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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날 기획특집③]
‘쿠부치 사막’ 현장의 목소리를 담다
제18기 한중녹색봉사단이 중국 내몽고 쿠부치 사막에 모여 결의를 다지고 있다

[환경일보] 2006년 (사)미래숲이 중국 내몽고 쿠부치사막에 처음 사막화 방지를 위한 조림 사업을 시작한 이래 올해도 어김없이 한·중 청년단이 모여 ‘한 그루’의 나무를 심으며 희망의 녹색장성을 이루고 돌아왔다. 15년간 1000만 그루의 나무를 심은 이곳에 일어난 녹색기적의 현장을 경험한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미래숲 녹색 바람으로 지구를 푸르게

박동균 객원교수

지난 2000년 3월 북경 인근 밀운 저수지를 보호하기 위해 주중한국대사관 주관으로 진행한 나무심기 행사에 참가했다. 그 자리에서 권병현 당시 대사님은 황사의 발원지인 서부 지역으로 가서 한국과 중국이 함께 사막화 확산을 저지할 방안을 모색해보라고 말씀하셨다.

산림학을 공부한 전문가였지만, 마음속으로 큰 부담이 쌓이기 시작했다.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누런 모래바람이 한반도를 덮치자 학교가 문을 닫고, 항공기 운항이 중단되는 등 최악의 황사 피해를 입었던 때가 2002년이었다. 서울로 돌아오신 권병현 전 주중대사님은 미래숲을 창립해 1기 녹색청년봉사단 100명을 모집하고 중국 국가임업국과 협의하여 식수행사를 진행하자고 제안했다.

우여곡절 끝에 황사 발원지의 하나인 황토고원에 속한 서안과 만리장성에서 중국과 한국의 청년들과 지도자들이 함께 나무를 심었다. 북경임업대학에서 중국 대학생들과 환경 토론과 문화 교류의 시간을 가졌으며, 7월에는 중국 대학생 100명이 서울을 방문해 공공외교의 기반을 다지는 기회가 됐다.

2010년 쿠부치 사막에 조성한 녹색장성을 감시한 결과 포플러와 사류가 아직 어렸으나 잘 자라고 있었다. 이 광대한 쿠부치 사막의 확산을 과연 저지할 수 있을까 하는 일말의 의구심도 들었으나 미래숲이 채택한 모델은 성공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동북아지역의 훼손된 산림을 복구하고, 남미와 아프리카 그리고 중앙아시아에서 진행되는 사막화 확산 방지를 위한 연구와 노력을 하는 가운데, 20년 만인 지난 3월 다시 쿠부치 사막에 나무를 심게 됐다.

미래숲 18기,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님과 함께 사막에 10억 그루 나무를 심자는 프로그램에 동참한 것이다. 사막에서 나무를 심고, 한중청년포럼과 세계시민교육 등 공공외교 행사에 멘토 자격으로 참여했다. 초창기에는 소통 부족으로 청년 단원들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고 일방적으로 행사가 진행되었다면, 이번에는 모든 단원들의 참여로 포럼과 교육이 진행된 것이 인상적이었다. 사막에서 사구를 오르내리며 힘들게 도착한 조림지에서 한중 청소년들이 마음 문을 활짝 열고 하나가 되어 서로 격려하며 나무를 심는 모습은 10년, 20년 후 양국의 밝은 미래를 보는 것 같았다.

사막에 나무를 심는 미친 짓을 왜 하느냐는 말을 들으며 보낸 지난 20년을 돌이켜보며, ‘한 명의 열 발자국보다 열 명의 한 발자국이 더 가치가 있다’라는 말이 필요한 때가 바로 지금이라고 생각한다. 쿠부치 사막에서 부는 녹색 바람이 전 세계인의 가슴에 환경 보호라는 작은 불씨를 심어 몽골을 넘어 북한을 거쳐 전 세계로 불어 위기에 처한 지구 환경을 개선하는 운동으로 활활 타오르기를 기대한다.

<글 / 박동균 객원교수, 동국대학교 바이오환경과학과>

미래숲 김호걸 주임이 바르게 나무심는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직접 경험해야만 얻는 생각의 차이

구본규 단원

‘나’는 지구가 아프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미디어를 통해 환경오염의 심각성도 알고 있었고, 환경보호를 위해 행동 방식이 변화해야 한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변하지 않았다. ‘나 하나쯤이야’, ‘다들 안하는데 내가 한다고 변할까, 편하게 살자’ 라는 마음에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상이변, 대기오염과 사막화로 인한 미세먼지의 증가가 눈앞에 보이는 데도 불구하고 변화를 주저했다. 하지만 KF, 미래숲이 주관하는 한중녹색봉사단은 변화의 계기가 됐다.

