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강우 등 해외 우수기술 및 정책 사례 적극 도입해야

대기오염이 유발한 조기사망으로 세계 GDP의 3.5%에 달하는 경제적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 실내 공기 악화에 따른 질병으로 유럽의 재정적 손실은 340~900조원에 이른다.

언제부턴가 대한민국은 미세먼지 예보를 보면서 하루를 시작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사안이 심각하다보니 급하게 인공강우 실험까지 실시했지만, 국민들의 이해나 체감도와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그러나 세계적 석학들은 인공강우 기술을 통해 물과 공기 문제해결의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전 세계적으로 인공강우 기술은 70년 넘게 시도되고 있으며 현재 60개국에서 기후조절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미국 서부에서는 60여개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21세기는 인류에게 공기와 물이 가장 중요한 문제가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인간 활동으로 대기 중 이산화탄소가 늘어났고, 기타 여러 입자들이 포함되면서 정상적인 물 순환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2050년이 되면 전 세계 인구의 30~40%가 물 부족에 시달리고 태풍, 허리케인 같은 극한 기후현상으로 고통 받을 수 있다.

인공강우 기술을 통한 기후조절은 오랜 기간 진전을 이루지 못했지만, 최근 레이더 기술 발달, 새로운 위성 개발 등에 힘입어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인공강우 기술은 극한 기후현상의 완화에 영향을 미치고 강수량도 다른 대안들에 비해 5~15배 더 저렴하게 증가시킬 수 있음이 확인됐다. 미국 와이오밍과 아이다호에서 10년 넘게 진행한 인공강우 프로젝트 결과 강수량이 15~17% 증가했다.

인공강우 기술은 대학과 연구기관, 기업 등 여러 주체들이 협력해 오랜 기간 데이터를 축적하면서 종합적으로 연구하고 상호작용 패턴을 파악해야한다. 인공강우가 미세먼지를 완전히 제거할 수 있는 기술은 아니지만, 미세먼지를 저감시킬 수 있는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

한국은 인공강우 기술을 성공적으로 도입할 수 있다고 관련분야 전문가들은 평가한다. 기상레이더와 항공시설 같은 기술 인프라가 확충돼있어 인공강우 기술을 도입할 수 있는 조건이 충분히 구비됐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한국의 대기상황에 맞춰 잘 설계한 후 인공강우 실험을 시행한다면 구름 입자와 크기를 충분히 증가시켜 프로젝트를 성공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그런데 인공강우 기술을 한국에 적용하기 위해선 정확한 지역별 대기질 데이터가 먼저 구축돼야한다. 일부 지역에서 시행한 단편적 실험만으로는 인공강우가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 정확히 예측하기 어렵다.

한 두 번의 실험을 보고 인공강우의 가능성을 판단하는 것은 무리다. 적어도 5년 이상의 꾸준한 데이터 구축과 기술적용을 통해 대기질을 개선하고 부족한 수량도 확보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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