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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치폐기물 ‘先처리·後처벌’ 필요지자체 무관심에 갈수록 증가… 행정대집행도 소극적
실제 처리비 반영 못하는 이행보증금제도 개선 시급

[환경일보] 최근 정부의 단속을 피해 사업장 내 폐기물을 무단으로 방치하거나, 임야 등에 불법 투기하는 사례가 늘면서 사회적·환경적 피해가 심각하지만, 이에 대한 정부와 지자체 감시가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심지어 조직폭력배, 무허가업체, 운반업자 등이 결탁해 소각·매립비용보다 싸게 수주 받아 임대부지 등에 버리는 신종 불법 사례까지 발생하고 있어 대책이 시급하다.

특히 실제 처리비를 반영하지 못하고 예방 차원의 관리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이행보증제도의 개선을 비롯해 정부, 지자체, 업계의 근본적인 예방·근절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폐기물의 국내 방치, 무단 폐기를 넘어 다른 나라에까지 불법으로 수출되고 있다. 필리핀에 불법으로 수출된 폐기물 1400톤이 최근 국내로 반입됐지만 5100톤은 여전히 남은 상태다. <사진제공=그린피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신보라 의원은 2월8일 국회의원회관에서 불법·방치폐기물 근절을 위한 정책 토론회‘전국이 쓰레기 산, 불법·방치폐기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는 최근 전국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는 불법·방치폐기물로 인한 사회적 혼란을 수습하고, 국제적 비난을 받은 폐기물 불법수출 등의 재발 방지를 위해 마련됐으며, 신보라의원실이 주최, 한국환경공단에서 주관했다.

토론회를 주최한 신 의원은 “지난해 재활용폐기물 대란을 비롯해, 곳곳에 드러난 쓰레기 산, 폐기물 불법수출 문제에 이어 최근 떠돌이 지정폐기물 트럭까지, 한국 폐기물 처리에 이상 신호가 잇따르고 있다”며 “환경부는 지정폐기물을 관리하고, 생활·음식물 쓰레기는 지자체가 처리하는 지금의 이분화 된 체계를 뛰어넘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토론회를 주최한 신보라 의원은 “환경부와 지자체로 이분화 된 체계를 뛰어넘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지자체, 만성적인 단속인력 부족

환경부에 따르면 방치폐기물은 전국 34개 업체에 78만2000톤으로 파악되며(2018.12 기준) 방치폐기물 발생 우려사업장을 대상으로 환경부·지자체 합동 특별점검을 하고 있다.

그러나 방치폐기물이 발생해도 지자체는 지방비 부담, 결손·감사 우려 때문에 행정대집행에 소극적이다. 실제로 지난 5년간 행정대집행 실적이 2014년 1억6000만원뿐이다.

또한 공사장 생활폐기물(인테리어 공사 등에서 발생하는 5톤 미만의 생활폐기물)에 대한 관리체계가 부족해 일부 지자체만 관련 조례를 제정했을 뿐, 대부분 임의로 위탁처리하고 있다.

이와 관련 경기도 김건 환경국장은 “한적한 장소, 야간 이동 등으로 불법행위를 색출하는 것이 어렵고, 단속인력 부족으로 조기 적발이 어렵다”며 “특히 행정구역을 벗어난 불법행위에 대해 행정처분이 불가능하다는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행정대집행에 대해서도 김 국장은 “빨리 처리하기 위해 행정대집행을 하면 혈세낭비, 도덕적 해이를 조장해 불법행위를 양산할 수 있다”며 “경기도는 방치폐기물 처리책무자에 배출자를 포함해 대집행 비용을 청구하는 등 배출자의 책임을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법무법인 정진의 정혁진 대표변호사는 “임차된 건물이나 부지에 무단으로 야적된 폐기물에 대해서는 처분부담금 감면 대상으로 지정하고, 환경오염 최소화를 위해 ‘先처리, 後처벌’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고의적인 임차부지 폐기물 투기 도주자의 환경오염 행위를 간접 살인으로 규정하고 형량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불법 처리 부당이득과 이행보증금 비교 <자료제공=환경부>

구멍 뚫린 올바로 시스템

임야, 임대부지 등에 무단으로 버려진 폐기물에 대한 상시 감시체계도 미비하다. 환경부 산하 환경공단이 운영하는 폐기물인수인계시스템(올바로)이 있기는 하지만 인허가정보, 재활용량, 처리실적 등이 연계되지 않아 불법으로 처리해도 확인할 길이 없다.

이와 관련 한국환경공단 김은숙 폐기물관리처장은 “폐기물 인수인계 시스템(올바로)에 인허가 정보, 현장 영상정보, 계량정보 수집·전송 시스템 등 종합 감시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올해부터 23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라며 “수집·운반·처리 등 현장정보 전송 대상 업체를 확대하고 운반차량의 GPS 부착 등 감시체계를 강화하겠다”라고 밝혔다.