‘나’는 중국 내몽고 쿠부치 사막을 방문해 사막화 방지 식수활동을 했다. 사막에서 2박 3일 동안 단원들이 한 사람당 5~10그루의 나무를 심었는데 무엇보다 이번 활동의 가장 큰 소득은 환경문제에 대한 인식의 변화라고 생각한다. 누군가는 취업을 위해, 개인의 목표를 위한 도전을 위해 바쁠 시기에 서로 다른 분야의 청년들이 지구환경보호를 위해 사막에 모여 한마음 한뜻으로 식수활동을 한 것이다. ‘나’와 같은 사람들이 함께한 식수활동은 기존의 인식을 변화시키는 소중한 경험이 되었다. ‘남들이 안 하니까 내가 해야지’, ‘내가 하면서 남들에게도 알려주자’라는 마음가짐을 갖게 해주었다.

‘한 사람의 열 걸음보다 열 사람의 한 걸음이 더 소중하다’는 영화 말모이의 대사는 이번 활동기간 내내 마음속에 가장 와 닿았던 구절이다. 단기간에 눈에 보이는 효과로 나타나지 않은 환경문제는 더욱더 여러 사람들의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누군가 환경문제에 대해 관심이 있다면 ‘KF 미래숲 한중녹색봉사단’ 활동에 참가해 환경보호를 위한 첫걸음을 내딛으라고 말해주고 싶다.

<글 / 구본규 단원, 건국대학교 축산식품공학과>

한·중 청년들이 쿠부치 사막애 함께 모여 나무를 심으며 구슬땀을 흘렸다.

관심과 실천으로 푸른 지구 만들자

김영호 단원

28년을 살며 처음 방문한 국가에서 ‘녹색장성’이라는 기적을 두 눈으로 보게 됐다. 필자는 지난 3월 26일부터 4월 2일까지 한중문화청소년협회 미래숲이 주관하는 '2019 한중 녹색봉사단 중국파견사업'에서 봉사단원으로 다양한 활동을 했다. 내몽고 쿠부치 사막에서 사막 트레킹 및 식수 활동 이외에도 중국 베이징에서 제25회 한중청년포럼과 세계시민교육 토론회 등 한중 청년들과의 문화교류와 소통을 통해 공공외교활동을 직접 체험하기도 했다.

특히 사막에서 식수활동을 하면서 지구살리기 운동에 동참한 것에 자부심을 느꼈지만, 한편으로는 사막화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과 인식제고의 필요성도 느꼈다. 현지에서 사막 트레킹 중 끊임없이 입속으로 들어오는 모래를 뱉어내며, 눈에 인공눈물을 넣으며, 그리고 주기적인 갈증을 겪으며 사막의 심각성을 일부나마 체감했다. 하지만 그곳에서 현재 잘 자라고 있는 나무들을 보고, 나무를 심으면서 미래의 푸른 지구를 머릿속에 그릴 수 있었다. 한 사람의 행동과 실천도 중요하지만, 환경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많은 사람들의 꾸준한 관심과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사막에서의 나무심기 운동이 지속가능하게 이루어지면 우리는 조금 더 빨리 푸른 지구를 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모두가 사막에서 나무를 심을 기회를 갖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사막화의 심각성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대중의 관심과 인식을 높여 함께 환경보호 활동을 실천해야한다. 우리 미래세대가 잘 살 수 있는 더 나은 푸른 지구, 푸른 미래를 만들어가자.

<글 / 김영호 단원, 연세대학교 글로벌사회공헌원 반기문지속가능발전센터 연구원>

희망과 지속, 그리고 사막

박동준 스텝

2년째 사막에 희망을 심고 있다. 내가 심는 희망이 언제쯤 숲으로 변할지, 사람들 마음속에 뿌리내릴지는 아직 미지수다. 다만, 이번 활동을 통해 희망과 지속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느꼈다. 미래숲은 사막화방지와 한중청년교류를 목적으로 설립된 단체다. 벌써 설립된 지 18년이 되었고 한 달에 수차례씩 자원봉사자를 비롯한 학생들, 기업인들과 함께 사막에 가서 나무를 심고, 국제교류를 해오고 있다.

