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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가득한 도시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자배출량 중심에서 지역별 농도 기여도 기반으로 전환해야
기상·기후환경과 도시계획 함께 고려한 종합대책 필요

[환경일보] 미세먼지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도시 계획 차원에서 바람길을 확보해 신선하고 찬공기를 도시로 끌어들이자는 제안이 나왔다.

국토연구원(원장 강현수)이 국토환경·자연연구본부 출범을 기념해 ‘신선한 바람을 도시로 끌어들이자’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강현수 국토연구원장

국토환경·자연연구본부는 국토·환경, 국가방재, 수자원·하천 분야의 전문가 17명으로 구성됐다. 제5차 국토종합계획(국토환경, 수자원, 에너지, 해안해양, 산지·산촌)을 포함해 총 11건의 과제를 수행 중이다.

국토환경·자원관리를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국토·지여계획을 수립하고 특히 미세먼지 걱정 없는 국토공간 조성을 위한 종합적 국토계획 기반을 구축할 예정이다.

강현수 국토연구원장은 “국토 분야에서 환경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미래 국토에 대해 원하는 바를 조사했더니 가장 첫 번째가 ‘깨끗한 국토’, 두 번째가 ‘안전한 국토’라는 답변이 나오는 것을 보면서 시대가, 국민이 바뀌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밝혔다.

또한 강 원장은 “국토부 측면에서도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매우 많다”며 “수송 분야의 효율을 높이고 건물 에너지를 전환하며, 도시 형태를 바꿔서 바람길을 만들면 상당한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바람길을 조성하면 막대한 양의 신선한 공기를 도시에 불어넣어 미세먼지를 희석시킬 수 있다.

모든 화력발전 없애면 미세먼지 2% 감축

첫 번째 발제자인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 주현수 선임연구위원은 미세먼지 국내외 기여율 산정 방법론에 대한 이견을 제시했다.

주 선임연구위원은 “정부에서 산정하는 방식에 따르면 국내 35%, 국외 65%인데, 국내와 국내가 명확하게 나뉘지 않는 교차범위를 산정하면 국내 18%, 국외 42%, 국내외 교차 40%로 바뀐다”며 “어떤 방식으로 기여도를 산정하느냐에 따라 정책적 시사점이 달라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KEI 주현수 선임연구위원

주 선임연구위원은 미세먼지 저감대책의 효과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노후 석탄화력발전 10기를 중단시켜도 0.05%에 불과하며, LNG 전환도 마찬가지다”라며 “비현실적인 가정이지만 우리나라의 모든 석탄화력발전을 중단시키면 2%밖에 줄이지 못한다”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주 선임연구위원은 “그렇다고 화력발전을 없앨 필요가 없다는 것이 아니라, 이것만으로는 국민이 체감하기 어렵기 때문에 더 많은 저감수단이 필요하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인공강우로 인한 미세먼지 저감 효과 역시 과학적인 근거가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인공강우로 인한 미세먼지 저감을 과학적으로 증명할 수 없다는 것이다.

주 선임연구위원은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 시 발생 메커니즘 유형에 따른 차별화 대책을 적용하고 효과에 비해 고비용, 고불편을 초래하는 정책을 지양하며 인공강우, 야외 공기정화기, 터널 플라즈마 기술 등은 면밀한 추가 검증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끝으로 주 선임연구위원은 “현재의 배출량 감축정책만으로는 미세먼지 농도 개선 효과를 체감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배출량 기반의 대책에서 지역에 특화된 부문별 농도 기여도 기반의 대책으로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주현수 선임연구위원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모든 석탄화력발전소 가동을 중단해도, 미세먼지를 2%밖에 줄이지 못한다.

한국은 선언적 규정만 존재

국토연구원 박종순 책임연구원은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바람길 도입 방안에 대해 발표했다.

박 책임연구원은 “독일은 연방건축법에 바람길 조성과 활용에 관한 법적인 근거를 마련해 찬바람 생성지역의 보호, 생성된 찬바람이 도시로 원활하게 유입할 수 있는 토지이용을 유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독일 남부의 대표적인 산업도시인 슈트르가르트는 높은 협곡에 위치한 분지 지형의 도시로, 바람이 적어(평균 풍송 2m/sec) 대기오염이 정체된 곳이다.

국토연구원 박종순 책임연구원

1970년대 바람길을 조성하면서 시간마다 1억9000㎥의 신선한 공기를 도심부에 유입하는데 성공했다.

도심 인근 구릉부의 신규 건축을 금지했고, 도시 중심부 통풍길 지역의 건축물은 5층 이하, 건물 간격 최소 3m 이상으로 규제했다.

