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 미세먼지, 공기청정보다 환기가 더욱 중요해
여러 유형의 장치 복합적으로 설치해야 효과 높아

이날 행사에 참가한 국회의원과 발제자 및 토론자들 <사진=김봉운 기자>

[환경일보] 김봉운 기자 = 최근 중국 미세먼지·황사와 더불어 국내 다양한 요인으로 자체 발생하는 미세먼지는 활동 범위를 좁히고 삶의 질 또한 절하시켜 국민 안전과 행복을 위협하고 있다.

미세먼지 취약계층의 호흡기 관련 질병과 미세먼지 농도의 높은 연관성은 다양한 연구를 통해 밝혀지고 있다. 미세먼지는 특히 어린이와 노약자 등 취약계층에게 더욱 치명적으로 작용해 각별한 주의를 요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미세먼지 취약계층이 거주하는 공간의 ‘실내 공기 질’ 관리에도 적신호가 들어오면서 우리 아이들이 하루 반나절 이상 보내는 학교 교실 공기 질 개선이 시급한 상황으로 부각되고 있다. 하지만 이를 해결해야 할 정부와 학교에서 뚜렷한 대책이 나오지 않아 국민의 불안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영향을 미치는 학교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한 논의에 집중하는 자리로 한국기계원구원은 김승희, 송옥주 국회의원과 함께 지난 4월3일 국회의원회관 3세미나실에서 ‘학교 미세먼지 해결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관련 기관 공무원, 전문가, 일반시민 100여명이 모여 어린 학생들이 미세먼지 걱정 없는 학교에서 진정한 배움을 실현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을 함께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실험을 통한 수치화된 데이터로 효과를 증명

주제발표는 한방우 한국기계연구원 책임연구원 ‘학교용 공기청정기의 현장 미세먼지 저감 실증’, 노광철 에어랩 대표 ‘공기청정기와 환기장치의 미세먼지 저감 사례 비교’, 배귀남 미세먼지 범부처 프로젝트 단장 ‘생활환경 미세먼지의 과학기술적 관리방안’에 대해 발제했다.

한방우 한국기계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이날 발표에서 많은 사람이 우려하는 ‘공기 청정기를 가동했을 때 실효성이 있는가?’와 관련한 의구심에 실험을 통한 수치화된 데이터로 효과를 증명했다.

우선 학교 미세먼지의 발생 원인 및 크기별 진단을 통해 외기조건, 내부조건, 실내외 상호영향으로 나눠 진단항목과 개선항목을 면밀히 점검했다.

학교 미세먼지의 발생 원인 및 크기별 진단 <자료제공=한국기계연구원>

이어, ‘학교용 공기청정기의 미세먼지 제거능력 및 유지보수 기간 실증’으로 2018년 9월부터 2019년 8월31일까지 진행, ▷학교 주체 미세먼지 및 공기정화장치 인지도 실태조사 분석 ▷실증 사이트 및 대상 공기청정기 선정 ▷학교 미세먼지 감소 특성 평가 및 에어필터 유지보수 기간 실증 ▷학교 실증 연구결과의 성과 공유 발표회 개최 및 언론홍보 ▷제품 개선 방향 제안 및 공기청정기 설치-운전 매뉴얼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험 대상학교는 서울과 광주에 위치한 초등학교에서 진행, 현재 현장에 설치된 유형은 ‘공기청정기’와 환기장치 및 습식형 청정기로 분류해 다면평가를 실시, 단일 정화장치만으로는 교실 내 미세먼지를 최대 30%까지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기청정기 모델의 평균 수치 저감효과 <자료제공=한국기계연구원>
공기청정기와 환기장치 복합운전 사용시 <자료제공=한국기계연구원>

반면, 여러 가지 유형의 장치를 복합적으로 설치했을 경우 PM10은 70%까지 감소했으며, PM2.5 최대 40%까지 농도를 낮출 수 있는 것으로 실험결과 드러났다고 밝혔다.