수년째 중국에서 대학을 다니면서 크고 작은 비영리단체들이 주최하는 공익 활동을 많이 보았다. 사회 빈곤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 봉사활동부터 헌 옷이나 안 쓰는 물건을 기부하는 활동 등 굉장히 많은 프로그램이 있었다. 하지만 단체 자체의 재정적인 문제나 기타 다른 요인으로 인해 단체가 해체되거나 활동이 지속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단체에서 도움을 받던 사람들은 갑작스레 도움의 손길이 끊어지기 마련이었다. 이런 상황들을 보면서 안타까웠지만 학생인 내가 큰 도움을 주기엔 아직은 역부족이었다.

내 자리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최대의 에너지를 쏟아 더 나은 세상 만들기에 동참하고 싶다. 희망의 물결이 끊이지 않게끔, 나부터 지속적으로 참여하고 싶다. 지구를 살리자, 하나로! 미래로! 푸르게!

<글 / 박동준 스텝, 북경어언대학교 중국어학과>

우공이산 20년, 광활한 사막에 숲이 보여

박진현 단원

“미안합니다. 지구는 더 이상 지속가능하지 않습니다.” 지난 3월, 백발의 노익장이 수십 명의 청년들 앞에서 고개를 숙였다. 기성세대를 대표하여 사과를 한 그는 미래숲의 수장 권병현 대표다. 중국의 사막화를 막고 환경을 살리기 위해 직접 사막에 나무를 20여년간 심어온 그의 첫인상은 세르반테스의 소설 돈키호테의 주인공 같았다. 처음에는 한국도 아닌 가깝고도 먼 나라 중국에, 또 그 중에서도 잘 알려지지 않은 쿠부치 사막에 나무를 심는 그가 신기했다.

사실 사막을 녹화시키려면 식수용 로봇을 만들어 나무를 일괄적으로 심는 것이 비용과 시간 면에서 효율적일 것이다. 그렇지만 지난 일주일 동안 한중 친구들과 함께 웃고, 떠들고, 땀 흘리며 나무를 심는 인연을 만들 수는 없었을 것이다. 사막에서 트레킹을 하면서 언덕을 오를 때 모래 속에 발이 푹푹 빠져서 힘들어하던 중국 친구의 손을 잡아 주었는데 이 친구를 식수하러 이동하던 트럭 속에서 다시 만나게 되었다. 덜컹거리는 차 속에서 서로의 팔짱을 끼고 의지하면서 통성명을 했다. 이 친구의 이름은 ‘리신’, 식수 기지에서 우연히도 같은 조로 배정을 받아 함께 땅을 파고 포플러 묘목을 심었다. 서로 관심사가 비슷해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대화를 하다가 헤어지기 전 연락처를 공유해 그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활의 현을 당기는 의미를 지닌 나의 두 번째 사막, 쿠부치는 함께하는 즐거움과 보람을 느끼는 계기가 됐다. 독목불성림(獨木不成林), 홀로 선 나무는 숲을 이루지 못한다고 한다. 한 사람의 열 걸음보다 여러 사람이 함께하면 더 강한 힘을 보일 것이다. 미래숲은 사막에 나무만 심는 사람들이 아닌, 많은 사람들과 함께 지구라는 별에 후손을 위한 미래를 심는 중이다.

<글 / 박진현 단원, 한국엔지니어링>

베이징팡 문화체험

지구를 살리자, 우리는 하나다

유곤 스텝

3월 베이징에 봄기운이 넘친다. 이렇게 아름다운 계절에 미래숲 식수행사를 지원했고 100여명의 한국 청년친구들을 만났다. 비록 국적과 나이가 다르지만 서로에게 관심이 많다보니 금방 친해졌다. 잘 모르거나 이해하지 못한 부분도 있었지만 구동존이(求同存异, 일치하는 점은 취하고, 의견이 다른 점은 잠시 보류)의 마음으로 임하다보니 통했다. 사람뿐 아니라 나라 간도 이런 구동존이 정신을 가지고 문제를 해결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베이징에서 12시간 밤 기차를 타고 지구를 살리러 쿠부치 사막이 있는 네이멍구 자치구 다라터치로 이동했다. 처음으로 사막을 보니 너무 신기했다.