실제처리비를 반영하지 못하는 이행보증금제도의 개선도 시급하다. 최근 2년간 소각비(2016년 18만원 → 2019년 26만원)와 매립비(2016년 7만원 → 2019년 14만원)는 큰 폭으로 올랐지만 현행 이행보증금 처리단가에는 반영되지 않았다.

재활용과 처리, 모두 동맥경화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 홍수열 소장은 방치폐기물 발생 원인으로 1999년 개정된 폐기물관리법 체계의 한계를 지목했다.

폐기물 발생량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 가연성폐기물 매립량 감소 등 매립규제는 강화되고, 국외 폐기물 수입규제가 강화되는 등 처리에 한계를 드러내고 있지만, 신규처리시설은 지역주민 반대 등에 부딪혀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산업폐기물은 2012년 하루 34만톤이 발생했으나 2016년에는 9% 증가한 36만9884톤이 발생하고 있다. 재활용 사용량은 2012년 대비 2016년 10.4% 증가해 전체 산업폐기물 처리량 중 90%를 차지하고 있다.

정혁진 대표변호사는 “국민들이 고형연료 사용시설을 소각장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확산되고 소각시설이 부족해지면서 통계와 달리 재활용과 처리 모두 동맥경화가 심화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홍 소장은 “사전예방적인 측면에서 보면 무자료 거래가 성행하고 행정기관의 효과적인 감시 체계가 부재하며, 폐기물처리명령에 대한 업체의 편법 대응을 들 수 있다”며 “사후관리 측면에서 보면 허용기관량 1.5배 초과 폐기물을 처리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점, 보험단가와 실제 처리 단가의 차이, 불법폐기물 처리재원 조달의 어려움 등을 꼽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도별 방치폐기물 발생 현황 <자료제공=환경부>

불법투기 적발 시 기획수사 의뢰

환경부는 지자체의 원활한 행정대집행을 위한 국고 지원확대 등 적극적인 처리방안을 마련하고 법률지원팀 설치 및 운영을 통한 지자체 담당자 업무기피 최소화와 신속한 처리를 추진하고 있다.

환경부 권병철 폐자원관리과장은“지자체 등 관계기관과 함께 특별점검을 실시하고 종합재활용업 등 불법우려 사업장 점검을 정례화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환경부 주관으로 수도권 일원 76개소를 점검한 결과 위반업소 47개소, 58건을 적발했다.

권 과장은 “야적·투기된 폐기물 현황 전수조사 및 무허가처리업체 등 범행이 포착된 경우 기획수사를 법무부와 경찰에 요청하고, 제도의 사각지대 최소화를 위해 불법투기 유형별 사례분석을 통한 불법 근절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불법 폐기물 및 방치폐기물 발생 사례 <자료제공=환경부>

단속을 강화하는 것만으로는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고 오히려 풍선효과만 조장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홍수열 소장은 “폐기물처리 구조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감시체계를 강화해도 중장기적으로 풍선효과가 발생하거나 신종 수법 발생으로 문제가 지속될 수 있다”며 “가장 근본적인 대책은 폐기물 발생을 억제하는 것이지만 시간이 많이 필요하고 정책효과가 불확실하기 때문에 강력한 폐기물 감량 정책은 추진하되 현실적인 대책을 병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지역주민과의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는 폐기물 처리시설 설치와 관련해서도 홍 소장은 “지역사회와 이익을 공유할 수 있는 제도적 접근, 폐기물 처리시설에 대한 주민 이해 증진 등 갈등관리 방안이 필요하며, 단기적으로 현재 설치된 시설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도록 폐기물의 지역 간 이동을 가능케 하는 등의 방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방치폐기물처리이행보증금제도에 대해 홍 소장은 “방치폐기물 대응을 보험 방식으로 대응하는 것이 적절한 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토론회에서는 방치폐기물 대응을 보험 방식으로 대응하는 것이 적절한 지에 대한 근본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대해 한국폐기물재활용공제조합 오재만 이사장은 “폐기물처리공제조합에 분담금을 납부한 경우, 수시로 사업장을 방문하는 등 문제점을 보완하고 있는 반면, 폐기물 처리를 보증하는 보험(보증보험)에 가입한 경우에는 지자체에서 관리감독을 소홀히 할 경우 어떠한 관리도 이뤄지지 않아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한국건설자원공제조합 안승호 전무이사는 “공제조합 미가입 업체의 관리 부재로 방치폐기물이행보증에 대한 문제점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며 “이행보증제도 일원화 또는 보증보험 가입업체에 대한 체계적인 사후 관리방안 제도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경태 기자  mindaddy@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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