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세금으로 개발했지만 컨텐츠 부족으로 소비자 외면

[환경일보] 농림축산식품부 산하 공공기관 16곳에서 세금을 들여 출시한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3개 중 1개가 서비스 중단 상태인 것으로 드러났다.

자유한국당 이만희 의원이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3년 이후 16개 농림축산식품부 산하공공기관에서 출시한 스마트폰 앱은 총 109개로 518억원(개발‧출시‧홍보비 424억, 유지‧관리비 94억원)이 투입됐다.

이 가운데 현재 서비스가 중단된 앱은 전체의 3분의 1인 36개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중단된 어플리케이션 개발 및 운영에 그간 투입된 예산은 27억원에 달한다.

농림축산식품부 산하 공공기관들이 제작한 어플리케이션은 대중의 취향을 고려하지 않았거나,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는 등 진부한 구성으로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았다.

주요 기관의 스마트폰 앱 출시 및 중단 현황을 살펴보면,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과 한식인증원이 각각 8개의 앱을 개발했지만 중단된 앱이 6개에 달했고,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역시 개발한 8개 중 5개가 이용률 저조 등의 사유로 폐기됐다.

폐지사유를 살펴보면 ▷이용율 저조(13건) ▷부처별 홈페이지개편과정에서 기능이 통폐합(11건) ▷기존 출시 앱과 서비스 내용이 유사(10건) ▷관련 사업 종료(2건) 순이었다.

실패한 사례 가운데는 농촌진흥청의 스마트농업기술교육,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식품산업통계정보,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의 농식품 6차 산업 온라인서비스와 같이 시중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정보 및 서비스를 중복해서 제공함에 따라 차별화에 실패한 경우가 많았다.

또한 모바일로 벼 재배과정을 체험할 수 있는 어플인 국립식량과학원의 쌀 만들기, 칼로리 배틀‧칼슘 배틀 등 게임을 통해 영양정보를 습득하도록 한 국립농업과학원의 매일매일 건강게임 어플리케이션과 같이 대중의 취향과 기호를 고려하지 않아 외면받은 경우도 있었다.

아울러 산림청의 ‘내 주변의 식물찾기’의 경우 기존 민간기업 및 포탈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서비스와 기능이 유사해 폐기됐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국민의 세금으로 개발한 농업 관련 스마트폰 앱 상당수가 농민과 소비자의 외면을 받는 것으로 나타난 만큼 앱 개발의 필요성을 점검하고 개발 이후에도 국민의 편의를 위해 사후 운영에 더욱 힘쓸 필요가 있다”며 “기존 어플리케이션의 추후 통폐합 및 업그레이드 과정에서도 추가적인 예산 낭비나 불필요한 투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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