또한 바람길인 대도로, 소공원은 100m 폭을 확보했고 산림에도 바람통로를 조성했으며, 큰 나무를 밀도 있게 심어 신선하고 차가운 공기가 고이는 ‘공기댐’을 만들어 강한 공기의 흐름을 확산했다.

박 책임연구원은 “기상·기후환경과 도시계획을 함께 고려해야 바람길의 공간적 적용이 가능하다”며 “그러나 국내 관련 법령을 보면 선언적 의미로 권고하고 있을 뿐, 구체성이 부족해 바람길을 적용한 도시계획이 적용된 경우는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는 “국토계획평가 중 환경성 검토 항목에 바람길을 추가하고, 환경영향평가를 통해 개발사업에 광역 및 도시 차원, 도시 내 바람길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수목의 미세먼지 저감 효과 뛰어나

경북대학교 엄정희 교수

경북대학교 엄정희 교수는 산줄기를 활용한 바람길 조성에 대해 발표했다.

엄 교수는 바람길에 대해 “도시 외곽의 차가운 공기를 도시로 끌어들여 정체된 공기를 정화하는 것”이라며 “찬공기가 발생하는 지역을 파악해서, 열환경에 취약한 개발지역까지 이동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라고 밝혔다.

엄 교수는 “독일 베를린 국제공항 건설로 인해 폐쇄된 Tempelhof공항은 도시 열환경 개선 및 관리를 위해 공원으로 조성할 계획”이라며 “조성 전후 다양한 도시 열환경 분석을 통해 계획의 타당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호서대학교 이건원 교수는 소규모 지역 차원의 미세먼지 대응 방안에 대해 발표했다. 이 교수는 “도시 미기후는 도시만의 독특한 기후이며, 도시 내 한지점 또는 특정한 장소만의 독특한 기후”라며 “같은 도시 내에서 거리가 멀지 않음에도 기후가 전혀 다른 경우가 있다”고 밝혔다.

호서대학교 이건원 교수

이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도로에 인접할수록 미세먼지 수치가 높으며 특히 대로 및 교차로 부근이 높게 관찰 ▷단지 내부에 비해 대로변의 미세먼지 및 질소산화물 수치가 높게 측정 ▷같은 대로변이라도 녹지축에 가까울수록 미세먼지 수치가 낮고 ▷대로변이 이면보다 미세먼지 수치가 높고, 단지 주출입구가 다른 곳보다 질소산화물 수치가 높음 ▷외부에서 미세먼지가 확산된다고 가정하면 와류 및 기류 정체에 의해 미세먼지 정체 구간 발생 ▷풍속과 미세먼지 측정치는 유사한 패턴을 보임 ▷고도가 낮을수록 바람의 속도가 낮아지기 때문에 미세먼지 수치도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교수는 “좁은 도로의 구조를 고려하지 않고 가로수를 심으면, 바람을 가로막아 오히려 대기정체를 유발할 수 있다”며 “수목은 미세먼지뿐 아니라 도시열섬, 소음 등 여러 효과가 있다는 것이 외국에서 증명됐다”고 밝혔다.

국토연구원이 국토환경·자연연구본부 출범을 기념해 ‘신선한 바람을 도시로 끌어들이자’라는 주제로 8일 세미나를 개최했다.

찬공기는 그린벨트에서 나온다

가천대학교 소진광 교수

이어서 가천대학교 소진광 교수를 좌장으로 토론이 진행됐다. 토론 시작에 앞서 소 교수는 “특정 지자체 주민들이 미세먼지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토지이용, 경제활동, 소비행위, 행동방식에 대한 연구를 통해 개인별로 실천해야 할 행동강령을 인식해야 한다”며 “환경오염에 관한 피해는 전체적 총량으로 측정되지만 저감수단은 전적으로 일상생활에서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서울대학교 이동근 교수는 미세먼지 저감과 기후변화 해결을 연계해서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풍속이 약해져서 미세먼지가 심각해진다는 연구결과를 보면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기후변화를 완화시켜야 한다는 결론이 나오지만, 이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며 “개발사업 시 거주 주민이 체감할 수 있는 찬공기가 유입될 수 있는 공간의 확보와 적극적인 조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서울대학교 이동근 교수

아울러 그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미세먼지는 해결 가능한 문제임을 인지하고 미세먼지, 도시열섬, 기후변화 등 다양한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는 목표를 세우고 연구를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이 교수는 “기본적인 공기가 나쁘다면 바람이 불어서 새로운 공기가 채워져도 여전히 나빠질 수 있다”며 “따라서 미세먼지를 줄일 수 있는 대안이 필요하며 특히 그린벨트를 해제하면 안 된다”라고 주장했다.

