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만한 예산집행, 이사회 사조직화, 채용비리 등 비위행위‧비리 온상

[환경일보] 최인영 기자 = 국토교통부 산하 기타공공기관인 대한건설기계안전관리원(이사장 정순귀)이 지난 17년간 방만한 예산집행, 채용비리, 이사회의 사조직화 등 각종 비리와 비위행위를 저질러 온 얼룩진 정황이 드러났다.

김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김철민 의원(더불어민주당, 안산상록을)은 이와 관련한 구체적 내용에 대해 공개했다.

 

김 의원은 관리원이 초기 이사장으로 우병우 전 정무수석의 장인 이상달 씨를 내정했고, 지난 2008년 이상달 씨가 사망한 후에는 이 씨의 측근 정순귀 현 이사장과 우 전 수석의 장모 김장자 씨를 비롯해 김 모씨(1929년생), 장 모씨(1935년생), 이 모씨(1941년생) 등 이 전 이사장의 측근들이 이사회를 장악했다고 밝혔다.

 

특히 정순귀 이사장과 4명의 비상임 이사들은 관리원 업무와 직접 연관된 건설기계 임대업체 등을 운영하고 있어, ‘직무 관련 영리행위를 금지’하는 ‘공직유관단체 임직원 행동강령’을 정면으로 위반하고 있었다.

 

관리원은 공직유관단체로 지정된 2015년부터 2017년까지 3년간 이들 이사진에게 정해진 회의수당 외에 1인당 80만원 상당의 순금카드, 공기청정기, 40만원 상당의 굴비세트 등을 명절선물로 지급해 해당 명목으로 지출된 돈만 3년간 총 3000만원에 달했다.

 

또한 2015년부터 2017년까지 단 7차례 개최한 이사회에 총 1100만원 가량의 비용도 지출한 사실이 밝혀졌다.

법인카드 사용내역을 보면 사적 용도 사용 및 금품제공 등 대한건설기계안전관리원의 방만한 예산집행을 증명한다. <자료제공=김철민 의원실>

김 의원실에서 관리원 법인카드 사용내역을 분석한 결과 지난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유관단체나 기업에 상품권 및 굴비세트 지급(각 900만원, 1120만원 상당) ▷금품제공(2000여만원) ▷정년퇴직 기념 순금 열쇠지급(1인당 110만원, 총 3명) 등을 해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정순귀 이사장 역시 같은 기간 법인카드로 ▷골프장 163만원 ▷제주도 여행비 454만원 ▷병원비 44만원 등 사적인 용도나 임직원과의 유흥 용도로 추정되는 곳에 3년간 총 4억4280만원을 지출했다.

대한건설기계안전관리원은 체력단련비 명목 등으로 3년 간 총 3억6740만원의 예산을 집행했다. <자료제공=김철민 의원실>

이뿐만 아니라 관리원은 매년 임직원에게 임금 이외 체력단련비 명목 등으로 임원 1인당 600만원, 정규직 직원 1인당 360만원 등 총 3억6740만원의 예산을 집행했다.

2017년에는 회사 창립 20주년을 이유로 전체 임직원(149명)이 제주도에 가서 1억원에 달하는 금액을 사용했다.

 

관리원의 비위행위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직원 채용 과정에서도 나타났다.

직원 채용에 대해 공개적으로 진행하지 않고, 임직원이 추천한 인원을 상시채용했다. 이들은 대부분 관리원 소속 임직원의 선배, 동료, 지인들이었다.

 

이 같은 사실은 지난 2017년 12월 실시된 ‘정부합동 공직유관단체 채용비리 특별점검’에서 적발돼 이사장과 채용업무 담당자가 징계처분을 받았고, 이후 관리원은 인사규정을 고쳐 ‘긴급한 인력수요 등을 사유로 하는 인사위원회 의결에 의해 공개채용 채용시험 이외의 방법으로 채용할 수 있다’는 조항을 신설했다.

 

한편 관리원은 지난 1997년 대한건설기계협회에서 출연한 재단법인으로 2015년 공직 유관단체로 지정됐으며, 2018년 초에는 기타 공공기관으로 지정돼 정부의 ‘공직유관단체 임직원 행동강령’, ‘공직자 행동강령 운영지침’ 등의 적용을 받고 있다.

 

김철민 의원은 “대한건설기계안전관리원은 한마디로 공공기관 비리 종합선물세트다”고 지적하며, “지난 20여 년간 특정 집단이 관리원을 사유화해 방만 경영과 각종 비위 행위를 저질러 왔다”고 꼬집었다.

 

이어 “국토부는 관리원 운영 전반에 대해 면밀히 점검해야 한다”며, “나아가 감사원 감사 등을 통해 비위행위를 명백히 밝혀 바로잡아야 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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