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특별시보건환경연구원 김홍현 가축방역관

[환경일보]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는 2003년 12월 충청북도 음성군 닭농장에서 처음 발생(H5N1형)해 2년~3년 주기로 발생하다가, 2014년 1월16일 전라북도 고창군 종오리농장에서 H5N8형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가 발생했다.

 

이후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는 매년 가금농장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야생조류에서도 지속적으로 검출됐다(14/15년 H5N8형, 16/17년 H5N8 & H5N6형, 18년 H5N6형).

 

다행히 지난해 가을부터 현재까지는 아직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가 발생하지 않고 있으나, 야생 조류에서는 H5형과 H7형을 포함한 다양한 혈청형의 저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철새도래지를 중심으로 지속해서 검출되고 있다.

 

가금농장에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유입되는 원인은 철새와의 직·간접적인 접촉과 농장주나 외국인 근로자의 해외여행 등 다양하다.

 

그러나 통상적으로 야생조류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검출되면 짧게는 일주일, 길게는 한 달이 지난 후에 농장에서 발생한다. 이러한 경험에 비춰보면 야생조류 예찰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확산을 예방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할 수 있다.

 

서울 지역 특성상 가금류 농장(46개소 700여수)은 적은 반면, 한강과 지천을 이용하는 시민이 매우 많기 때문에 조류인플루엔자 인체감염 예방을 위해 철새도래지의 야생조류 분변 모니터링이 매우 중요하다.

 

이에 따라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에서는 중랑천과 탄천, 강서습지생태공원, 성동구 살곶이공원 등 한강 주변의 주요 철새도래지 8곳을 선정해 직접 예찰하고 분변을 수거하는 등 AI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아울러 멸종위기종 등 보전가치가 매우 높은 조류를 다수 관리하는 서울대공원과 서울어린이대공원의 전시조류 분변도 매주 검사하고 있다.

 

지난해 10월1일부터 올해 1월 말까지 야생조류 분변 159건을 검사한 결과 저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5건(중랑천에서 H5N2 1건과 H9형 1건, 양재천에서 H1형 2건, 안양천에서 H4형 1건)이 검출됐으며, 동물원 전시조류 분변 550건은 모두 음성인 것으로 확인됐다.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원래 조류에서 사람으로 직접 전파된 사례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1997년 홍콩에서 조류인플루엔자 인체감염 발생을 시작으로 ▷2003년 네덜란드 ▷2004년 베트남과 태국 등에서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직접 사람에게 전파된 사례가 발생, 그 빈도는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다행히 국내에서는 아직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인체감염 사례는 보고된 바 없다. 조류 사육 농가, 살처분 종사자 등 고위험군을 제외한 일반인은 감염 가능성이 매우 낮다. 또 현재 야생조류 및 가금류 농장에서 가장 많이 검출되고 있는 H5N6형 바이러스는 해외에서 인체감염 사례는 있으나, 사람 간 전파 사례는 보고되고 있지 않다.

 

그러나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특성상 변이가 쉽고 빈번하기 때문에 인체 감염에 대한 경계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되도록 살아있는 가금류와의 접촉을 피하고, 축산 농가 및 철새도래지 방문을 자제해야 한다. 아울러 발생 지역 방문 시 손 씻기, 마스크 착용, 소독조치 등 예방에 적극적으로 협조해야 한다.

<글 / 서울특별시보건환경연구원 김홍현 가축방역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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