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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날 기획특집②]
(사)미래숲 권혁대 중국본부장 인터뷰
“한 사람의 열 걸음보다 열 사람의 한 걸음으로”
미래숲과 중국공청단, 수많은 봉사자들이 15년간 1000만 그루 심어
‘녹색장성’이 사막화 동진 늦춰, 성공모델 다른 곳에서도 확산 기대
권병현 대표(오른쪽)와 권혁대 본부장

[쿠부치 사막=환경일보] 김익수 대표기자 = (사)미래숲 권혁대 중국본부장은 2006년 미래숲이 쿠부치 사막에 처음으로 사막화 방지 조림을 시작할 때부터 참여했다. 여러 사막 중에서 쿠부치를 선정하는 작업, 사업 관리를 위한 중국 파트너로 공청단과 협약, 그리고 사막 소재지인 내몽고 다라터치 인민정부와 협약을 맺는 업무부터 시작했다. <편집자 주>

<김> 왜 쿠부치 사막을 선택했나

<권> 쿠부치는 강한 바람에 사막언덕이 황사를 일으키고, 식물이 덮히거나 뿌리가 드러나는 ‘움직이는’ 사막으로 조림 난이도가 무척 높은 사막이다. 처음엔 회의감이 들기도 했지만 사막과 싸우는 NGO로서 더 이상 뒤로 물러날 수 없는 입장이었다. 왜냐하면 쿠부치 사막은 거대 사막의 최동단에 위치해 무서운 속도로 확장 중으로, 동쪽의 한국을 포함한 하북성, 베이징, 천진 쪽을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이 사막은 동쪽으로 1500㎞ 떨어진 한국으로 황사를 보내는 발원지다. 가까이 100㎞ 이내의 평원에는 이미 일직선으로 모래가 쌓이는 확장 결과 당시 원주민들은 대부분 포기하고 이주했다. 그냥 두면 계속해서 인가와 도시로 침입할 것이 분명했다. 실제로 조림 첫해인 2006년 4월 봄, 미래숲 녹색봉사단이 파견되어 첫 삽을 뜬 지 며칠 안 된 4월 8일 심한 모래폭풍이 불어왔다. 당일 밤 기차로 밤새 동쪽의 베이징으로 이동했는데, 다음날인 4월 9일 도착한 베이징은 짙은 오렌지색 황사로 가득 차 있었고, 계속 이동해 4월 10일 도착한 서울에서는 휴교령 등 황사경보가 발효됐다. 쿠부치의 황사가 우리와 함께 서울까지 이동한 것이었다.

<김> 사막에 나무를 심겠다 했을 때 주변 반응은 어땠나

<권> 모래를 파고 나무를 심는 것에 대한 주변의 반응들은 당연히 회의적일 수밖에 없었다. 거대한 사막을 나뭇잎 하나로 가리는 듯 작은 예산이 전부였다. 그래도 미래숲 권병현 대표님은 굳은 의지로 첫발을 뗐다. “사람이 하면 된다. 열심히 해보겠다”고 당시 조림현장 담당 다라터치시 공청단 서기를 설득했다. 나는 된다고 믿고 장님처럼 따라갔을 뿐이다. 첫해 조림 활착률이 무려 80%에 달했다. 뜨거운 사막에서 필사적으로 수개월씩이나 매일 작업한 현지 공청단 조림팀의 투혼이 가져온 결과였다. 그렇게 생존한 나무들이 증거가 되어 사회의 관심과 지원이 조금씩 늘어날 수 있었다.

<김> 조림사업이 효과가 있다는 증거는 무엇인가

<권> 2006년부터 2009년까지 쿠부치 사막을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폭 1㎞, 길이 16㎞의 ‘한중우호 녹색장성’이 완성됐다. 2009년부터는 녹색장성의 서쪽에서 평행으로 사막을 가로지르는 류꼬우허 강을 건너서 ‘롱토과이’라는 사막마을 옆에 나무를 심기 시작했다. 원래 수대째 옥수수 재배와 양치기를 하며 8가구 이상 살던 곳이었는데 모래 침입으로 매년 집과 밭이 묻히면서 다 떠나고 남은 꿔이샨 노인 부부도 떠나려 준비 중이었다. 그런데 조림사업이 본격화되면서 살만해지자 이분들은 2019년 현재도 그곳에 계시며, 떠났던 다른 가구들도 모두 돌아와서 지금은 수십 세대의 마을이 형성됐다. 아이러니컬하게도 중국 내몽고도 마이카 시대를 맞으면서 사막과 물과 나무가 어우러진 이곳 롱토과이에 주말마다 많게는 1000명이 넘는 관광객들이 찾는다. 주민들의 큰 수입원이 되었지만, 많은 쓰레기가 생겨서 또 다른 환경문제가 되고 있다. 지속가능한 환경유지와 경제발전을 동시에 달성할 대안이 필요해 보인다.

