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구 없이 수입경로도 모호한 살충제 소독 이뤄지고 있어
이정미 의원, “검증 안된 유해화학 물질 사용 중단해야”

[환경일보] 심영범 기자 = 지난 7월 대한항공 여객기를 청소하던 하청업체 노동자들이 기화식 살충제에 노출된 사건으로 병원 치료를 받았지만 이후에도 여전히 노동자들이 보호장비 없이 살충소독을 실시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9일 환경노동위원회 이정미의원(정의당, 비례대표)은 공항에서 일하는 지상조업 노동자들이 작년과 올해 델타메트린 노출로 각각 6명, 5명 실신하는 사고가 나고 보건진단, 근로감독을 거쳤음에도 유해한 물질에 노출되고도 여전히 보호대책 없이 일하고 있고 대한항공 외 타 항공사의 항공기 시트접착제에 유독성 물질이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이정미 의원이 고용노동부와 산업안전보건공단에서 제출받은 항공기 기화소독매뉴얼 안전성 평가, 대한항공에 대한 보건진단보고서, 올해 진행된 산업안전근로감독에 따르면 공항에서만 화학물질이 300여건이 사용되고 있음에도 그 성분이나 유해성정도가 제대로 파악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일례로 대한항공에서 사용하는 호주C사의 살충소독 스프레이는 국내 기준보다 많은 Permethrin(퍼메트린, MSDS물질)을 2% 이상 포함하고 있음에도 여전히 화물칸을 소독하는 대한항공의 자회사인 ㈜한국공항 노동자들은 보호구조차 없이 사용하고 있음이 확인됐다.

또한 해당 스프레이는 호주에서 들여오는 걸로 보임에도 통관내역도 없고 식약처에 의약외품 등록이 되지 않아 대한항공이 국내법에 맞게 등록하는 번거로움을 피하고자 통관절차를 무시하고 출국장 밖에서만 사용한다는 의혹이 있다.

덧붙여 국토교통부에서 제출받은 각 항공사별 비행기 시트접착제 성분 현황을 보면 작년 대한항공 시트접착체에서 발견돼 충격을 줬던 생식독성물질이 포함된 접착제를 타 항공사들은 여전히 사용하고 있는 걸로 확인됐다.

대한항공은 생식독성 물질로 작업환경측정/특수건강검진 대상인 1-브로모프로판이 발견된 바가 있고 현재는 사용을 중단하고 벨크로(찍찍이) 형태로 접착을 하고 있다. 타 항공사가 사용하는 M사의 접착제에는 1-브로모프로판과 같은 생식독성 물질이며 작업환경측정/특수건강검진 대상물질인 Acetone(아세톤)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위험한 화학물질이 공항에서만 300여종이 사용되고 있고 지난 금로감독 결과 많은 유해·화학물질이 MSDS(물질안전보건자료) 미게시, 함유물질누락 등으로 지적을 받았지만 여전히 현장에서는 그대로 사용되고 있다.

이 의원은 “유해·화학물질의 경우 그 성분이 누락되거나 유해·위험물질의 목록에서 누락된 경우 안전성이 검증될때까지 사용을 중단시켜야 한다”며 “수차례 보건진단과 감독에도 여전히 보호구 없이 살충소독을 하는 대한항공 지상조업 노동자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생식독성물질이 포함된 시트접착제를 타 항공사들이 쓰고 있는 것이 확인된 만큼 근로감독을 확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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