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시험서 수학 ‘나’형 응시자, 6월 모의평가보다 4%포인트 증가 예상

[환경일보] 심영범 기자 = 매년 수능시험을 출제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시행하는 6월 수능 모의평가가 끝나고 나면 적지 않은 수험생들이 수학 영역과 탐구 영역에서 어느 유형과 어느 과목으로 선택하는 것이 대학 지원에 좀 더 유리한지를 놓고 고민하곤 한다.

특히 인문계(문과) 수험생들은 사회탐구 영역에서 어느 과목으로 선택할 것인지, 자연계(이과) 수험생들은 수학 영역에서 ‘가’형을 ‘나’형으로 바뀌는 것을 놓고 고민하는 경우가 많다. 올해도 6월4일 시행되는 수능 모의평가 이후에도 수학 영역을 ‘가’형에서 ‘나’형으로 변경하는 것을 고민하는 자연계 수험생들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유성룡 에스티유니타스 교육연구소장 겸 커넥츠 스카이에듀 진학연구소장은 31일 자연계 수험생 가운데 수학 영역을 ‘가’형으로 응시하는 것이 유리한지, ‘나’형으로 응시하는 것이 유리한지를 고민하는 수험생들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매년 수능시험에서 수학 영역 ‘가’형을 ‘나’형으로 변경하는 수험생은 어느 정도 될까?

졸업생들도 함께 응시하는 6월 수능 모의평가(3, 4월 학력평가는 고3 재학생만 응시하여 제외)와 11월 수능시험에서 수학 ‘가’형과 ‘나’형 응시자를 비율로 분석해본 결과, 매 학년도마다 ‘나’형 응시자가 4%포인트 정도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1월에 실시된 2019학년도 수능시험의 경우 6월 모의평가에서 ‘가’형과 ‘나’형의 응시자 비율이 ‘가’형 37.63%(193,024명), ‘나’형 62.37%(319,982명)이었던 것이 수능시험에서는 ‘가’형 33.09%(168,512명), ‘나’형 66.91%(340,733명)로 ‘나’형 응시자 비율이 4.54%포인트 증가했다.

2018학년도 수능시험에서도 ‘나’형 응시자 비율이 4.49%포인트 증가했고, 2017학년도 수능시험에서도 ‘나’형 응시자 비율이 3.73%포인트 증가했었다.

‘가ㆍ나’형이 아닌 ‘AㆍB’형으로 실시되었던 2016학년도 수능시험에서도 ‘나’형에 해당하는 A형 응시자 비율이 4.79%포인트 증가했고, 2015학년도 수능시험에서도 A형 응시자 비율이 4.99%포인트 증가했었다.

오는 11월 14일에 실시되는 2020학년도 수능시험에서도 수학 영역 ‘나’형 응시자 비율이 6월 모의평가보다 4%포인트 정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성룡 연구소장은 "이과 수험생이 수학 영역을 ‘가’형이 아닌 ‘나’형으로 변경하고자 할 때는 단순하게 ‘나’형으로 변경하면 성적이 오른다는 점만을 보고 변경하지 말고, 몇 가지 원칙을 가지고 변경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우선, 희망 대학과 모집단위가 정시 모집에서 수능시험 수학 영역을 어떻게 반영하는가를 살펴봐야 한다. 희망 대학이 ‘가’형을 지정 반영한다면 ‘나’형으로의 변경은 전혀 고려하지 않는 것이 좋다.

특히 중ㆍ상위권 이공계 대학으로 지원하고자 한다면 더더욱 ‘나’형 응시로는 지원이 불가능한 대학이 많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가’형 대비에 더욱 심혈을 기울이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

2020학년도 정시 모집에서 이공계 전모집단위에서 수학 ‘가’형 응시자만의 지원을 허용하는 서울ㆍ수도권 대학으로는 건국대ㆍ경기대ㆍ경희대ㆍ동국대ㆍ서울과학기술대ㆍ서울시립대ㆍ성균관대ㆍ숙명여대ㆍ아주대ㆍ연세대ㆍ이화여대ㆍ인하대ㆍ중앙대ㆍ한국외대ㆍ한양대ㆍ홍익대 등이 있다.

그리고 고려대ㆍ광운대ㆍ단국대(죽전)ㆍ서울대ㆍ세종대 등은 일부 모집단위에 한해서 수학 ‘나’형 응시자의 지원을 허용할 뿐, 대부분의 모집단위는 수학 ‘가’형 응시자의 지원만을 허용한다.

