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일반적인 생활환경과 다른 제한적인 실험결과로 소비자 기만”

[환경일보] 공정위가 암웨이와 다이슨 공기청정기 광고에 대해 소비자를 기만하는 허위광고에 해당한다며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부과를 결정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바이러스와 미세먼지를 99.99% 제거’, ‘0.1㎛의 초미세 미립자까지 99.97% 제거’ 등으로 광고해 공기청정 제품(공기청정기, 공기청정 선풍기)의 실제 성능을 잘못 알린 2개 판매사업자에게 시정명령(공표명령 포함)과 과징금 총 4억1700만원(잠정)을 부과했다.

(주)게이트비젼과 게이트비젼(주)는 블루에어·다이슨 공기청정 제품 국내 온라인 총판 사업자로, 실질적으로 하나의 회사로 운영되고 있다.

한국암웨이(주)와 (주)게이트비젼은 공기청정 제품을 수입·판매하면서 자신의 공기청정 제품이 미세먼지, 바이러스 등 유해 물질을 99.99%, 99.97% 제거한다고 광고했다.

미세먼지가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면서 공기청정기에 대한 관심도 커진 가운데 일부 업체들이 공기청정기를 홍보하는 과정에서 허위정보로 소비자를 기만하고 있다. 공정위는 지난해에도 13개 공기청정기 업체에 대해 시정조치와 과징금을 부과한 바 있다. <사진은 특정사실과 관계없음>

유해물질 99.99% 제거는 과장

공정위에 따르면 ‘유해 물질의 99.99%, 99.97% 등 제거’라는 공기청정 성능은 소비자의 일반적인 생활환경과 현격한 차이가 존재하는 극히 제한적인 실험 조건에서 확인된 것에 불과하다.

따라서 공정위는 99.99% 등의 실험 결과만을 강조한 광고는 공기청정 제품의 실제 성능을 잘못 알릴 우려가 있어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당신의 집은 미세먼지를 99.99% 제거할 수 있나요?’, ‘공기 중의 바이러스 99.99% 제거’, ‘실내공기를 스스로 단 12분 만에 99.9% 정화’ 등의 실생활 환경을 암시하는 표현과 실험 결과인 ‘99.99%’ 등의 수치를 강조한 광고는 실생활에서 공기청정 제품이 매우 우수한 성능을 발휘한다는 궁극적 인상을 소비자에게 전달했다.

그러나 99.99% 등의 수치가 전달한 매우 우수한 유해 물질 제거 성능은 소비자가 실제로 제품을 사용하면서 기대할 수 있는 성능과는 무관하다.

실험 결과로서 도출된 99.99% 등의 의미를 알리지 않은 것은 소비자의 구매 선택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제품의 성능 관련 정보를 은폐·누락한 것이라고 공정위는 판단했다.

현실과 동떨어진 조건에서 실험

공기청정 제품의 유해 물질 제거율 측정을 위한 공인된 실험 방법이 없는 상황에서 각 사업자는 소비자의 일반적인 생활환경과는 큰 차이가 있는 극히 제한적인 실험 조건에서 99.99% 등의 실험 결과를 도출한 것에 불과했다.

따라서 99.99% 제거 등의 실험 결과 그 자체는 사실이더라도, 광고가 전달한 제품의 성능에 대한 궁극적 인상과 제품이 실제로 발휘하는 성능 사이에는 상당한 차이가 존재하므로 제품의 실제 성능을 정확히 알리기 위한 제한사항이 상세히 표기되지 않은 이상 광고의 기만성이 인정된다고 공정위는 판단했다.

99.99% 등의 제거율이 어떠한 조건에서 도출된 실험결과인지를 알지 못하는 소비자로서는 제품의 실제 성능을 과장해 인식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공기청정 제품의 본질적인 기능인 유해 물질 제거 성능에 대해 과장된 인상을 전달한 이 사건 관련 광고는 소비자의 합리적인 구매 결정을 방해할 우려가 있다고 봤다.

공정위는 99.99% 제거 등 공기청정 성능에 대한 표현이 광고에서 강조된 정도, 광고의 규모와 확산 정도, 관련 매출액 규모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한국암웨이㈜에 시정명령(향후 행위금지명령), 공표명령과 4억6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또한 ㈜게이트비젼에 시정명령(향후 행위금지명령)과 1100만원의 과징금 부과를 결정했다.

공정위는 그간 기획조사를 통해 작년 5월과 7월에 13개 공기청정기 제조·판매사의 공기청정 성능 관련 부당 광고행위에 대해 시정조치와 과징금(총 16억7600만원)을 부과한 바 있으며, 이번에 조치한 2개 사는 추가로 조사해야 할 사항이 있어 올해 2월에 시정조치가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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