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청소년‧여성 이용 공공기관 200개소로 확대

[환경일보] 서울시가 지난 해 청소년수련관, 도서관, 복지관 등 청소년‧여성이 이용하는 11개 공공기관에 비상용 생리대를 비치한 결과, 이용자와 운영기관의 만족도는 높았으며, 당초 우려와는 달리 남용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올해 비상용 생리대 비치기관을 200개소로 대폭 확대하고, 민간에서도 비상용 생리대 비치 문화가 확산될 수 있도록 다양한 캠페인을 진행한다.

지난해 10월부터 시범사업을 실시한 결과, 비상용 생리대 지원 시범사업 이용자 만족도는 4.42점(5점 만점)이었으며, 11개 시범사업 운영기관은 의견조사 결과 만족(10), 보통(1), 불만족(0)으로 2019년에도 모두 사업에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시범사업 참여기관인 서울여성플라자에서 이용자 43명을 대상으로 만족도 조사를 한 결과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전반적인 이용 만족도 4.42점, 자판기 접근성 4.19점, 생리대 안전성 3.93, 이용자 편리성 4.50점).

시범사업 운영기관 의견조사 결과, 기관들에서는 대체로 사업에 만족을 표시했으며, 2019년도에도 사업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대부분의 기관운영자는 막상 운영해보니 생각보다 업무량이 많지 않고 생리대를 매일 채울 필요도 없으며, 관련된 민원이 거의 없는 반면, 기관 이용자들에게 선제적으로 편의를 제공할 수 있어서 만족도가 높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남용방지를 위해 무료자판기와 코인을 넣어야 사용할 수 있는 코인형 무료자판기를 고안해 각 기관에서 자율적으로 선택하도록 했다. <자료제공=서울시>

생리대 남용 문제 없어

시범사업을 시작하기 전 우려되었던 부분은 생리대 남용 가능성이었다. 사업 참여 기관 담당자들이 가장 우려했던 문제였고, 비상용 생리대 비치에 찬성했던 사람들도 남용 방지책 마련을 요구했다.

서울시는 남용방지를 위해 무료자판기와 코인을 넣어야 사용할 수 있는 코인형 무료자판기를 고안해 각 기관에서 자율적으로 선택하도록 했다.

다만, 코인은 안내데스크에 따로 코인통을 마련해서 직원에게 요청하지 않고도 이용자가 직접 가져갈 수 있도록 했다.

유형별로는 무료자판기 이용기관에서 일평균 6.8개, 코인형 무료자판기 운영기관에서 1.9개가 소요되었다. 생리대 소요량은 점차 늘고 있는 추세이다.

그 결과 시범사업 3개월간 11개 기관에서 총 2901개가 소요(일평균 3.68개)돼 당초 우려했던 남용 문제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기관 비치, 시민 92% 찬성

앞서 서울시는 2018년 시범사업에 앞서 시민의견 수렴을 위한 온라인 토론과 설문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공공기관에 비상용 생리대를 비치하는 사업에 대해 시민 92%가 찬성했으며, 여성들은 생리대가 없어서 곤란한 경험을 한 적이 있는 것(84.9%)으로 조사됐다.

서울시여론조사 결과 생리대가 없어서 곤란했던 경우(복수응답)는 ▷“갑자기 생리를 시작해서”(90%) ▷“갑자기 생리량이 많아져서”(32.5%) ▷주변에 생리대 구입처가 없어서(7.2%) ▷“외출시간이 길어져 준비한 수량이 부족해서” ▷“갑작스런 하혈로”(기타) 등으로 나타났다.

이에 서울시는 올해 5억원의 예산을 편성해 청소년수련관, 직업체험센터, 여성발전센터, 복지관, 도서관 등 청소년·여성이 주로 이용하는 200개 기관으로 확대한다.

이와 관련해 시는 지난해 3개월간의 시범사업(2018.10.8~12.31)이후 시범사업 운영자, 관련기관·시민단체, 연구자 등 9명으로 구성된 평가위원회를 개최해 생리대 소요량, 시민의견, 기관운영자 및 이용자 만족도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시범사업이 ‘적정’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를 위해 2월에는 사업전문성 및 민간협력, 후원 연계능력을 갖춘 보조사업자를 공모하고 3월에 본격적으로 공공기관 200곳을 공모하여 선정할 계획이다.

이후 기관교육 등 준비과정을 거쳐 본격적인 생리대 비치를 시작한다. 선정된 공공기관에서는 기관의 상황에 맞게 자판기 등을 활용해 생리대를 비치하고 기관 이용자를 대상으로 건강한 생리대 이용 방법 교육 등 관련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다.

생리대 비치 문화 확산 캠페인 전개

서울시는 사업기관 확정 후 서울시 지도에 생리대 비치장소를 표시해 시민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홍보할 계획이다.

또한 전 지역으로 비상용 생리대 비치 문화가 확산될 수 있도록 다양한 캠페인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어느 기관에서나 쉽게 비상용 생리대를 비치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매뉴얼과 홍보 동영상을 제작, 배포하고 홍보용 팜플렛, 스티커, 서울시 디자인 파일 등을 제공한다.

다른 지자체에서도 작년 서울시 사업계획 발표 후 사업문의가 이어지고 있으며 강남구 등 몇몇 자치구에서는 사업시행을 계획 중이다.

서울시 문미란 여성가족정책실장은 “시는 올해 비상용 생리대 비치기관을 대폭 확대하고 성건강 교육 및 인식개선 캠페인 등도 실시할 계획”이라며 “이러한 시도들은 여성들에게 필수품인 생리대의 문제를 특정계층 지원에 한정하지 않고 보편적인 인권의 관점에서 접근한 것으로 시민들의 호응을 얻고 있으며, 전 사회적으로 확산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환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