한편, 모집단위는 이공계열이지만 수능시험을 반영할 때 사회탐구 영역을 필수로 반영하는 가톨릭대 간호학과(인문), 성신여대 간호학과(인문), 인하대 건축학과(인문)ㆍ컴퓨터공학과(인문)ㆍ간호학과(인문)ㆍ공간정보공학과(인문)는 사실상 지원이 불가능하다.

자연계 수험생들이 이들 모집단위로 지원하기 위해서는 과학탐구 영역 대신 사회탐구 영역으로 변경해 응시해야 하기 때문이다.

둘째, ‘나’형 응시자의 지원을 허용하더라도 ‘가’형 응시자에게 부여하는 가산점을 살펴봐야 한다.

희망 대학과 모집단위가 수학 영역 ‘나’형 응시자의 지원을 허용하더라도 상당수 대학들은 ‘가’형 응시자에게 취득 점수의 일정 비율을 가산점으로 부여하는 경우가 많다.

‘가’형에 부여하는 가산점 비율은 낮게는 5%, 높게는 20%까지다. 따라서 수학 영역을 ‘나’형으로 변경하고자 할 때는 ‘가’형에 부여하는 가산점에 따른 유ㆍ불리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수학 ‘가’형에 10%의 가산점을 부여하는 서강대에 2019학년도 수능시험 성적 기준으로 ‘가’형과 ‘나’형 1등급 구분 점수에 있는 두 명의 수험생이 지원한다고 할 경우 1등급 구분 표준점수가 ‘가’형이 126점, ‘나’형이 130점으로 ‘나’형이 4점 높아 유리해 보인다.

하지만, 서강대는 ‘가’형 응시자에게 취득 점수의 10%를 가산점으로 부여하여 ‘가’형의 표준점수는 126점에 가산점 12.6점을 더해 138.6점이 된다. 즉, ‘나’형 응시자보다 8.6점 높아지게 된다. 이럴 경우라면 ‘가’형을 ‘나’형으로 변경하는 것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3등급 이하의 점수로 지원 가능한 대학 또는 수학 ‘가’형에 5% 이하의 가산점을 부여하는 대학으로 지원하고자 한다면 ‘가’형을 ‘나’형으로의 변경은 적극적으로 검토볼 필요가 있다.

이는 ‘가’형에서 3, 4등급대인 수험생들이 ‘나’형으로 변경하여 2, 3등급대로 성적을 끌어올린 사례가 적지 않다는 점과 5%의 가산점으로는 ‘가’형과 ‘나’형의 점수 차가 크게 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서이다.

2019학년도 수능시험 성적 기준으로 3등급 구분 표준점수가 ‘가형은 117점, ‘나’형은 119점인데, 이때 ‘가’형에 5%의 가산점을 부여하면 ‘가’형 점수는 122.85점(117점 + 5.85점)이 되어 ‘나’형보다 3.85점 높게 된다. 이 정도의 점수 차라면 난이도가 낮은 ‘나’형으로 변경하여 한두 문제를 더 맞추면 만회가 충분히 가능할 것이기 때문이다.

셋째, 수학 ‘가’형의 성적이 5등급대 이하라면 ‘나’형으로 변경한다. 수학 ‘가’형에서 5등급 이하의 점수대라면 ‘나’형으로의 변경하는 것이 성적 향상에서뿐만 아니라 지원 대학 선택에 있어서도 훨씬 유리하다. 따라서 적극적으로 ‘나’형으로의 변경을 검토하길 권한다.

특히 수학 ‘가’형 성적이 5등급대 이하로 지원을 고려해 볼 수 있는 이공계 대학의 경우 ‘가’형에 부여하는 가산점 비율이 5% 이하이거나, 가산점을 부여하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런 점을 고려해 ‘나’형으로의 변경을 적극적으로 고려했으면 한다.

유 연구소장은 마지막으로끝으로 수학 ‘가’형을 ‘나’형으로의 변경은 앞서 언급한 정보만을 보고 변경하지 말고, ‘가’형과 ‘나’형의 문제를 함께 풀어보고 점수 변화가 어느 정도인지 알아본 후 변경 여부를 결정하길 권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6월 4일 시행되는 수능 모의평가에서 수학 ‘가’형을 응시했다면, 반드시 ‘나’형 문제를 입수해 실제 시험처럼 풀어보고, ‘가’형과 ‘나’형의 점수 변화가 어느 정도인지 알아보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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