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수원 개발, 물 값 현실화로 기후변화시대 이겨내야

세계의 권위있는 기관들이 오래 전부터 경고한 바와 같이 아프리카 국가들을 포함한 많은 나라들이 물 부족으로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 시는 작년 5월 물공급 중단 계획을 세웠다가 1인당 50리터씩만 물을 배급하는 엄격한 수요제한으로 일일 물 사용량을 절반이하로 줄일 수 있었다. 이로 인해 물 공급 중단 시점을 1년여 정도 미룰 수 있게 됐지만, 위기상황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 당국은 수년째 혹독한 가뭄을 견디다 못해 물 사용량의 25%를 감축하는 강제절수를 명령하기도 했다. 호주는 스프링클러를 이용한 잔디 물 뿌리기를 금지했다.

벌써 수년 째 전국적인 가뭄으로 애 태우고 있는 ‘물 부족국가’ 한국도 매우 불안한 상황이다. 특단의 조치나 노력이 없다면 2050년엔 물 빈곤국가로 전락할 수 있다는 지적도 실감난다.

가장 심각한 것은 물이 별로 없는데도 많이 있는 것처럼 착각하고 절약 없이 살도록 국민들을 방치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2016년 한국의 1인당 하루 물 사용량은 287리터로 계속 증가추세인데 톤당 물 값은 평균 610원에 불과하다. 독일은 하루 물 사용량이 151리터, 톤당 물 값은 3555원이며, 덴마크는 114리터, 4612원 수준이다.

한국의 상수관 30%는 20년 이상 된 노후관으로 이에 따른 수돗물 누수량은 매년 8억톤, 누수율은 11%에 달하는데도 매년 관 교체율은 1%에 불과하다.

수도권 주민 2000만명이 오직 팔당 상수원 한 곳에 매달려 있는데도 추가 상수원 개발, 수량 확보는 외면당하고 있다. 기후변화시대를 이미 겪고 있는 한국의 물 관리는 너무 허술해 보인다.

물 부족이 가져올 무서운 현실에 서둘러 대비해야 한다. 물 값을 단계적으로 현실화하면서 절약을 생활 속에 뿌리내려야 한다. 치밀한 상수원 개발과 과감한 수요억제가 병행돼야 한다.

한국수자원공사가 최근 민간단체와 함께 미래세대들을 대상으로 하는 물교육에 노력하겠다고 협약을 체결했다.

미취학 아동부터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수돗물 교실’, ‘시민 물 바로 알기’ 등 물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운영하고, 국민 의견도 수렴한다.

미래세대에게 물의 소중함을 주제로, 물이 갖는 환경적 가치와 인식 확립을 돕는데 체험 중심 교육과정에 가상현실 등 다양한 방식을 결합해 학습 효과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학부모와 소비자, 환경단체를 대상으로 물 교육과 더불어 국민이 원하는 수돗물 서비스에 대한 아이디어도 공유한다.

수자원공사 측은 체감할 수 있는 수준의 물관리 혁신 성과를 이루어내겠다는 계획인데 이번 기회에 물에 대한 바른 정보를 국민들에게 알리기를 기대한다.

국민들이 듣고 싶은 정보를 넘어 물 부족 현실과 심각성을 제대로 전하는 대국민 물 정보서비스가 반드시 필요하다.

물은 생명이고, 국가 안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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