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훈‧이훈 의원, ‘고압송전설비 지중화사업, 이대로 괜찮은가’ 토론회 공동 개최
WHO 발암가능물질 규정, 국내 환경영향평가 대상 제외, 지역주민 건강권 침해

설훈 의원이 '고압송전설비 지중화 사업, 이대로 괜찮은가?'를 주제로 1월31일 토론회를 공동 개최헸다. <사진=최인영 기자>

[국회의원회관=환경일보] 최인영 기자 = 최근 한국전력공사가 특고압송전설비 지중화 사업을 부천 원미구 상동 일대에 강행함에 따라 지역 주민과의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해당 지역은 아파트 밀집지역으로 인근에는 초등학교 등의 교육시설이 지나고 있어 지역 주민들은 한전과 첨예한 갈등을 빚고 있다.

 

고압 송전탑‧송전선로에서 나오는 전자파의 인체 위해성에 관한 국민적 관심은 높아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정부는 송전선로 설치 규제 기준 및 전자파 노출범위 등에 관한 평가규정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전자파 노출범위 관리 방안과 고압송전설비 지중화 사업의 추진방향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 역할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설훈 의원(부천 원미구을, 더불어민주당)과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이훈(서울 금천구, 더불어민주당), 송갑석 의원(광주 서구갑, 더불어민주당)은 1월31일 ‘고압송전설비 지중화사업, 이대로 괜찮은가?’를 주제로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토론회를 개최했다.

설훈 의원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최인영 기자>

설훈 의원은 “현재 부천 상동 일대에서는 지난 2013년 밀얄 송전답 사건이 재연되고 있다”며 “이번 토론회는 지역 주민의 절박감이 이끈 자리로 특히 자녀에 대한 염려가 오늘을 만들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오늘 지역주민을 비롯한 다양한 이해 관계자들이 함께 모인 만큼 유해환경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는 부처 간 공동 로드맵 등 합리적 처방을 찾아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고압송전선로 지중화는 경관 및 전자파 문제를 모두 해결하는 현실적 대안으로 인식되어 왔지만 전자파문제는 완전히 해결됐다할 수 있는 근거가 부족할 뿐만 아니라 세계보건기구(WHO)의 전자파 규제 권고에도 불구하고 지중선로의 경우 환경영향평가 대상에서도 제외된 상황이다

 

송전선로 지중화 시 땅 속 매립 깊이 역시 통상 1.2~2m에 불과해 전자파 차폐시설이 없으면 지중화 설비 전자파 세기는 실질적으로 지상 수십 미터 높이에 위치하는 송전탑에 걸린 송전선로의 전자파 세기보다 더 클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훈 의원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최인영 기자>

이훈 의원 역시 개회사를 통해 “송전선로 지중화 사업은 국민의 안전‧생명‧건강 등 헌법상 보장된 권리를 지키는 방향으로 추진돼야 한다”며 “산업통상자원부와 환경부는 빠른 시일 내 협의해 전자파 노출 안전기준 마련과 송전선로에 관한 전자파 인체 영향 역학 조사 등을 실시함으로써 국민의 건강권을 지키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국내 전자파 노출 안전기준은 국제비전리방사선보호위원회(ICNIRP)의 권고기준인 833mG(밀리가우스)를 채택하고 있지만 이는 송전선로와 같이 장시간 지속적 노출이 이뤄지는 상황에는 현실적으로 맞지 않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국내보다 전자파 기준이 까다로운 유럽의 경우 네덜란드 4mG, 스위스 10mG를 기준으로 하고 있는 점과 비교해 볼 때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WHO 산하 국제암연구소가 고압선에서 발생하는 전자파를 ‘발암가능물질’로 규정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 국내에서도 이에 따른 위험 파급효과 등을 반영한 인체보호기준을 추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번 토론회는 김윤신 건국대학교 석좌 교수(세계맑은공기연맹 대표, 한양대 의과대학 명예교수)와 유재국 국회입법조사처 경제산업조사실 산업자원팀 입법조사관(에너지)이 각각 ▷고압송전설비의 전자파 노출 실태와 안전성 확보방안 ▷송전선 지중화 관련 입법 현황과 쟁점 등에 대한 발표에 이어 패널토론으로 진행됐다.

 

패널토론은 김윤신 교수가 이끄는 가운데 안세창 환경부 환경보건정책과장, 문경준 산업통상자원부 전력산업과 행정사무관, 황정일 한국전력공사 송변전건설처장, 정준식 국립환경과학원 연구사, 김기현 부천 YMCA 사무총장 등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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