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수처리 문제없다” VS “깨끗하면 공장에서 재이용 하라”
환경영향평가 없이 수질보전지역 공장 설립부터 특혜

[환경일보] SK하이닉스가 한강 최상류에 있는 이천공장의 증설을 추진하면서 수도권 2000만 국민의 식수원인 한강의 수질오염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송옥주 의원이 환경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생산시설을 늘리기 위해 한강 최상류에 입지한 이천공장의 증설 계획서를 올해 1월 환경부에 제출했다.

경기도 이천시 부월읍에 소재한 SK하이닉스 부지는 공장 신설 및 증설을 허용하지 않는 특별대책지역에 해당한다.

환경부의 ‘팔당·대청호 상수원 수질보전 특별대책지역 지정 및 특별종합대책’은 상수원의 수질 보호를 위해 특별대책지역을 지정하고. 특정수질유해물질을 배출하는 폐수배출시설이 들어서는 것을 원칙적으로 허용하지 않는다.

SK하이닉스 이천공장은 SK하이닉스의 모체인 ㈜현대전자산업이 1983년 창립할 당시 약 23만㎡ 규모로 설립됐다. 환경영향평가를 반드시 받아야 하는 대형 시설이지만, 2008년 환경영향평가제도 도입 이전에 설립됐기 때문에 면제됐다.

현재 환경영향평가법은 15만㎡ 이상의 산업단지나 공장을 조성할 때 환경영향평가를 받도록 하고 있다. 

SK하이닉스가 환경영향평가를 생략한 채 계속 특별대책지역에서 공장을 가동하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특혜인 상황에서 공장 증설까지 허용하는 것은 지나친 특혜라는 비판이 나온다.

허용기준을 지키더라도, 배출된 물질이 수중에서 재합성되면 더 위험한 물질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환경법 허점 이용한 꼼수"

환경부 자료에 따르면, SK하이닉스 이천공장에서 현재 사용하고 있는 화학물질은 667종이며 이 중 수계 배출이 가능한 물질이 145종에 이른다.

검출돼서는 안 되는 특정수질유해물질 32종 이외에도 약 100여종의 물질이 수계로 배출돼도 별다른 제재가 없는 상황이다.

145종의 유해화학물질들이 한강 수계로 배출될 당시 배출허용기준을 만족하더라도, 수중에서 물질 간 재합성되면 더 위험한 물질이 될 수 있다. 따라서 대부분의 물질은 독성이 있기 때문에 물질 간 합성에 따른 통합독성 관리기준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SK하이닉스 측은 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이천공장에서 하루 20만톤의 폐수를 수돗물보다 안전하게 처리해 수계로 방류하고 있으며, 증설한 후에도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송 의원은 “SK하이닉스의 설명이 사실이라면 증설에 따른 폐수 전량을 SK하이닉스에서 재이용하는 게 문제없다는 의미이므로 무방류 시스템을 채택해야 타당하다”고 반박했다.

송 의원은 “낙동강 상류는 약 50년 전 설립된 석포제련소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고, 한강 상류는 SK하이닉스의 반도체 공장으로 수도권 식수원이 위협받고 있다. 수도권 전체 시민이 식수 원수로 이용하는 한강 상류에 유해물질을 배출하는 반도체 공장 등이 들어선 것이 근본적으로 문제”라고 비판했다.

또한 “국가 차원의 산업시설 부지 선정 과정에서 첫 단추를 잘못 끼운 것인데, 이를 알면서도 공장 증설을 방관하는 것은 환경부의 역할이 아니다. 환경법의 허점을 이용한 꼼수 공장 증설을 막고 국민들이 안전한 물을 마실 수 있는 환경을 지켜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그는 “SK하이닉스와 같은 반도체 업종, 석포제련소와 같은 금속제련 업종은 원칙적으로 다수의 화학물질 및 대량의 유해수질오염물질을 배출하므로, 수돗물의 원수를 취수하는 곳보다 하류인 지점으로 이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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