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릭스 가타리의 분자혁명을 읽는 14가지 방법

모두의 혁명법 <사진제공=도서출판 알렙>

[환경일보] 이채빈 기자 = 펠릭스 가타리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저자 신승철이 ‘분자혁명’을 조명했다.

저자는 프랑스 철학자 펠릭스 가타리가 1980년에 쓴 ‘분자혁명’에서 정리한 14가지 실천 강령에 대한 사유(思惟)를 통해 “분자혁명은 소수자, 대안, 생태운동의 책략”이라고 밝힌다.

책 구성 및 내용

신작 ‘모두의 혁명법’은 14개 강령에 대한 문제제기들로 구성됐다. 가타리가 제시한 강령은 불교 간화선(看話禪)의 화두처럼 애매모호하다. 예컨대 첫 번째 강령은 ‘욕망을 조만간 사라질 주체적 상부구조로 생각하지 마라’이다. 

저자는 “여기서 욕망이란 생명에너지이자 활력이며, 지배 질서와 문명의 잉여성과 기표라는 고정관념을 넘어서는 해독제”라며 “우리의 욕망이 만들 놀랄 만한 변화의 가능성, 즉 분자혁명, 즉 모두의 혁명을 촉진시키기 위함”이라고 설명한다.

또 그 욕망은 개인적인 욕망에 멈추는 것이 아니라, 복수적인 흐름에 따라 움직이는 집합적 배치를 갖는 것으로 나타난다. 예컨대 여섯 번째 강령 ‘현실적인 복수성 쪽으로 미끄러져 가라’와 열한 번째 강령 ‘자신만이나 개인적으로 탈주하지 말고 사람들이 도관을 뚫고 종기를 제거하듯이 탈주하라’에서 68혁명(1968년 프랑스에서 학생과 근로자들이 연합해 벌인 사회변혁운동)의 현기증 나는 무수한 소집단과 공동체운동, 생태주의 등이 떠오르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가타리는 강령을 통해 무의식과 삶, 욕망을 따라 새로운 삶의 방식을 만들어보자고 제안한다. 그러면서 아포리즘과 같은 화두는 집합적 두뇌를 가진 기계-인간의 네트워크를 예감하듯 전대미문의 문제제기의 폭발 시기를 미리 보여주는 측면이 있다. 현재 탈성장 시대가 바로 네트워크상의 분자혁명, 즉 모두의 혁명의 격발에 있음을 직시하는 것이기도 하다.

저자는 분자혁명 강령에 대해 “소수자들이 어떻게 사랑과 욕망을 통해 세상을 바꿀 수 있는지에 대한 전략을 제시한다”고 강조한다. 그러면서 “분자혁명의 메시지는 공동체와 사회, 자연에서 시작된 작은 변화가 전혀 생각지 못했던 색다른 주체성으로 발현돼 사회에 돌이킬 수 없는 영향을 끼친다”고 말한다.

저자 약력

문래동예술촌에서 아내와 함께 《철학공방 별난》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생태적지혜연구소》를 만들어 전환사회를 만드는 지혜를 탐색하는 중이다. 『누가 방안의 코끼리를 꺼낼까?』(2019), 『탄소자본주의』(2018), 『구성주의와 자율성』(2017), 『마트가 우리에게 빼앗은 것들』(2016), 『갈라파고스로 간 철학자』(2014), 『녹색은 적색의 미래다』(2013) 등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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