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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단체 “해수부 불법어업 부실 대응” 비판해수부, 남극 금어조치 위반 업체 합법어획증명서 발급
까밀라 협약 보존조치 위반… 특정업체 봐주기 의혹

[환경일보] 남극 금어조치를 어기고 조업한 선사에 대해 정부가 합법어획증명서를 발급한 것에 대해 환경단체들의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환경단체들은 “해양수산부가 국제적 약속을 어기고 특정업체를 위해 면종복배(面從腹背)하는 모습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고 비판했다.

지난 10월 한국 정부는 유럽연합과 ‘불법, 비보고, 비규제(이하 IUU) 어업 근절을 위한 장관급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2013년에 지정됐던 예비 불법 어업국의 오명에서 벗어나 정부가 국제규범을 선도하는 모범국이 되겠다는 의지였다.

하지만 최근 해양수산부(이하 해수부)는 2017년 12월 정부간 기구인 남극해양생물자원보존위원회(CCAMLR, 이하 까밀라)의 관할 수역에서 금어조치를 어기고 조업한 H선사에 합법어획증명서(DCD)를 발급했고, 해당 선사는 불법어획물을 해외로 수출까지 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명백히 까밀라 협약의 보존조치 위반 행위다.

남극은 기후변화로 녹아내리는 빙하와 플라스틱 및 화학물질 오염, 산업적 어업활동으로 계속 위협받고 있다. <사진제공=그린피스>

처벌은커녕 수출로 수억원 이득

해수부가 해당 선사에 합법어획증명서(DCD)를 발급한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까밀라 협약 중 ‘이빨고기 조업에 대한 보존조치(CM10-05) 제5조’에 따르면 ‘까밀라 관할 수역 조업 중 IUU 어업으로 간주되는 경우 합법어획증명서(DCD)를 발급하지 않아야 한다’고 명백히 규정하고 있다.

또한 제13조에서는 ‘협약 당사국은 보존조치 위반 어획물의 수입, 수출, 재수출 금지’ 역시 면밀히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해수부는 현행의 원양산업발전법에 따른 형사처벌 절차의 한계를 핑계로 문제의 선사가 보존조치 위반이 확실한 어획물의 양륙과 국내 반입, 이후 국내외 판매까지 가능하도록 합법어획증명서(DCD) 발급을 했다.

특히 해당 발급조치가 해수부의 설명처럼 입항 후 조사를 위해 불가피했다면 조사 결과가 있어야 하는데, 수사관 파견과 같은 증거도 없기 때문에 유통을 위한 편의 봐주기라는 의혹까지 나온다.

환경단체들에 따르면 해수부는 까밀라 회원국들에게 불법어획물의 수출 사실을 숨겼다. 그리나 정부는 합법어획증명서(DCD) 발급 사유와 내용을 지난 10월 까밀라 연례회의에서 회원국에 투명하게 공개했다고 해명하고 있다.

환경단체들은 “당시 회의장에서는 회원국들에게 해당 선사의 불법어획물이 국내에서 유통(Nationally Distributed)됐다고만 설명했다”고 비판하고 있다.

2018년 까밀라 회의에서 문제 선사의 조업 행위는 까밀라 협약의 남극해양생물자원보존 목적을 약화시키는 보존조치 위반의 불이행(non-compliance) 중에서도 가장 높은 단계인 ‘심각하고 빈번하며 지속적인 불이행(Serious, frequent or persistent non-compliance)’으로 결정됐다.

이에 따라 한국 정부는 차기 회의에서 현행의 행정조치 체계를 검토하고 강화하는 과정과 결과를 보고해야 할 의무가 있다.

해수부는 또한 해당 선사가 보존조치 위반 어획물을 유통하고 수익을 얻도록 허용했다. 해수부는 보존조치를 위반한 어획물에 대한 ‘특별관리불법어획물증서(SVDCD)’가 아닌 정상적인 DCD 발급 사유에 대해 “현행 법체계에서는 사법부의 판결 전까지는 해당 어획물을 몰수할 규정이 없다”는 이유를 들고 있다.

그러나 과거에도 IUU 어업 구성요건에 해당돼 정부가 사법부 판결을 기다리지 않고 불법 어획물을 몰수해 공매한 사례가 있어 변명에 불과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문제의 H선사는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국제기구에서 공식 확인된 IUU 어업을 저질러놓고도 국내에서는 재판 회부조차 안 된 것이다.

해수부가 국제기구에 약속한 것과 정반대로, H사는 불법어획물을 판매한 수억원의 이익을 고스란히 챙기게 됐다.

이렇듯 현행법의 형사처벌 규정은 법원의 유죄 판결 없이는 유명무실할 뿐, 행정부의 강력한 의지와 행정처분 강화 없이 IUU 근절은 요원하다는 지적이다.

환경운동연합과 시민환경연구소, 환경정의재단은 “특정 업체를 위한 ‘봐주기’식 대응은 앞서 말한 IUU어업 근절을 위한 공동선언문의 취지에도 명백히 반하는 행동”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불법어업 처벌 제도 개선 추진

이에 대해 해양수산부는 “정부가 발급한 어획증명서(DCD)가 없으면 H사의 선박은 지정된 양륙항으로 입항할 수 없고, 불법의심 어획물량을 정부(감시관)가 확인할 수도 없다”며 “현행법상 불법여부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가 불법어획증명서(SVDCD)가 아니라 어획증명서(DCD)를 발급하는 것은 불가피한 일”이라고 해명했다.

아울러 한국 정부가 어획증명서 발급 사유, 발급 내용 등을 CCAMLR 사무국과 모든 회원국에게 통보했다고 밝혔다.

특히 어획물 몰수에 대해서는 “법원의 확정판결을 통해 불법행위에 대한 형벌과 어획물 판매 수익에 대한 몰수가 가능하다”며 “앞으로 불법어업으로 얻은 이익에 대해 과징금 등 정부의 행정제재를 통해 환수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기 절차를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참고로 우리나라는 1985년에 17번째 까밀라 회원국으로 가입했고, 이빨고기(메로)와 크릴의 주요 조업 국가이자 최근 입어 승인을 받은 선박의 숫자가 가장 많은 회원국이며, 까밀라 이행준수상임위원회 의장국이기도 하다.

이정은 기자  press@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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