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관리 방안을 주제로 다양한 토론 열려

미세먼지 관리를 위한 제9회 국제 공기 포럼이 지난 22일 개최됐다.

[프레스센터=환경일보] 서효림 기자 = 사람은 하루 대략 1.5킬로그램의 음식을 먹고 2킬로그램의 물을 마신다. 하루 마시는 공기의 양을 무게로 환산하면 얼마나 될까? 매순간 들이마시고 내쉬는 공기의 양은 하루 16킬로그램에 달한다. 하루 마시는 물의 양에 8배에 달하는 수치다.

몸에 좋은 물과 건강에 도움을 주는 음식을 찾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바로 ‘건강하게 숨 쉬는 것’이다. 제9회 공기의 날을 맞아 깨끗한 공기를 만들기 위해 시민사회, 정부, 학계, 산업계 각계각층이 한자리에 모여 비전을 공유하고 대기환경 개선을 위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도록 하는 국제 공기포럼이 지난 22일 개최됐다. <편집자주>

공통 특성 가진 동북아 지역, 대응도 함께 해야

세션1에서는 아태지역 미세먼지 관리방안을 주제로 발표와 토론이 이어졌다. 김조천 건국대학교 교수를 좌장으로 ▷미세먼지관리를 위한 동북아 환경협력 방안(김용표 이화여자대학교수) ▷미국내 미세먼지 위해성 및 위해성 소통(릭오사 EMR엔지니어) ▷중국내 미세먼지의 위해성 관리 및 시민의 역할(렌리홍 중국과학원 대기물리연구소 교수)에 대한 발표가 있었다.

김용표 이화여대 환경공학과 교수

김용표 이화여대 환경공학 교수는 “우리나라의 대기환경 특성은 동북아시아 지역의 특성을 같이 가지고 있다"며 "동북아시아 국가들이 적극적으로 협력해야만 미세먼지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교수는 “효과적인 대기관리 정책을 위해선 대기 오염 물질들 사이의 화학적.물리적 메커니즘에 관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모델링의 결과만으로는 불확실성이 많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또한, “북한과 관련된 대기오염이 상당히 심각하다”며, “가정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바이오매스)로 인한 사망률이 매우 높다”고 전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북한이 우리나라에 미치는 대기오염에 대한 연구와 모델링 구성이 진행 중이다.

이 밖에도 동북아의 대도시들은 대기 질 관리에 있어서 많은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동북아 국가들의 협력은 과학 및 정책 이슈에 있어서 역내 공기 질을 더욱 향상시키고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필수적이다. 한.중.일의 더많은 협력이 바람직하다.

ERM(Environmental Resources Management)의 릭 오사 기술감독은 미국 내 미세먼지 위해성 및 위해성 소통을 주제로 발표를 이어갔다. 릭 오사 기술감독은 현재 미국의 미세먼지 측정 체계와 방법, 미세먼지의 특성에 대해 설명했으며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에 대해 역설했다. 그는 “미세먼지에 대한 정보를 누구에게 전달하느냐”에 대한 미국의 경험을 공유하고 이로 인해 실수가 되풀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렌리홍 중국과학원 대기물리연구소 교수

여전히 위험한 중국, 꿈틀거리는 변화의 움직임

중국은 최근 대기질 개선을 위한 여러 가지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pm2.5로 인한 연간 조기 사망률은 여전히 높고, 1990년부터 2015년까지 평균 약 1백만에서 120만 명의 사망자를 기록했다.

렌리홍 교수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올해 징진지(京津冀,베이징·톈진·허베이의 약칭) 지역 28개 도시의 초미세먼지(PM2.5) 농도를 최소 15% 낮추도록 했다. 이 목표치는 경제 발전과 환경 보호 사이에 균형을 맞춰 설정한 것이다. 미세먼지는 중국의 오래된 문제라, 중국 정부는 지난 5년간 관련 연구에 대대적인 투자를 해 왔다.

두 번째 세션은 ‘미세먼지 관리에 대한 시민의 역할’을 주제로 손종렬 고려대학교 교수를 좌장으로 한 발표와 토론이 이뤄졌다. 주제발표에는 히로유끼스즈끼 일본 아사히마찌 시장, 김경민 밀양시 환경과장, 지현영 환경재단 미세먼지센터 사무국장이 차례로 나섰다.

일본은 미세먼지 발생원은 공장, 발전소, 자동차 등이 지목돼 배출억제 정책을 시행하고, 아키타현 등 몇몇 지자체는 볏짚 소각을 금지하는 등의 조치를 하고 있다.

일본 야카가타 현 니시무라 야마군 아사히마찌시는 공기의 날을 기념하고 있는 일본의 작은 시골도시다. 시는 매년 6월 공기의 날을 기념하는 환경 세미나를 개최하고 공기 신사를 공개했다. 공기 신사 관련 상품을 판매해 지역 경제 활성화에 도움을 받기도 한다.