한국 청년들과 포플러 묘목을 함께 심었다. 나무가 잘 자라길 기도하면서 정성스레 물을 주고 땅을 단단히 밟아 다졌다. 인증사진도 같이 찍었다. 나무를 몇 그루밖에 못 심었지만 엄청난 사업을 했다는 자랑스러운 마음이 생겼다. 혼자의 힘은 보잘것없지만 백명, 천명의 힘을 합치면 지구를 살릴 수도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말했듯이 우리는 하나의 인류운명공동체다. 환경문제는 한중 양국 전 국민의 건강과 생명이 달린 문제다. 환경문제 앞에서 국경이란 사막에 그어진 선과 같은 존재일 뿐이다. 그래서 미세먼지나 사막화 같은 환경문제가 나타날 때 한중 양국은 서로 원망하지 말고 같이 해법을 찾고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중국 순자는 合抱之木,生于毫末;九层之台,起于累土(새싹이 자라 아름드리 나무가 되고 한층 한층 흙이 쌓여 9단의 높은 축대가 만들어진다) 라고 했다. 한중 양국이 함께 노력해 미래숲을 가꾸고 지혜와 땀으로 광활한 사막을 오아시스로 만들 수 있다고 굳게 믿는다. 우리는 하나로, 그리고 미래를 향해 지구를 푸르게 만들 수 있다.

<글 / 유곤 스텝, 베이징 제2외국어대학교 아시아대학 한중통역과 대학원>

세계시민교육에서 최종 발표에 나선 한·중 청년들

‘함께’라 가능한 미래 숲

이종민 단원

출발 전, 다 합쳐봐야 100명도 되지 않는 단원들이 묘목을 심는다고 사막화를 막을 수 있겠느냐는 의구심이 분명히 있었다. 중국 베이징에 도착하고도 또 14시간의 기찻길 여정을 마치고서야 내몽고에 위치한 쿠부치 사막을 만나볼 수 있었다. 황량한 모래언덕이 자아내는 쿠부치 사막의 역설적인 아름다움. 허허벌판 속 생명의 물기라고는 하나 찾아볼 수 없는 그곳에서 과거 선배들이 심은 묘목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중 얼마는 사막이 내뿜는 탁한 건조함에 굴복하고 말았지만, 나머지는 그 척박함 속에서도 든든히 자리 잡으며 가능성의 뿌리를 내리고 있었다. 황무지 속에서 가능성을 만나본 단원들의 입에서도 절로 탄성이 쏟아졌다.

구덩이를 깊이 파고, 묘목을 심은 뒤 물을 주고 잘 자라길 기도해주는 간단한 작업이 반복됐다. 그때마다 단원들의 어깨에는 피로가 쌓였지만, 자신의 이름을 걸고 있는 묘목과 함께 사진을 찍으며 가슴속 뿌듯한 보람을 느낄 수 있었다. 2019 한중녹색봉사단의 가장 큰 의미는 바로 ‘함께’라고 생각한다. 함께였기에 단원들은 더 즐겁게, 더 많은 나무를 심을 수 있었다. 또한 함께였기에 한국과 중국 학생들이 한자리에 모여 환경문제 해결을 위한 토론을 진행하고 참신한 아이디어를 생각해볼 수 있었다.

앞으로 녹색봉사단 단원들은 함께했던 이 기억을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로 담아 많은 이들에게 전할 것이다. 그리고 이 콘텐츠들은 또 다른 누군가에게 읽히고 영감을 주며 또 다른 ‘함께’를 만들어낼 것이다. 일주일이라는 방중 기간 동안 단원들의 가슴속에 자리 잡았던 의구심은 메말라가고 대신 가능성이라는 씨앗이 심어졌다. 함께였기에, 함께이기에, 또 함께일 것이기에 한중녹색 봉사단은 또 다른 함께를 길러내며 미래숲을 현실로 가꾸어낼 것이다.

<글 / 이종민 단원, 단국대학교 국제경영학과>

제25회 한중청년포럼 시상식

딱정벌레와 새둥지

이형규 단원

나는 효율을 좋아한다. 성실함보다는 탁월함을, 우직함보다는 세련됨을 좋아한다. 그런 나에게 ‘사막에 나무심기’는 여전히 쉽게 삼켜지지 않는 문장이다. 어느 책에서 본 것 같다. 선한 동기가 선한 결과를 가져오지 않는다고, 이타적인 행위일수록 냉철해져야 한다고. 심지어는 그 ‘이타적’이라는 것이 나 혼자만의 착각일지도 모른다고. 사막에 나무를 심는 내내 사춘기 소년처럼 나만의 시니컬함을 곱씹으며 지냈다.