또, 현장에서 직접 문제에 직면한 학교 선생님들은 공기청정기 가동 시 주기적 환기가 어려운 점과 매주 1~2회 청소가 현실적으로 어려움, 외기 미세먼지 상황 고려 공기청정기 가동여부 판단 어려움, 공기정화장치 사용기준에 학교 현장 현실 반영 절실한 부분에 여러 고충에 대한 해결방안으로 한 연구원은 리빙랩(사용자가 직접나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사용자 참여형 혁신) 개념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효과적인 공기청정, 환기 필수적으로 병행해야

하지만 사용된 공기청정기 및 환기장치 용량, 공기청정기 환기장치 운전방식, 필터 관리상태, 학교 연식 및 건물 기밀도, 교실청소상태, 사용자의 장치 이해도 등에 따라 공기청정의 상태가 다르다고 밝혔다.

공기청정기가 환기장치보다 미세먼지 제거 성능은 우수하나 이산화탄소가 기준치 대비 2~3배 증가하는 것은 환기가 부족한 학교 교실의 일반적인 문제라고 말했다.

공기청정기와 환기장치 통합 운전제어 <자료제공=한국기계연구원>

또, 공기청정기만 설치된 학교의 경우 적절한 환기 가이드라인 제시가 시급한 상황이라며, 교실 내 CO₂ 모니터링 및 환기 지시등 적용 등이 적절한 방안이 될 수 있을것 이라고 예시를 들었다.

더불어, 공기청정기의 초기 성능 유지를 위한 필터관리가 매우 중요한 부분으로 전처리필터는 2~4주마다 청소해주는 것이 좋고 헤타필터는 한 학기에 한 번씩 교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향후 공기청정기나 환기장치 유지관리는 관리 및 관리 전문가에 의한 관리체계 마련이 필요하며, 이러한 시스템이 구축되기 전까지는 사용자에게 필터 청소 및 교환 방법 교육, 홍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밀도에 따른 차이 <자료제공=한국기계연구원>

또한 미세먼지 유입차단을 위해서는 건축공학적 접근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건물의 기밀도 향상(고 기밀성 창호, 단열 도어 설치)과 도로변 방진벽 등을 통해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지정토론에서 김윤신 건국대 석좌교수가 진행을 하고있다. <사진=김봉운 기자>

이어진 지정토론은 김윤신 석좌교수가 좌장을 맡아 진행, 정권 서울시립대학교 교수(전 서울시보건원장) ‘학교 교실 미세먼지 프리존으로 만들어야’, 박준석 한양대학교 교수 ‘건물 기밀도 높여 미세먼지 방지해야’, 이진임 서울시북부교육지원청 사무관 ‘공기청정기 관리 위해 렌탈로 진행, 전문가가 주기적 관리 가능해져’, 이은영 소비자연대 대표, 지현영 환경재단 미세먼지센터 국장, 차성일 한국공기청정협회 전무이사 ‘미세먼지 CO₂관리가 선행돼야’의 주제로 활발하게 의견을 개진해 열띤 토론의 장을 만들었다.

김학용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 자유한국당 국회의원 <사진=김봉운 기자>

이날 자리에 참석한 김학용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은 “예전에는 야외활등의 척도가 비가 오나 안오나로 구분됐지만 현재는 미세먼지 농도가 척도가 되고 있다”며, “미세먼지와 관련한 상황은 더 나쁘게 변하고 있다며, 중국의 경우 300조를 투자해 일부지역이지만 43% 저감효과를 가져오며 노력을 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예전부터 이러한 노력이 없었기 때문에 미세먼지에 국민이 무방비로 노출될 수 밖에 없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이어 “아이들을 위한 실효성 있는 미세먼지 대책은 어떤 현안보다 중요하다”라며, “학교보건법을 기준으로 아이들이 배우는 공간의 공기 질을 잘 관리하는 것이 우선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현재 우리나라가 처한 대기오염 국면에 대응방안을 정부와 국회가 명확하게 인지하고 어떻게 제거할 것인지가 숙제로, 미세먼지 원인을 제공하는 것을 찾아 어떻게 해결방안을 모색할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미세먼지와 관련해 건강을 다루는 보건복지, 환경을 다루는 환노위가 함께 시너지를 발휘해 좋은 시간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오늘 논의되는 사항에 환경노동위원회가 해야 할 역할에 대해선 힘닿는 곳까지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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