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환경일보] 최선호 기자 = 강원문화재단은 지난달 29일 화천 신읍2리 파소경로당, 어르신들이 삼삼오오 모여 커피를 타고 경로당에 오지 않은 동네 사람들에게 어서 오라며 전화를 돌린다. 

제법 쌀쌀해진 날씨 탓에 경로당에 모인 어르신들은 따뜻한 바닥에 몸을 붙이고 이야기를 나눈다. 이날 모인 어르신들은 모두 ‘문화예술반상회’ 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집을 나섰다. 눈앞에서 보는 공연은 난생처음이라는 몇 분의 얼굴에는 기대감이 한껏 서려있었다.

문화예술반상회는 지난 6월2일 춘천을 시작으로 첫걸음을 내디뎠다. 이 사업은 도내 어디든 문화예술을 접하기 어려운 지역에 찾아가 공연과 공예체험을 할 수 있는 패키지형 문화향유 프로그램으로 어르신들을 비롯한 어린이, 학생등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10월 말 기준으로 총 32회를 운영했고 12월까지 총 40여회 운영이 잡혀있으며, 현재 추가로 신청을 받고 있다.

이 사업은 단순히 예술단체가 방문해 일회성 공연만하고 끝나지 않는다. 반상회라는 이름처럼 순회 대상처에서 적극적으로 관객을 모으고 함께 간식을 나눠 먹는 등 실제 마을 반상회처럼 생활의 일부로 녹아있다. 경로당에서 공연을 할 경우, 시작 전 일찍 오신 어르신들이 집집마다 전화를 하시며 동네사람들의 참여를 독려한다. 

공연과 체험이 끝나고 돌아가는 참여자들의 얼굴에는 항상 미소가 가득하다. 특히 어르신들의 경우, 문화예술을 접할 기회가 적어 어색한 탓에 처음에는 굳은 표정으로 공연을 지켜만 보신다. 그러나 조금씩 반응을 보이며 즐거워하다 헤어지는 시간에는 못내 아쉬워하신다. 예술단체의 손을 잡아주시며 연신 고맙다고 눈을 맞추고 따뜻한 인사를 해주신다.

동해 북평동에 거주하시는 70대 할머님(북평경로당)은 “내가 학교를 일찍 그만둬서 그림을 많이 못 그려봤어” 라며 수줍게 웃으며 본인이 꾸민 가방을 보여주셨다. “다 만들고 나니까 색깔이 무척 곱네” 가방을 안고 있는 할머님의 얼굴에는 웃음이 가득했다.

2018문화예술반상회는 강원도가 주최하고 강원문화재단이 주관하는 사업으로 지리적 제약 등으로 문화예술을 향유하기 어려운 도내 지역을 위해 찾아가는 공연과 예술체험을 할 수 있는 패키지 프로그램이다. 강원문화재단 담당자는 “12월 초까지 사업이 계속 진행될 예정이며 순회 대상처를 추가로 모집하니 도민의 많은 관심 바란다”고 말했다. 사업을 희망하는 지역 단체는 재단 홈페이지에서 신청서를 작성해 보내면 된다.

저작권자 © 환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