‘사막에 나무가 자라냐?’ 이 질문은 여전히 주변에서 끊이지 않는다. 그럴 때마다 약간은 흥분하며 대답한다. 실제로 자라나 숲이 된다고. 그러나 그것은 환경에 대한 숭고한 정신에서 비롯되었다기 보다는 나의 지난 수고가 무의미한 것으로 전락하는 것을 인정하기 힘든 탓 일게다. 시간당 헥타르로 묘사되는 사막화의 속도는 다시 나를 무력하게 만든다. 그렇다고 이 활동이 나에게 무기력만을 남겨준 것은 아니다. 일주일 정도의 짧은 시간 동안 부대끼면서 다시금 사람과 사물에 대한 애정을 키워갔다.

나에게 영향을 준 이들의 사건 하나하나 이름을 붙여 호명하고 싶을 정도로 강한 경험이었다. 나보다 어른스러운 동생이 있었다. 나보다 빼곡하게 살아온 동갑이 있었고, 각 분야에서 치열하게 살고 있는 여러 인간상을 보았다. 그들과 함께 사막을 걸으며 보았던 장면들 역시 아름다웠다. 시야에 하늘 아니면 모래밖에 보이지 않는 것도 매력적이었다. 우리가 나무를 심은 곳으로 밀려오는 딱정벌레와 나무 위에 걸린 새둥지. 개인적으로 이 활동의 하이라이트는 딱정벌레와 새둥지인 것 같다.

나는 여전히 효율을 좋아하고, 변화라면 설거지통에 새 텀블러를 씻어놓은 것이 전부다. 그리고 나는 여전히 딱정벌레와 새둥지에 묘한 애정을 가지고 있다. 미래숲 활동이 단원들에게 끼치는 영향이 그렇듯, 내가 심은 나무는 사막에게 딱 그 정도의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다만 나는 어린아이처럼 그 힘을 응원하게 됐다. 미래숲은 사막이 아닌 사람의 변화를 기획했는지도 모른다.

<글 / 이형규 단원, 중앙대학교 광고홍보학과>

다시 만나길 바라며 손을 흔드는 중국청년들

플래닛 B의 부재

최다연 스텝

2018년도 6월 미래숲과의 인연이 시작됐다. 쿠부치 사막으로의 첫 방문은 무더운 여름 사막 워크캠프였다. 그저 인터넷으로만 보던 사막에 식수활동을 한다는 것만으로도 설레던 나는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2시간가량 사막 트레킹을 하는 동안 사막화의 무서움을 직접 체험하며 뼈저리게 사막화 방지의 필요성을 느꼈다. 가장 크게 든 생각은 사막에 나무를 심는 것은 우리가 그동안 저질렀던 만행들을 반성하며 참회하는 과정이라는 것이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 2019년도엔 18기 KF 한중녹색봉사단의 GCK 스텝이 됐다. 이번 녹색봉사단은 한국의 우수한 청년 단원들과 중국의 인재들이 모인 공청단 단원들, 그리고 각 분야의 전문가 멘토들로 이루어졌다. 북경에서는 평창 동계 올림픽으로 훼손된 가리왕산 복원을 주제로 세계시민교육을 열어 한중 양측 단원들이 의견을 나누며 합의점을 찾고 입장을 제시하는 시간을 가졌다. 또 한중청년포럼에서는 SNS가 공공외교와 환경문제에 접목한다면 어떤 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지를 주제로 중국과 한국의 청년들이 발표했다.

공공외교는 특별한 것이 아니었다. 서로의 생각을 들어주고 의견을 공유하고, 외국인 친구들을 사귀면서 서로에 대한 좋은 인상을 갖는 것이었다. 내몽고행 야간열차 안에서 단원들은 밤늦도록 이야기꽃을 피우기도 했다. 이번 18기 KF 한중녹색봉사단이 특별한 이유 중 하나는 바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한중청년단원들과 함께 식수 작업을 했다는 것이다. 식수식 때 반 전 총장은 ‘우리에겐 또 다른 지구(플래닛 B)가 없기 때문에 플랜 B를 계획할 수 없다’고 했다. 이 한 구절은 먼 미래, 더 나아가 후대를 생각하지 않는 현대인들의 정곡을 찌르는 말이었다.

짧은 기간 동안 식수 활동을 한다고 해서 1분에 축구장 32개 면적으로 퍼지는 사막화 속도를 따라잡을 수는 없다. 하지만 함께 관심을 갖고 친환경 의식을 실천한다면, 언젠가는 가능하리라 믿는다. 그리고 마침내 우리의 공동 목표인 토지 황폐화 중립, LDN2030 달성까지 이어질 수 있기를 바란다.

<글 / 최다연 스텝, 성신여자대학교 청정융합에너지공학과>

김익수 대표기자  iskimbest@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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