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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용 지원금 ‘고양이에게 생선 맡긴 격’자동측정시스템 6.3%만 사용, 나머지는 업체에 증빙 맡겨
재활용업체가 순환자원유통센터 점령··· 인사까지 관여

[환경일보] 소비자들 주머니에서 나온 재활용 지원금이 눈먼 돈으로 변해 줄줄 새고 있다. 상급기관인 환경부는 별다른 감독권한이 없고, 지원금을 지급하는 순환자원유통지원센터는 재활용업체들에 점령당해 허위 계량과 부정수급을 방관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문진국 의원은 환경부의 한국순환자원유통지원센터 국정감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포장재 폐기물 회수 및 재활용 신고 과정에서 실적을 허위로 부풀려 지원금을 받아내는 등 불투명하고, 센터의 의사결정 구조상 재활용 업체들이 다수 참여해 영향력을 행사하는 등 지원금 운영 행태가 고양이에게 생선가게를 맡긴 꼴”이라고 지적했다.

문진국 의원은 “업체들이 증빙서류를 제출하면 직원들이 수기로 작성하는 현재의 방식은 비리를 저질러도 환경부가 봐준다는 의미”라고 꼬집었다.

한국순환자원유통지원센터(이하 센터)는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에 따라 2013년 12월 설립됐으며, 포장재 생산자들이 내는 분담금을 걷어 재활용 선별·분리업체에 지원금으로 지급하고 있다.

센터는 2016년 차량자동계량관리시스템을 통해 포장재 폐기물의 중량을 한번 측정하면 자동으로 센터에 곧바로 보고되는 객관적 측정 시스템을 마련했지만, 394개 업체 가운데 불과 6.3%에 해당하는 25개 업체만 해당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다(2017년 말 기준).

게다가 시스템을 사용하는 25개 업체마저 전체 계량 내역 중 63%만 시스템을 이용하고 있다.

대다수 업체들이 사용하고 있는 시스템은 ‘유통지원시스템’으로, 재활용 업체들이 포장재 폐기물 중량을 측정해서 손으로 입력하고, 월 1회 증빙서류를 센터에 제출해 지원금을 받고 있다.

게다가 입력하는 날짜가 3~20일로 고무줄처럼 들쭉날쭉하기 때문에 실시간 실적 확인이 불가능하다.

실제로 지난해 8월 현장점검 과정에서 A업체가 7월 이전 실적을 7월 실적이라고 허위로 꾸며 지원금을 신청해 적발됐다.

영남권 지사에서는 9개 업체가 조직적으로 허위실적을 제출했지만 1곳만 6개월 계약해지를 하고 나머지는 경고로 마무리하는 등 솜방망이 처벌에 그쳤다.

총회 절반 이상은 재활용사업자

이처럼 부실한 측정방식이 유지될 수 있는 이유는 센터가 재활용업체들에 점령당했기 때문이다.

센터의 주요한 사항들을 결정하는 총회 구성원 대부분이 재활용업체 대표들이다. 총 37명 가운데 재활용사업자가 22명, 빈용기생산자 13명 외에는 조합이사장과 센터이사장 각각 1명에 불과하다.

실제로 2016년 2월 센터 본부장과 팀장의 인사이동에 대해 업체들이 강하게 반발하자, 센터 인사규정을 개정해 ‘이사 대우급 직원에 대한 임용은 이사회의 의견을 들어서 한다’는 내용을 어거지로 만들었다.

박천규 환경부 차관은 “연말까지 현재의 의사결정 구조를 바꾸는 방법을 마련하겠다”라고 밝혔다. <사진=김경태 기자>

환경부도 센터의 비상식적인 의사결정 구조를 지적하며 ‘지원금을 수령하는 업체에 대해 계약상대자로서의 지위에 맞는 감독권이 발휘되도록 직원의 합리적 업무수행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러나 센터에 대한 관리감독 권한이 환경부에 있음에도, 센터가 사단법인인 만큼 법령·정관 위반 때만 개입할 수 있다는 한계 때문에 재활용 실적 조작 실태를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문 의원은 “조작이 쉬운 측정 방식으로 인해 실태파악이 어려운 상황이며, 이를 관리감독 해야 할 센터 총회 구성원 대부분이 재활용 업체로 이뤄져, 고양이가 생선가게를 관리하는 상황”이라며 “업체들이 증빙서류를 제출하면 직원들이 수기로 작성하는 현재의 방식은 비리를 저질러도 환경부가 봐준다는 의미”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박천규 환경부 차관은 “연말까지 의사결정 구조를 바꾸는 방법을 마련하겠다”며 “자동계량시스템을 의무화하는 방법을 강구하겠다”라고 밝혔다.

김경태 기자  mindaddy@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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