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약속했지만 5년 넘게 안 지키고 해명조차 없어

[환경일보] 케이지 프리 약속을 5년 넘게 지키지 않고 있는 메리어트에 대한 동물보호단체들의 비난이 폭주하고 있다.

전 세계 59개국에서 산란계 케이지 종식을 위한 국제연대체인 OWA(Open Wing Alliance) 소속단체들이 주축이 돼 약속 이행을 촉구하는 캠페인이 진행되고 있다.

한국에서는 동물자유연대(대표 조희경)가 6일 세계 최대 호텔체인 메리어트(Marriott)를 상대로 케이지 프리(Cage Free) 약속 이행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동물자유연대가 6일 세계 최대 호텔체인 메리어트(Marriott)를 상대로 케이지 프리(Cage Free) 약속 이행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제공=동물자유연대>

살충제 달걀 파동 원인으로 지목

동물자유연대에 따르면 메리어트는 지난 2013년 케이지 프리를 선언한 바 있다. 당시 메리어트는 2년 후인 2015년까지 케이지 프리 이행을 약속했지만, 불이행에 대한 입장조차 밝히지 않고 있다. 이에 분노한 각국 시민들과 동물보호단체들이 보이콧 캠페인을 시작했다.

메리어트가 약속을 어기면서까지 사용을 고집하고 있는 달걀은 동물학대적 요소가 다분한 비좁은 닭장에 갇힌 암탉이 생산한 달걀이다.

닭장이 너무 작아 본능적인 행동도 불가능하며, 오직 기계처럼 죽을 때까지 알만 낳는다. 닭장 안에서 발이나 날개가 걸려 골절, 기형, 심각한 깃털 손실 등이 아주 흔하다.

닭장 안에서 기력이 빠진 닭은 그대로 다른 닭에게 밟혀 죽기도 하는 잔인한 생산 환경이다.

또한 작년 대한민국은 물론 전 세계를 뒤흔든 달걀 살충제 파동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 생산 환경이기도 하다.

메리어트는 1일 숙박비가 20만원이 넘으며 조식 가격이 성인은 약 6만원에 달하는 최고급 호텔이다. 그럼에도 메리어트가 사용하는 달걀은 배터리 케이지를 위시한 케이지에서 생산된 것을 쓰고 있다.

반면 매리어트의 경쟁 기업이라 할 수 있는 아코르호텔(AccorHotels), 인터콘티넨탈 호텔 그룹(InterContinental Hotels Group), 힐튼 호텔, 리조트(Hilton Hotels and Resorts)와 같은 기업은 이미 케이지 프리를 선언하고 이행을 준비하고 있다.

윈덤 월드와이드(Wyndham Worldwide), 아코르호텔(AccorHotels), 인터콘티넨탈 호텔 그룹(InterContinental Hotels Group), 힐튼 호텔과 리조트(Hilton Hotels and Resorts), 유니레버(Unilever), 네슬레(Nestle), 리들(Lidl), 알디(Aldi), 아라마크(Aramak), 소덱소(Sodexo), 몬델리즈(Mondelez)와 컴파스 그룹(Compass group)과 같은 거대한 기업은 물론, 북미의 경우 패스트푸드 매장이나 교도소에서도 케이지 달걀을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대비를 이룬다.

풀무원, 10년 내 동물복지달걀 전환

한편 올해 초부터 시작된 국내 케이지 프리 운동 역시 현재진행형이다. 풀무원은 지난 8월 자사가 판매하는 브랜드 전체를 향후 10년 이내 동물복지달걀로 전환하겠다고 선언했다.

한국맥도날드의 경우 지난 7월부터 동물자유연대가 ‘언해피밀(unhappy meal)’ 캠페인을 통해 제품의 제작과정에 사용되는 모든 달걀을 케이지 프리로 바꿀 것을 요구하고 있다.

캠페인이 시작되자 한국맥도날드는 전체 달걀은 아니지만 매장 내 사용하는 식용란의 경우 2025년까지 동물복지란으로 교체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동물자유연대 채일택 팀장은 “메리어트는 세계에서 가장 큰 서비스 기업이며, 핵심가치로 최고를 추구하고, 변화를 수용한다고 밝히고 있지만 동물들의 고통을 외면한 채 자신들이 한 약속도 마저 지키지 않는 모습에서는 값싼 달걀에 대한 집착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서비스업의 기본은 신뢰인 만큼 하루빨리 자신들이 한 약속을 이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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