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제출 미비 이유로 정회 선언 "부끄러운줄 알아야지" 고성 오가

조명래 환경부 장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 시작에 앞서 자료를 살피고 있다. <사진=김경태 기자>

[환경일보] 조명래 환경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시작조차 하지 못하고 파행됐다. 김학용 환경노동위원장은 소명자료 제출 부족을 이유로 정회를 선언했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거세게 항의했다.

인사청문회 시작에 앞서 김학용 위원장은 “국정감사를 닷새 앞두고 후보자를 발표해 청문 준비에 만전을 기할 수 없는 어려운 상황이었고, 후보자가 불리한 사항에 대해 자료를 제출하지 않고 해명도 하지 않아 역대급 부실 청문회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금치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 같은 상황에서 인사청문회를 하는 것이 의미가 있는 지를 간사들과 논의해보겠다”며 인사청문회 시작을 미뤘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한정애 의원은 “인사 청문회에 대한 여야 합의 이후 첫 인사청문회다. 소명자료가 부족하다면 추가적으로 자료를 받고 청문회는 일정대로 진행하자”고 반대했다.

같은 당 신창현 의원은 “간사 협의를 위한 정회는 동의하지만 청문회 개회는 시작했으니 모두 발언과 자료 제출이 늦어진 데 대한 이유를 들어보자”고 말했다.

인사청문회 정회 선언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한정애 의원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사진=김경태 기자>

그러나 김 위원장은 “아직 인사청문회를 시작하지 않았다”며 “환경부 장관을 검증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고, 의원실의 간곡한 요청에도 제출하지 않은 것은 고의성이 엿보인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강효상 의원은 “장남에 대한 재산 고지를 거부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청문회를 거부하겠다는 뜻으로 밖에는 읽히지 않는다”고 말했다. 아울러 차남의 입출금 내역 등도 제출을 요구했다.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의원은 “간사 합의 없이 위원장이 의사일정을 일방적으로 변경하는 것은 온당치 못하다. 자료 제출이 미비하다고 인사청문회를 시작도 하지 않은 경우는 처음”이라며 “계획처럼 진행할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바른미래당 김동철 의원은 “국정감사로 일정이 빡빡한 가운데 청문요청서가 오지도 않았는데 일정을 잡았다. 정부의 인사문제에 야당이 최대한 협조하겠다는 의미”라며 “오늘만 넘기면 되겠지, 이런 생각으로 자료 요출을 거부하는 것은 국회를 우롱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자유한국당 이장우 의원은 “장관 후보자로서 자격이 없는 사람이다. 강남8학군에서 위장전입을 했고, 부동산전문가이면서 다운계약서를 작성하고, 증여세를 납부지연했다”고 주장했고, 여당 의원들은 “의사진행 발언이 아닌 인사청문회를 시작한 것”이라며 항의했다.

더불어민주당 설훈 의원은 “후보자가 하는 이야기를 듣고 판단하는 것이 우리의 일이다. 듣지도 않겠다는 것은 청문회 목적과도 배치된다”고 반발했다.

인사청문회 정회가 선언되자 자유한국당 간사인 임이자 의원과 민주당 간사인 한정애 의원 사이에 고성이 오갔고, 임 의원이 먼저 퇴장했다. <사진제공=김경태 기자>

의원들의 의사진행 발언을 들은 김학용 위원장은 “후보자가 본인에게 불리한 자료를 전혀 제출하지 않았기 때문에 묵과할 수 없다. 후보자에 대한 예단이 아니라 청문회를 진행하는데 필요한 자료가 없기 때문에 정회를 하는 것”이라며 정회를 선언했다.

이에 여당 간사인 한정애 의원과 자유한국당 간사인 임이자 의원 사이에 “부끄러운줄 알라”며 고성이 오갔고 인사청문회는 후보자의 말 한마디 듣지 못하고 정회됐다.

한편 이날 인사청문회는 조 후보자의 위장전입, 세금탈루 의혹과 더불어 다운계약서 작성, 논문표절 의혹 등이 다뤄질 예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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