“함께 발로 뛰시다.” 사막화 방지 식수활동에 참여한 청년들의 다짐

<김> 쿠부치의 생태계가 회복되고 있다고 보는가

<권> 2018년 미래숲이 중국 공청단과 함께 쿠부치 사막에 심은 나무가 1000만 그루를 돌파했다. 결코 적지 않은 수이며, 조림한 지 10년 이상 되는 지역에는 나무가 우거졌고 이에 의지해 각종 풀이 자라고, 떨어진 나뭇잎이 토질을 바꿔 비온 뒤에는 이끼가 끼기 시작했다. 토끼, 두더지, 들쥐와 매, 올빼미, 사막여우, 개미를 비롯한 다양한 곤충과 도마뱀들이 서식하게 됐다. 심은 나무들은 뿌리를 옆으로 뻗어 새끼 나무들이 자라고, 심은 나무 수 버금가게 맹아를 내고, 인공으로 심은 사류들은 씨가 흩어져 강가에 사류 서식군을 형성했다.

<김> 14년째 활동하다 보면 잊지 못할 경험들이 있을 텐데

<권> 처음 사막에서 목격한 조림 현장은 충격적이었다. 바람이 세차게 부는 날이었는데, 사막에 도착해 차에서 내려 눈도 못 뜰 정도로 따갑게 모래가 뿌려졌다. 황급히 조림인부들이 점심식사 중인 군용텐트 천막을 들추고 들어섰다. 어둡고 뿌연 먼지 속에 30여명의 인부들이 있었다. 오전 작업 중 얼어버린 ‘만토우’ 빵을 녹이려고 쇠꼬챙이에 끼워 모랫바닥에 세운 석탄난로에 굽는 사람, 바닥에 앉아 그것을 먹고 있는 사람, 차가운 손을 웅크리고 담배를 피우고 있는 사람 등등이 보였다. 굽고 있던 만토우 빵을 건네줘서 한입 물었는데 입이 까다롭지 않은 데도 마른 맨빵을 먹기가 쉽지는 않았다. 빵을 건네받을 때 잠깐 닿은 손은 수십년간 농기구를 잡아 굳은살이 딱딱하고 때에 쩔고 혹독한 겨울에 살이 튼 그런 손이었다. 그때 나도 모르는 새 그분들께 큰절을 올리며 인사했다. “페이창 간시에! 니믄 흔 웨이따(너무 감사합니다. 여러분들은 정말 위대합니다).” 사막화 방지의 최대 수혜자라고 할 수 있는 도시인이면서도 이런 사실을 전혀 몰랐던 것이 창피했고, 또 이분들의 선량한 나눔이 너무 감사해 그렇게 행동할 수밖에 없었다. 큰 경계를 넘은 기분이었다.

<김> 쿠부치의 성공경험이 다른 지역에서도 적용될 수 있나

<권> 시야를 조금 확대해서 보면 쿠부치 사막의 복원은 매우 작은 성공사례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쿠부치의 서쪽으로는 심각한 사막화가 진행 중인 아라산, 북쪽으로는 몽골 고비사막, 더 서쪽으로 수천㎞ 뻗어 있는 중국의 타클라마칸이 있다. 더 서쪽으로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과 물이 말라 유명한 아랄 해, 남쪽으로 인도와 서쪽으로 중동의 사막이 있다. 지난 수십년간 두 배 크기로 성장한 북아프리카 사막과 20%나 사막화된 스페인, 바다 건너 북미 서부와 브라질도 있다. 지구의 사막화 속도는 1분에 축구장 32개 속도다. 미래숲이 1000만 그루를 심은 것을 자랑할 때가 아니다. 미래숲은 ‘마음 먹으면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을 뿐이다. 사막화는 너무 규모가 커서 지구의 모든 사람들이 조금씩 참여하지 않으면 해결될 수 없다. UN은 LDN2030을 내세워 2030년까지 토지 사막화 중립을 위해 세계 각국의 동참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나무 심는 속도를 높여 2030년에는 1분에 축구장 32개 속도로 가자는 것이다. 모두의 동참이 필요한 때다.

<김> 금년 녹색봉사단의 목표는 무엇인가

<권> 2019년도 녹색봉사단은 쿠부치에서의 지난 16년간의 나무심기 성공사례를 기초로 제2막을 열고자 한다. 지난 16년간 나무심기를 최고의 목표로 정했으나, 이제는 사회를 향한 ‘인식제고’를 제1목표로 세웠다. 녹색봉사단은 교육과 사막에서의 체험을 기초로 미래숲의 작은 성공사례를 세상에 알려 모두가 참여하는 사막화 방지 ‘BTD(Billion Trees in Desert) 캠페인’을 적극적으로 글로벌하게 진행할 계획이다. 특히 금년 9월 인도 뉴델리에서 개최될 사막화 방지 최대 국제회의인 UNCCD COP14에 참여하여 국제적 NGO 간에 협력을 모색하고자 한다. 70억 인구가 나무 한 그루씩을 지원한다면 사막화 문제는 해결될 것이다.

<내몽고 쿠부치사막, 인터뷰=김익수 대표기자, 사진제공=미래숲>

김익수 대표기자  iskimbest@hkbs.co.kr

<저작권자 © 환경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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