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생물자원관, 독초 구별 유전자신분증 시스템 구축

[환경일보]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은 생김새가 서로 비슷한 산나물과 독초를 구별할 수 있는 유전자신분증(DNA바코드) 정보 시스템(species.nibr.go.kr/index.do)을 최근 구축했다고 밝혔다.

유전자신분증(DNA바코드)이란 종마다 다르게 나타나는 유전자 정보인 아데닌(A), 티민(T), 구아닌(G), 사이토신(C)의 4가지 염기서열을 4진법으로 구성한 일종의 신분증을 의미하며, 생물 종의 오·혼용을 방지하는 과학적인 근거로 쓰인다.

산나물과 독초 유전자신분증(DNA바코드) 구축 이미지 자료. <자료제공=국립생물자원관>

국립생물자원관 연구진은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우리나라에 분포하는 독초 중 산나물로 착각하여 중독 사례가 있는 독초 15종과 이들 독초와 생김새가 비슷한 산나물 13종을 대상으로 유전자신분증(DNA바코드) 정보를 분석했다.

우리나라에는 약 400여종의 독성식물이 분포하며, 이 중 식용식물과 혼동하기 쉬워 감별이 필요한 주요 독초는 15종이다.

특히 이들 독초는 이른 봄철 새싹이 나는 시기에 식용하는 산나물 13종과 생김새가 서로 비슷해 중독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또한 일부 독초는 식물이름에도 나물이 들어가는 등 혼란을 준다. 실제로 최근 5년간 자연독 중독사고로 42명의 환자가 발생한 바 있다.

분석 결과 산나물로 오인되는 독초 15종은 유전자 염기서열이 생김새가 비슷한 산나물 유전자와 서로 다른 정보를 갖는 것으로 확인됐다.

예를 들어 독초인 박새, 여로, 은방울꽃은 모두 백합과에 속하는 식물로 같은과의 식용식물인 산마늘과 유사해 식용으로 착각하기 쉬우나, 유전자는 산마늘과 3~7%의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독초인 미나리아재비과 동의나물은 잎을 식용하는 국화과 식물인 곰취와 잎의 형태가 매우 유사하나 유전자는 9% 차이를 나타내며 뚜렷이 구분됐다.

식용 산나물인 곰취(왼쪽)와 독초인 동의나물(오른쪽). <자료제공=국립생물자원관>

연구진은 이번 시스템이 식용식물로 오인하여 독초 중독이 발생하는 경우, 신속하고 정확하게 원인 식물을 감별하는 진단 키트 등을 개발할 수 있는 기준 정보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국립생물자원관은 2008년부터 우리나라 고유식물, 멸종위기식물, 약용식물, 독성식물 및 주요산업소재로 이용되는 식물들을 대상으로 유전자신분증(DNA바코드) 정보를 구축해왔다.

현재까지 우리나라 전 식물종의 약 60%에 해당하는 약 2700여종의 정보가 확보된 상태다.

또한 국립생물자원관은 유전자 정보만으로 종 판별이 어려운 주요 식물산업소재들을 대상으로 2017년부터 대용량 유전체 정보를 확인하여 종을 판별하는 슈퍼바코드 기법을 도입하여 유전자표시(마커) 개발을 추진 중이다.

국립생물자원관 이병윤 생물자원연구부장은 “이번 시스템 구축으로 산나물로 착각하는 독초를 쉽고 빠르고 정확하게 구분할 수 있게 됐다”며 “생물자원의 정확한 판별에 기반한 지속가능한 이용을 위해 우리나라 생물 종에 대한 표준 유전자신분증(DNA바코드) 정보를 지속적으로 확보하고 구축하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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