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의계약 통한 독과점 구조… 같은 업체임에도 가격 매년 달라
일본은 인건비 포함해도 5만원, 한국은 최대 25만원 '바가지'

[환경일보] 매년 소나무재선충병 방제를 위해 사용되는 항생제와 살포제는 2013년부터 수의계약을 통해 독점으로 납품되고 있다. 그럼에도 단가가 모두 달라 유착 의혹이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오영훈 의원이 산림청의 관련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예방나무주사용으로 사용되는 항생제 아바멕틴유제와 에마멕틴벤조에이트, 아바멕티분산성액제 모두 같은 업체에서 납품하고 있지만 단가가 매년 다르게 책정되고 있었다.

소나무재선충병 항공·지상 살포제 가격은 같은 업체가 납품함에도 2013년 단가 41만450원에서 2017년 28만6000원으로 변하는 등 들쑥날쑥이다. <소나무재선충병 항공 방제, 사진출처=진주시>

발암물질 논란 살포제 사용

항생제 아바멕틴유제의 경우 ▷2013년(17만4273원) 12개 업체 ▷2014년(14만140원) 13개 업체(기존+1) ▷2015년(11만6600원) 14개 업체(기존+1) ▷2016년(9만2186원) 14개 업체 ▷2017년(7만4818원) 17개 업체(기존+3)가 납품했고, 이 중 1~2개 업체 외에는 모두 2013년부터 같은 업체가 꾸준히 납품했지만 단가가 모두 달랐다.

소나무재선충병 항공·지상 살포제의 경우 유착 의혹이 더욱 짙다. 2013년부터 같은 업체가 수의계약을 통해 약제를 납품했지만 ▷2013년 단가 41만450원에서 ▷2017년 28만6000원이었다.

오 의원은 “산림청의 약제 단가 책정에 기준이 없는 것은 아닌지, 그러지 않고서는 들쑥날쑥한 단가를 보니 유착 의혹에 합리적인 의심이 가는 대목”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살포제 티아클로프리드는 미국환경청(EPA)과 EU에서 인체 발암 가능성이 높은 물질로 분류한 살충제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주요 살포제로 사용하고 있으며 단가는 해마다 천차만별이었다. 이 약제는 2013년부터 바이엘크롭사이언스(주)라는 업체가 작년까지 독점으로 납품하고 있다.

반면, 아세타미프리드 약제는 한국삼공(주)이 독점으로 납품하지만 2014년에 비해 단가는 오히려 4636원 떨어졌다.

일본 비해 지속시간 짧고 가격은 비싸

이에 대해 오영훈 의원은 “지난 7월24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업무보고 당시 티아클로프리드의 발암물질 위험에 대해 지적한 바가 있었는데, 당시 산림청은 ‘농진청에서 조사한 유해성 기준에 통과한 약제로 사용이 가능하다’는 답변을 했다”며 “위험성이 높고, 기준 없이 가격이 오르락내리락 하는 약제 사용을 고집할 것이 아니라 산림청이 약제구입 절차를 구체적이고, 면밀하게 세워 혈세가 낭비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참고로 일본의 경우 소나무재선충병 예방주사 항생제 비용은 인건비를 포함해 5000엔, 한화로 약 5만원 선이며 약효 지속기간은 7년이다.

오 의원은 “국내 항생제의 지속기간은 일본보다 짧은 6년이지만 단가는 많게는 5배에서 적게는 1.5배가 비싸다. 약제가 제대로 효과를 발휘하는지 또한 분명히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산림청은 국민권익위로부터 예방나무주사 약제 구매 방식에 대하 권고조치를 받고 2016년부터 기존 수의계약에서 공개입찰로 전환했지만, 항공·살포 약제는 여전히 수의계약으로 진행하고 있어, 특정 업체의 독과점 구조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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