다”며 “당시 정부는 유기농업이 발암물질을 유발한다고 공격했는데, 농민들은 두물머리 농사법은 비료나 농약을 사용하는 게 아니라 생태 환경에 이롭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지역 역사와 현실에서 농업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 농업 활동이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등이 깊이 고려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개발주의 속 욕망도 들여다봐야

녹색전환연구소 이상헌 소장 <사진=강재원 기자>

녹색전환연구소 이상헌 소장은 “개발사업의 환경적 영향에 대해서는 미흡하나마 환경영향평가 등 객관적 규제 장치가 존재하지만, 환경평가 내에 사회경제적 영향 평가는 부족한 게 현실”이라고 진단했다.

이 소장은 “사회환경영향 평가에서 객관적인 지표 등을 확인하는 방법뿐 아니라 개발주의에 오랫동안 기들여온 우리의 욕망을 드러낼 수 있는 분석 방법도 고민해야 한다”면서도 “욕망에 대한 고찰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고 해서 지역 주민들이 문제제기하는 것을 다 님비주의로 몰아가려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이 소장은 “한국은 개발주의사고에서 자유롭지 않은 정치지형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정확한 욕망과 이해관계를 파악하는 것이 사회환경영향 평가기법을 고도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재원 기자  Re1@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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