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만 30억…보여주기 식 행사 안 돼

메인무대 중앙에 직지페스티벌 홍보와 무관하게 폐목재 등 쓰레기를 활용해 만든 나무 형상 조형물이 어색하게(연출의도를 알 수 없음) 서 있다.

[청주=환경일보] 신동렬 기자 = 2018청주직지코리아국제페스티벌 행사가 목전에 임박한 지난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26일 오전 행사 준비 상황을 취재하기 위해 직지페스티벌 조직위원회를 방문했다.

연휴 마지막 날임에도 불구하고 조직위원회 일부 직원들이 나와 마지막 행사 준비를 위해 연휴도 반납한 체 열심히 행사 준비를 하고 있었다.

조직위원회 김천식 사무총장을 만나 행사 전반에 관한 내용을 들어보려고 오전 10시 40분 쯤 조직위를 방문했으나 자리에 없어 오후 1시10분쯤에 다시 들렀으나 역시 만날 수 없어 전화 통화를 했더니 김 총장은 “오전 9시에 출근해 11시에 일 때문에 외근을 나갔다”고 했다.

행사에 관한 개요를 기획팀장에게 간략하게 듣고 행사 보도자료(Press kit)를 전해 받아 행사장 메인무대와 그 주변을 둘러보기 위해 현장으로 갔다.

메인 무대 현장에는 행사대행사인 KBS미디어아트 직원들로 보이는 작업자들이 일을 하고 있었다. 행사 메인 무대 중앙에 자리 잡은 조형물을 보고 조금 의아했다.

행사의 주제는 직지에 관한 것인데 폐목재와 쓰레기를 활용해 만든 나무 모형 조형물이 생뚱맞게 서 있었다. 무엇을 상징하는 조형물인지 선뜻 알 수 없었다.

조형물만 봐서는 폐자원 재활용 행사장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들었고 직지를 알리는 행사의 내용과는 사뭇 동 떨어진 느낌을 받았다.

페스티벌의 주제가 ‘직지숲으로의 산책’이라더니 아마 숲을 상징하는 것 일거라 유추해봤지만 그래도 이건 아닌데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지난 날 새로 부임한 한범덕 청주시장(청주직지코리아 조직위원장)이 공약사항 확정 발표 당시 기자들 앞에서 본인은 밋밋한 성향의 시장이라 정책이 밋밋한 점을 이해해 달라고 하더니 국제 행사 또한 밋밋하게 치르려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행사장을 둘러보니 40만 명의 국내·외 관람객을 유치하겠다고 만든 행사장 치고는 너무 행사 공간이 협소하지 않을까하는 우려가 먼저 됐다. 한 눈에 봐도 주차 공간 확보와 화장실 등 편의시설이 너무도 열악한 듯 보였다.

지난 2016년 행사 때보다 20억 원의 예산을 더 들여 행사 기간도 8일에서 21일로 대폭 늘려 다채로운 행사를 진행하겠다는 주최 측의 포부는 좋다.

하지만 막대한 예산의 증액과 기간의 연장으로 인한 행정력 동원에도 불구하고 지난 행사 대비 10만 명 정도(외국인은 5천 명)의 관람객을 추가 예상한다는 부분은 쉽사리 이해되지 않는다.

예산과 행사 기간을 늘렸으면 적어도 1.5배 이상의 관람객이 늘어도 시원치 않은데 예산만 쓰고 실익이 없는 국제 행사라면 지역문화행사보다 나을 것이 없어 보인다. 보여주기 식 행사나 행정은 불필요한 예산 낭비만 초래할 것이 너무도 자명한 일이기 때문이다.

국제행사의 개최를 막자는 의미는 아니다. 실효성 있는 행사를 진행해 적어도 적자 폭을 줄이는 노력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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