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차카 블로킹이 지배적인 역할하면 폭염 예측 정확 떨어져

차동현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기상청 현업 모델의 예측 성능이 폭염의 발생 특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환경일보] 기후변화로 한반도에서 극단적인 폭염이 발생하는 가운데 한반도 폭염 예측 정확도는 캄차카 지역에서 발생하는 블로킹의 예측 정확도에 크게 좌우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블로킹은 중위도 편서풍 지역에서 상층의 고기압과 저기압이 정체하면서 동서 방향의 바람이 약해지고 남북 방향의 바람이 강해되면서 지상 기압계의 흐름을 막는 현상을 말한다.

울산과학기술원 도시환경공학부 차동현 교수 연구팀은 그동안 한반도에서 발생한 97개의 폭염 사례를 분석한 결과 캄차카 지역의 블로킹이 지배적인 역할을 한 폭염의 경우 예측 정확도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폭염의 예측 정확도를 분석하기 위해 과거 한반도에서 발생한 97개의 폭염 사례를 비슷한 특성을 가진 5개의 군집으로 분류하고 군집별로 기상청 현업 모델의 폭염 지속 기간과 강도에 대한 예측 성능을 분석했다.

특히 예측 정확도가 낮은 이유를 파악하기 위해 지역기후모델인 WRF(Weather Research and Forecast)를 이용해 수치 모델 실험을 수행했다.

분석결과에 따르면, 우선 한반도 폭염은 북태평양 고기압의 확장과 캄차카 지역의 블로킹에 크게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측사상 최악의 폭염으로 기록된 2018년 폭염은 북태평양 고기압의 확장과 환지구 원격상관(Circumglobal Teleconnection)과 연관된 군집으로 분류됐고, 2016년 폭염은 캄차카 지역의 블로킹 현상이 지배적인 군집으로 분류됐다.

연구팀은 특히 기상청 국지예측모델의 폭염 예측 성능을 비교한 결과 폭염 지속 기간과 강도 모두 북태평양 고기압의 확장이 지배적이었던 폭염보다 캄차카 지역의 블로킹의 영향이 컸던 폭염의 예측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폭염의 강도가 강했던 2018년보다 폭염의 강도는 상대적으로 약했지만 캄차카 지역 블로킹의 영향이 컸던 2016년 폭염의 예측 정확도가 크게 떨어졌다는 것이다.

상대적으로 강도가 약했던 2016년 폭염의 예측 정확도가, 강도가 강했던 2018년 폭염보다 낮은 이유를 파악하기 위해 지역기후모델 수치 실험을 실시했다.

그 결과 2018년 폭염 발생 원인으로 지목된 북태평양 고기압과 티베트 고기압의 확장은 모델이 상대적으로 잘 모의하는 반면, 2016년 폭염의 큰 원인이었던 캄차카 지역의 블로킹 현상은 실제보다 빠르게 소멸시켜 한반도 폭염이 조기에 종료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특히 수치 모델에 캄차카 지역 블로킹을 강제로 재현하는 실험을 수행했을 경우 한반도 폭염 예측 오차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나 현업 수치 모델의 캄차카 지역 블로킹 모의 실패가 결국 폭염 예측 정확도를 떨어뜨린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캄차카 지역 블로킹 예측 정확도가 한반도 폭염 예측의 정확도를 좌우했다는 것이다.

차동현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기상청 현업 모델의 예측 성능이 폭염의 발생 특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예측성이 낮은 경우의 문제점을 파악해 폭염 예측 개선 방안을 제시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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