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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산양’ 서식지에 ‘쇠말뚝’ 탐방로삼척 응봉산 탐방로, 멸종위기 야생동물 서식환경 훼손
암릉‧협곡으로 이뤄진 사고다발지역, 탐방객 안전 우려

[환경일보] 환경부가 생태계 보고에 무분별한 탐방로를 조성해 생태계 훼손은 물론 등반객의 안전도 크게 위협받고 있다는 지적이다. 문제의 현장은 다름 아닌 강원도 삼척시 가곡면 풍곡리 일대의 응봉산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이다.

지난 2018년 6월 환경부(원주환경청)의 자연환경보전이용시설 사업의 일환으로 환경부 예산 4억3000만원과 강원도‧삼척시 예산 4억3000만원 등 총 8억6000만원의 예산을 투입돼 탐방로가 조성됐다.

삼척시 풍곡리 덕풍마을부터 용소골 1용소를 거쳐 2용소까지 약 1㎞ 길이로, 용소골 자연 바위에 쇠말뚝을 박고 철제 데크와 계단을 설치해 탐방로를 조성했다.

이에 대해 녹색연합은 “이 같은 유형의 철제 탐방시설은 1980년대 전후로 권위주의 시대에 국립공원을 관광지화 하던 시절의 사업방식”이라고 비판했다.

환경부와 강원도, 삼척시는 용소골 자연 바위에 쇠말뚝을 박고 철제 데크와 계단을 설치해 탐방로를 조성했다. <사진제공=녹색연합>

멸종위기 산양, 수달 등 서식

그런데 응봉산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은 국내 최고 수준의 멸종위기 야생동물 서식지다. 멸종위기종 1급인 산양, 수달을 비롯해 멸종위기종 2급인 담비, 삵, 하늘다람쥐 등이 다수 서식하고 있다. 특히 DMZ와 더불어 산양의 국내 최대 서식지로 꼽히는 곳이다.

협곡과 암릉지대로 이루어진 이곳은 산양의 안정적인 서식지이며, 제1용소와 제2용소 사이 탐방로 구간에서도 산양의 배설물이 발견된다. 환경부도 이러한 가치를 인정해 2013년 생태경관보전지역 지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환경부와 삼척시는 생태계 보전에 대한 대책 없이 탐방로를 조성해 생태계 훼손을 불러왔다는 비판을 받는다. 관련 연구에 따르면 산양은 탐방로를 회피하는 경향이 있으며 이는 서식지 단절로 이어져 산양 서식의 위협 요인으로 작용한다.

응봉산 용소골에 포착된 멸종위기종인 산양의 모습. <사진제공=녹색연합>

응봉산은 강원도 삼척시와 경상북도 울진군 북면-금강송면과 경계를 이루고 있는데, 울진군 북면-금강송면 지역에서는 생태계 보호와 탐방객 안전을 위해 예약 탐방제를 시행하고 있다.

사전 예약한 탐방객만 생태해설사 동행 하에 탐방이 가능하며, 울진삼척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 보호와 멸종위기종‧천연기념물의 보호를 위해 보전적 이용의 탐방만 허용하고 있다.

환경부가 삼척응봉산 용소골에 ‘생태탐방로’라는 이름으로 사업을 추진했지만 생태적인 요소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멸종위기종 보전 대책으로 서식지 보전‧관리를 강화하겠다는 환경부의 기본 방침과도 거리가 멀다.

녹색연합은 “이 같은 유형의 철제 탐방시설은 1980년대 전후로 권위주의 시대에 국립공원을 관광지화 하던 시절의 사업방식”이라고 비판했다. <사진제공=녹색연합>

생태계 파괴뿐만 아니라 탐방객의 안전도 문제가 되고 있다. 응봉산-용소골은 암릉과 협곡으로 이뤄져 전문산악인도 상당한 준비를 하고 가야할 정도다.

지난 1990년 전후부터 최근까지 응봉산에서 등산으로 여러 사상자가 발생했으며, 응봉산 일대는 강원도에서도 대표적인 산악사고 사각지대다. 그러나 환경부와 삼척시 차원에서 탐방로의 개설에 따른 구체적인 산악사고 방지대책은 없다.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에 지자체에 의한 탐방로가 생긴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녹색연합은 “산림청의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 관리에 대한 정책 의지가 실종된 곳”이라고 지적했다.

용소골 문지골 능선에서 포착된 담비 <사진제공=녹색연합>

더구나 이곳은 협곡과 암릉으로 이뤄져 조난사고를 비롯해 산악안전사고가 빈번한 곳이다. 이런 곳에서 무분별하게 탐방로를 조성한 것이 산림보호구역 관리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 의문이 들 정도다.

이와 관련 녹색연합은 “환경부가 응봉산 탐방로를 재검토하고 산양을 비롯한 멸종위기동물 보호대책을 수립하고, 산림청은 응봉산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의 보전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과 생태경관보전지역의 탐방은 엄격한 보전적 원칙의 관리운영 방안을 마련하고 시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정은 기자  press@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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