지자체 최초로 Good Air City 인증을 받은 밀양시는 작년 10월 굿 에어시티 대상 수상 1주년을 기념해 ‘공기의 날 기념 맑은 공기 걷기대회’를 개최했다. 행사에는 1,250여 명의 시민들이 함께 했다. 올해는 단장면 구천리 재약산 내 (구)고사리분교에서 공기의 날 및 생태관광지역 지정 기념 ‘재약산 사자평 생태탐방 행사’를 성황리에 개최했다.

이날 생태탐방 행사에는 박일호 시장과 시‧도의원, 표충사 도원법기 주지 스님, 한국공기청정협회 및 세계맑은공기연맹 관계자를 비롯 1,200여명의 탐방객이 함께했다.

밀양시는 맑은공기를 지키기 위해 다양한 시민 참여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교통문화 개선을 위해 시민들의 자전거·대중교통 이용을 권장한다. 또 노후 경유차는 줄이고 전기차를 늘리기 위한 다양한 지원책을 강구하고 있다. 친환경적 에너지 활용을 위해 시민들의 관심을 제고하고 있으며 고령인구가 많은 시의 특성상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외출을 자제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지현영 환경재단 미세먼지센터 사무국장

미세먼지로 이민까지 생각하는 N포세대

환경재단의 미세먼지 센터는 지난 2월 “우리가 만드는 맑은 하늘”을 미션으로 함께 정확히 알고, 제대로 행동하자는 취지로 창립했다. 미세먼지 센터 창립식에서 주제발표를 맡은 송길영 다음소프트 부사장의 빅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2013년에만 해도 연도별 환경·건강 이슈 톱20에서 미세먼지 문제는 13위로 8위인 방사능 문제보다 아래였지만 2014년에 미세먼지는 8위, 방사능은 11위로 자리바꿈을 했다. 2016년에는 먼지가 1위 미세먼지가 2위, 초미세먼지는 17위를 차지했다는 것이다. 지난해에도 먼지가 1위, 미세먼지가 2위를 차지했다. 사회 관심 키워드 톱15에서도 2016년에는 부동의 1위 교육에 이어 미세먼지가 10위로, 2017년에는 6위로 부상했다. 미세먼지로 인해 이민을 생각하는 사람들 숫자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고, 젊은이들에게는 미세먼지가 출산을 포기할 명분이 된다는 것이다.

지현영 국장은 “국민의 대다수는 미세먼지의 원인이 중국에 있다고 확신하고 정부의 대책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지만 실상 미세먼지의 원인은 복합적”이라 지적한다. 정부을 상대로 미세먼지 소송을 진행하고 있기도 한 지 국장은 지난 해 한국·중국 정부를 상대로 1인당 위자료 300만원을 물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청구 금액은 2억 7300만원에 달한다. 그는 재판 자체보다 미세먼지의 원인을 정확히 밝히고 사회의 관심을 촉구하기 위한 데 있다는데 의미를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나라에서도 국가를 대상으로 한 소송 사례가 적지 않다. 영국, 체코, 네델란드, 벨기에 등이 대기질 개선과 관련한 대 정부 소송을 경험한 바 있다. 지현영 국장은 “중국 미세먼지 농도가 한국보다 아직 3~4배 높은 건 맞지만, 감축 속도가 워낙 빠르기 때문에 기여도 측면에서 한국을 역전할 수 있다”며 사회 지도층의 솔선수범과 국민의 지속적 관심을 촉구했다.

정확한 원인 규명과 지속적 관심으로 미세먼지 극복

축산업이 미세먼지에 끼치는 영향에 대한 흥미로운 발표도 이어졌다. 지 국장에 따르면 지난해 미세먼지 ‘나쁨’ 일수가 가장 높은 도시는 ‘전북 익산’이었다. 지 국장은 “흔히 석탄 발전이 많은 충남이나 대도시일 거라 생각하지만 의외로 물 맑은 전북 익산이 나쁨 일수가 많았다”며 “그 이유가 바로 암모니아와 축산 분뇨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게다가 축산업과 산업화가 결합한 현재 더 큰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지 국장은 “공장에서는 황산화물이, 경유 차량에서는 질산화물이 나오는데 그것이 암모니아와 결합하면 각각 황산암모늄, 질산암모늄으로 변환돼 미세먼지가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환경에 영향을 덜 주는 방식으로 생활습관이 진화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 세션인 종합토론에 참가한 토론자들. 좌로부터 윤순창 한국과학기술한림원부원장, 배귀남 국가전략 미세먼지 사업단장, 선우영 한국대기환경학회장, 정권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장, 릭오사 ERM엔지니어, 렌리홍 중국과학원 대기물리연구소 교수, 첸빈 중국과학원 교수, 이와사까 일본 나고야대 명예교수

마지막 종합토론은 김윤신 세계맑은공기연맹 대표를 좌장으로▷배귀남 국가전략 미세먼지 사업단장▷이와사까 일본 나고야대 명예교수 ▷첸빈 중국과학원 교수 ▷선우영 한국대기환경학회장 ▷정권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장 ▷윤순창 한국과학기술한림원부원장 그리고 주제 발표자 전원의 토론으로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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