인천연구원 조경두 박사는 배출감소에 초점을 맞춘 사후대책을 뛰어넘는 배출유발요인에 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조 박사는 “석탄화력으로 인한 영향을 전국 단위로 분석하면 크지 않지만, 발전소 인근 지역으로 한정하면 효과는 상상하는 것보다 크다”며 “서울시 미세먼지 대책 역시 그런 측면에서 보면 효과가 적지 않다”고 밝혔다.

인천연구원 조경두 박사

중국발 미세먼지에 대해서도 “배출 기여도와 농도 기여도를 가지고 중국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데, 기여도라는 것은 매순간 달라지기 때문에 협상이 어렵다”며 “미국와 캐나다의 사례를 보면, 기여도를 따지기보다 함께 40% 저감하자고 약속했다. 이런 접근방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인공강우에 대해서도 “한반도에 고농도 미세먼지가 발생할 때는 한국과 중국에 고기압이 자리하고, 일본에 저기압이 자리 잡아 한반도 공기가 정체되는 상황”이라며 “고기압이 자리 잡은 상황에서 강우 씨앗을 뿌려봐야 비가 내리지 않는다. 다른 목적이라면 모를까 미세먼지 저감으로 인공강우는 효과를 얻을 수 없다”라고 비판했다.

또한 그는 “도시지역의 에너지 공급 체계가 중요하다. 아주 오래된 노후 보일러를 콘덴싱 보일러로 바꾸는 것은 환영하지만, 새로운 도시를 만들면서 폐열을 이용한 지역난방을 포기하고 콘덴싱 보일러를 설치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세먼지 종합대책에 포함해야

국토부 정의경 과장

국토부 정의경 과장은 “지속가능한 도시 요건에 바람길이 있어서 연구도 하고 실제로 적용한 경우도 있었다”라며 “도시 구조가 중심부에서 발전하는 것이 아니라 우후죽순으로 확장되다보니 바람길을 현실적으로 적용하는 것이 힘들다”라고 밝혔다.

행정안전부 배동현 사무관은 “바람길에 대한 연구는 매우 좋은 연구라고 생각한다. 공기 순환이 조금만 좋아져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고농도 미세먼지가 발생하는 3월이 아닌 8월에 연구가 집중된 것은 아쉽다”라고 밝혔다.

환경부 이정용 과장

환경부 미세먼지TF 이정용 과장은 “미세먼지를 줄이는 것과 함께 학교, 병원 등 취약시설을 만들 때 바람길을 고려해서 배치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기후변화 적응 대책과 연계하면 시너지 효과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미세먼지 종합계획을 만들고 있는데, 바람길을 제안하면 좋을 대책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국토계획과 환경계획을 연계하면 더 좋은 대책이 만들어질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산림청 김주열 과장은 “지난해 2월부터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도시의 그린 인프라 구축에 나서고 있다. 올해 17개 도시에 바람길 숲 시범사업을 시행할 예정”이라며 “처음 시작하는 사업이라서 지자체에서도 어려워하고 있지만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생태계 균형 측면의 연구 필요

KEI 이창훈 선임연구위원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이창훈 선임연구위원은 “2017년 이후 동북아지역의 풍속 저하가 기후변화로 인한 것이라는 가능성이 제기됐다”며 “중국과 우리나라에서 지속적으로 미세먼지 발생량이 줄고 있음에도 고농도 미세먼지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이상 통상적인 대책이 아닌 비상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매년 특별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석탄발전소가 단일 기여도가 가장 높음에도 환경급전은 포함되지 않고 있다”며 “석탄연료를 LNG로 전환하면 발전단가가 인상돼 전기요금을 올려야 하기 때문에 실행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경유도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는 “미세먼지를 진정으로 해결하려면 당연히 대가를 지불해야 하고, 이를 국민들에게 솔직히 알려 국민들이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대가를 지불하게 해야 한다”고 밝혔다.

환경일보 김익수 편집대표

환경일보 김익수 편집대표는 “미세먼지에 대해 모두가 가해자인 동시에 피해자라고 하지만, 스스로를 가해자라고 하는 사람을 한명도 못 봤다”며 “연구를 위한 연구가 아니라, 자기 분야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야 한다. 미세먼지뿐만 아니라 폭염, 오존 등을 통합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편집대표는 “인공강우는 미세먼지 저감의 수단이 아니라, 부족한 수자원 확보를 위한 방법 중 하나”라며 “통합적인 환경관리, 생태계 균형 유지라는 측면에서 장기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는 “국민들이 이해하기 쉽게 전문가들이 좀 더 쉬운 단어로 이야기하고, 국민 스스로가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는 것을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김경태 기자  mindaddy@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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