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유차 초미세먼지 환경피해 ‘0’… 환경정책 혼선

[환경일보] 국립환경과학원이 엉터리 통계로 졸속 정책을 양산하고 있다. 휘발유차와 LPG차의 미세먼지 배출 통계가 오락가락 하면서, 국가 환경정책도 혼선을 빚고 있다는 지적이다.

환경부 산하 국립환경과학원은 ‘국가 대기오염물질 배출량(CAPSS)’을 매년 산정해 발표하고 있다. 캡스(CAPSS)는 대기환경개선 종합계획 등의 근거자료 및 주요 정책 수립의 기초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그런데 지난해 7월 에너지경제연구원등 4개 연구기관이 계산한 ‘유종별 환경피해비용 산정 결과’를 살펴보면 통계가 오락가락 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자료제공=김동철 의원실>

통계에 따라 환경피해비용 달라져

이 자료는 2013년과 2014년 캡스를 토대로 휘발유차, 경유차, LPG차의 대기오염물질별 환경피해비용을 비교한 것이다.

2014년 캡스를 적용한 리터당 환경피해비용을 보면 휘발유차는 601원, 경유차는 1126원, LPG차는 246원으로 LPG차가 가장 친환경적인 것으로 나타난다.

그런데 문제는 어떤 통계를 적용하느냐에 따라 같은 차종에서도 큰 차이가 발생한다는 점이다.

가령 2013년 캡스를 적용한 휘발유차량의 경우, 초미세먼지 배출로 인한 환경피해비용이 0원인데 2014년 캡스를 적용하면 64억원이다.

LPG차량의 경우 일산화탄소가 1.9조원에서 9500억원으로 절반이나 감소하고, 산화질소로 인한 피해비용도 절반이나 줄었으며(6393억→3126억) 초미세먼지 피해는 여전히 없다.

그 결과 LPG차의 단위당 환경피해비용도 421원에서 246원으로 크게 감소했다. ·

자료에 따르면 휘발유차가 2014년에 갑자기 미세먼지를 배출하기 시작한 것이고, LPG차는 미세먼지 배출이 전혀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

1년 사이에 이렇게 큰 편차가 생기는 이유에 대해 바른미래당 김동철 의원은 “가장 기초가 되는 캡스 통계가 부정확하기 때문”이라며 “가장 최신 통계인 2015년 캡스조차 LPG차의 미세먼지 배출량이 없는 것으로 표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료별 초미세먼지 국가 대기오염물질 배출량 통계(ton/년) <자료제공=김동철 의원실>

오락가락 하는 미세먼지 배출량

그런데 환경부 자료를 보면, LPG차가 휘발유차에 비해 평균 미세먼지 배출량이 많다. 반대로 2017년 환경부 연구용역에서는 LPG 차량의 미세먼지 배출량이 경유차량에 비해 1.8배 높다는 결론을 도출했다.

김 의원은 “정작 LPG차에서 미세먼지가 나오는지 안 나오는지, 또 얼마나 나오는지에 대한 연구나 통계조차 없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휘발유 및 LPG 저공해자동차의 미세먼지 배출량 비교 <자료제공=김동철 의원실>

한편 정부는 국정과제인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LPG차 지원사업을 하고 있다. 내년부터 환경부는 노후 경유차를 폐차하고 LPG 1톤 트럭을 구매하면 400만원(국비 200만원)의 보조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가장 기초적인 국가통계에서 오류가 생기면 이를 근거로 수립한 정책이 제대로 될 수 있겠는가”라며 “캡스의 문제점을 시급히 개선하면서 부정확한 통계가 다른 부처나 정책에 함부로 남용되지 않도록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환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