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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벨트 해제로 집값 잡기는 어불성설”부동산시장 안정은커녕 집값 상승만 부추겨, 실패한 정책
수도권 녹지면적 인구 100만명당 4.6㎡… OECD 최하위

[환경일보] 최근 국토부가 서울시 집값을 잡겠다며 수도권 그린벨트의 일부 해제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주요 환경단체들로 구성된 한국환경회의가 정부의 그린벨트 해제 정책 철회를 요구하는 긴급기자회견을 10일 열었다.

환경단체들은 “수도권 그린벨트는 수도권 시민의 허파이자, 도시의 생명벨트이며 과도한 도시화, 열섬, 기후온난화에 맞서는 첨병”이라며 “얼마 남지 않은 그린벨트마저 해제한다면 수도권 시민의 생명권 자체를 위협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환경단체들은 “그린벨트를 풀어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발상은 과거 정부에서도 충분히 실패를 경험했다”고 주장했다. <사진제공=한국환경회의>

국토부, 그린벨트 해제 검토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수요 관리에서 공급확대로 선회하고 있다. 국토부는 지난 7월 신규 택지 30곳 개발 발표에 이어 8월27일, 일반공급용 택지 14곳을 추가로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24만2000채의 주택 공급계획이다.

이 같은 계획의 중심에는 그린벨트가 있다. 수도권 주택가격 안정화를 명목으로 그린벨트 해제까지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수도권의 고질적인 주택문제는 그린벨트를 풀어서라도 공급을 확대하는 것으로 해결될 수 없다는 게 환경단체들의 주장이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서울의 인구밀도는 뉴욕보다 2.3배, 런던의 3배, 도쿄의 2.5배, 베를린의 3.9배 등 해외 메가시티의 2~4배에 이른다. 주택보급률도 96.3%다.

서울연구원의 2018년 자료에 따르면 서울의 자가 보유율은 43%다. 결국 57%에 해당하는 215만 가구가 서울에 소재한 주택의 잠재 수요자다. 여기에 이미 집이 있지만 추가 투자를 원하는 수요자, 서울을 제외한 수도권 거주 수요자까지 합하면 막대한 양이다.

그린벨트 해제를 통한 집값 잡기는 이미 실패한 사례가 있다. 노무현 정부의 국민임대주택을 위한 그린벨트 해제 때도 수도권 땅값이 요동쳤다.

이명박 정부 때 그린벨트를 풀어 만든 보금자리주택 지구의 세곡동 아파트는 서민주거와는 거리가 먼 초고가 아파트가 돼버렸다. 작년에 그린벨트에서 해제된 성남시 금토동 땅값도 3배나 뛰었다.

게다가 그린벨트 해제, 택지선정, 준공, 입주 등 수년 이상 길게는 10년 가까이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당장 집값을 잡기에는 역부족이다.

선진국의 1인당 공원 면적은 20~30㎡ 수준인데 비해, 우리나라는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7.6㎡에 불과하다.

선진국 절반도 안 되는 녹지면적

한편 해를 거듭할수록 폭염, 한파 등 기후변화의 징후와 여파들은 우리 실생활을 위협하고 있으며 올여름 폭염도 예외가 아니다.

지난해 서울대 보건대학원은 녹지공간이 적은 곳에 사는 사람은 폭염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18% 증가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투수층이 줄면서 도심 홍수문제가 발생했다는 것도 주목할 만한 사실이다.

미세먼지 해결을 위해 녹지를 늘려야 한다는 것 역시 모든 전문가가 내놓는 공통의 의견이다. 생물다양성협약, UN의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등에서도 도시의 녹지비율과 도시공원의 중요성은 지구 전체의 과제로 다뤄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전체 인구 중 92%가 국토 면적의 16.6%에 해당하는 도시에 살고 있다. 더구나 수도권에만 전체 인구의 절반이 거주하고 있다.

그만큼 도시 내 녹지와 공원이 그 어느 나라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OECD 통계(2014년)를 보면 수도권의 녹지면적은 인구 100만명 당 4.6㎡로 최하위권이다.

도시공원과 자연공원을 모두 합한 공원 면적도 국민 1인당 7.6㎡로 WHO 기준인 9㎡에 미치지 못한다. 이에 비해 선진국의 1인당 공원 면적은 20~30㎡ 수준이고, 주요 도시 평균은 14㎡ 정도다.

한국환경회의는 “주택문제는 우리가 시급히 해결해야 할 당면과제이며 누구도 이견을 달지 않는다”면서 “공급 일변도 그것도 그린벨트를 풀어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발상은 과거 정부에서도 충분히 실패를 경험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수도권 그린벨트는 그나마 수도권 녹지의 마지노선이며 목적이 분명한 녹지”라며 “지금 필요한 것은 다른 목적을 염두에 두고 그린벨트를 해제하는 것이 아니라 그린벨트로써 제대로 기능하고 있는지 점검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경태 기자  mindaddy@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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