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연, 차세대 보행자 교통사고방지 시스템 개발, ‘어린이‧노인‧스마트폰 사용자’ 효과 기대

[환경일보] 최인영 기자 = 한국건설기술연구원(원장 한승헌)이 횡단보도 접근 차량의 감속을 유도해 보행자 교통사고를 줄이는 ‘차세대 보행자 교통사고방지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는 최근 5년간 전체 보행자 사망사고 중  횡단보도를 횡단하다 사망하는 경우가 52.9%에 달하고 있다는 점을 인지한 건설연이 보행자 안전 대책 마련을 위해 연구 추진한 성과다.

 

건설연 김종훈 박사 연구팀은 차량운전자에게 보행자 유무를 신속히 알림과 동시에 보행자에게는 접근차량의 정보를 3중으로 알리는 보행자 횡단사고 방지 시스템을 개발했다.

차세대 보행자 교통사고방지 시스템 적용 예 <사진제공=건설연>

운전자에게는 경보등, 전광표지 등을 이용해 보행자 유무를 알리고, 나아가 주‧야간 조도 변화에 영향을 적게 받으면서 사람과 사물에 대한 판별력이 뛰어난 열화상카메라를 이용해 횡단보도에 접근하는 보행자를 인식하는 순간 횡단보도 양쪽 가장자리 노면에 매설한 고휘도 LED 바닥경광등이 작동하게 한다.

 

이 경보등은 야간 기준 50m 밖에서도 인식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운전자 시야를 방해하지 않는 적정 수준 220cd/㎡를 유지하도록 설계돼 차량이 횡단보도 30m 전방 접근 시 보행자가 횡단중임을 알리는 도로전광표지(VMS)가 깜빡거려 운전자의 주의를 환기한다.

 

연구팀은 총 1000여대의 차량을 대상으로 설치 효과를 분석한 결과 횡단보도 전면 최종정지차량을 포함해 83.4%의 차량이 보행자를 인식해 감속 운행함을 입증했다.

 

제한속도 50km/h의 도로 실험구간에서 조사된 횡단보도 전면 차량 최종 평균 속도는 26.8km/h로 운전자가 제한속도의 절반에 해당하는 감속운전을 했으며, 이는 설치 이전 평균속도인 32km/h에 비하면 20% 가까이 감속한 셈이다.

 

보행자에게 작동하는 3중 경보시스템은 시각, 청각, 촉각을 이용한 것으로 시속 10km/h 이상 접근 시 횡단보도 바닥면에서는 프로젝터를 이용한 경보 이미지(로고젝터)가 표시되고, 스피커에서는 알림 경보가 울리며, 스마트폰 앱에서는 진동과 경보메시지가 작동된다.

 

경보시스템은 시선이 아래를 향하는 노인이나 전방 주시력이 부족한 어린이, 스마트폰 보행자에게 효과적일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이번 시스템을 통해 야간은 물론 단순 육안만으로는 대처하기 힘든 급작스런 상황까지 대비할 수 있어 횡단보도 보행자 사고율이 저감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기술은 건설연이 고양시 관내 중소기업 ㈜아이티에스뱅크(대표 이종선)와 함께 개발한 것으로 고양시(시장 이재준) 및 일산서부경찰서(서장 이익훈)의 협조로 지난 2018년 10월 일산 백병원 앞에 시범 설치해 운영 중이다.

 

한편 최근 스마트폰을 보며 길을 걷는 사람들(스몸비족)이 교통사고를 당하는 경우를 빗댄 ‘폰라니’(스마트폰과 고라니의 합성어)란 신조어까지 탄생해 사회적 이슈를 일으킨 바 있다.

 

연구책임자인 김종훈 박사는 “해당 시스템은 보행자 사고다발 지역인 비신호교차로나 지방부도로에 설치하면 효과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향후 운전자가 내비게이션 앱 등에서 바로 경보를 확인함은 물론 위험상황 인지 시 차량 자동제어기능까지 작동하도록 추진 중이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환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