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 정체·풍속 저하 등 기상여건 악화도 한몫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 최근 고농도 미세먼지 원인 분석

중국 베이징과 선양 PM-2.5 농도에 따른 유입 추정(2.17.~3.5.) <자료제공=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

[환경일보] 이채빈 기자 = 서울 도심이 고농도 미세먼지로 덮여 있다.

올해 1월~2월 서울 초미세먼지(PM₂.₅) 평균 농도는 37㎍/㎥로 최근 5년 중 가장 높았다. 하루 평균 농도가 35㎍/㎥를 넘는 ‘나쁨’ 일수도 23일로 크게 늘었다.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은 6일 서울시청에서 최근 지속된 고농도 미세먼지 현상 원인에 대한 분석을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최근 나타난 고농도 미세먼지 현상은 중국 영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달 중국에서 원소절(음력 정월대보름)을 맞아 개최된 폭죽놀이 행사 후 스트론튬, 마그네슘 등 폭죽 연소산물이 서울로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달 20일 서울 대기 중 오염물질을 분석한 결과 1월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 당시에 비해 스트론튬(11.1배), 바륨(4.1배), 마그네슘(4.5배) 등 폭죽 연소산물이 크게 늘었다.

베이징과 선양 등 중국 대도시에서 발생한 미세먼지가 서울로 유입되는 사실도 발표했다. 지난달 19일 오후 7시 베이징에서 고농도(174㎍/㎥) 미세먼지가 발생했고, 이 미세먼지가 북서풍을 타고 약 20시간 후 서울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달 20일 오후 8시 선양에서도 고농도(177㎍/㎥) 미세먼지가 발생, 북서풍 기류 영향으로 약 17시간 후 서울하늘로 유입된 것으로 추정됐다.

여기에 대기 정체와 풍속 저하가 상황을 악화시켰다.

신용승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장은 “올해 1월∼2월 시베리아와 북한 부근에 10㎞ 상공의 제트 기류가 형성돼 북쪽 찬 공기의 남하를 저지하면서 고온 건조한 겨울이 됐고, 한반도 주변의 하강기류에 의해 대류가 억제되는 현상이 자주 발생했다”고 말했다.

이어 “3월 초에는 고기압의 영향으로 한반도 주변 대기 흐름이 정체됐다”며 “여기에 북서풍을 따라 중국 산둥·요동 지역에서 대기오염물질이 국내로 유입되고 국내 정체가 반복되면서 고농도 미세먼지가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저작권자 © 환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