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체계 개선 위해 적정한 보상체계 필요… 응급의료 서비스 남용 막아야

[환경일보] 응급의료체계 개선을 위해 적정한 보상체계를 마련하고, 응급환자의 범위 규정을 정립을 통해 응급의료 서비스의 남용을 막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이언주 의원은 5월31일 국회의원회관에서 토론회를 열고, 응급환자의 범위가 광범위하고 포괄적으로 규정된 문제점을 지적하고 법적, 제도적 대안을 논의했다.

발제는 ▷이일학(연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가 응급의료환자의 법위 설정에 관한 의학적-법률적 접근 ▷정진우(대한응급의학회) 이사가 응급의료의 현실 개선방안 ▷이국종(아주대학교 의과대학) 교수가 중증외상환자의 범위를 주제로 발표했다.

이 의원은 인사말을 통해 “대한민국 국민은 전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질 좋은 의료서비스를 받고 있지만, 의료서비스를 공급하는 전문가들은 여전히 열악한 상화에 처해 있다”며 “공급수준에 맞는 처우와 환경의 개선이 시급하다. 극소수의 분들이 사명감을 가지고 고군분투하는 것은 한계가 있으며, 적절한 보상체계를 마련하고, 국가에서 보상하는 방안도 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중증응급환자를 치료해야 할 권역응급센터가 경증환자를 응대하느라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덮어놓고 응급실부터 찾는 환자들

발제에 나선 이일학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는 “응급의료의 오남용은 한곳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많은 나라에서 제기된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 교수는 응급의료 시스템에 대해 “응급의료의 공공성은 제도에 반영돼 있으며, 환자와 의료인, 정부는 응급의료의 효율성을 유지하고 수준을 높일 책임을 지고 있다”며 응급의료 서비스 남용에 대해 꼬집었다.

아울러 그는 “시민들의 응급의료에 대한 인식 제고가 필요하며, 응급의료의 가치, 공유하는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책임에 대해 인식이 필수”라고 조언했다.

이국종(아주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는 “중증외상환자의 골든아워(Golden Hour)를 통상 1시간 이내로 정의하고 있는데, 사고 시간에서부터 결정적이고 최종적인 치료가 시작되기까지의 시간을 지칭하는 것”이라며 “생존해서 도착하는 환자들에게 지체 없는 최상의 치료를 제공함으로써 사망률을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이 교수는 국제 표준를 예로 들면서 “우리나라 소방대원들이 모두 갖고 있는 표지만, 우리나라에만 들어오면 뒤틀린다”며 “응급실을 찾는 환자의 80%는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커버 가능한 수준의 환자지만, 중증외상환자를 외과 전문의들이 백업하지 못하면 사망률이 높아지기 시작한다”고 강조했다.

정진우 대한응급의학회 이사는 “응급실에 찾아온 환자를 비응급환자로 분류해서 경제적 불이익을 주고 지불능력이 전혀 없어 응급실에 온 환자는 심평원 기준 응급증상에 해당하지 않으면 응급실에서 진료를 하지 않는다는 결정을 의사에게 떠넘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응급증상 여부를 놓고 의사와 환자가 다투게 만드는 정책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응급실만이 아닌 전체 의료전달체계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아주대학교 이국종 교수는 국제 표준를 예로 들면서 “우리나라 소방대원들이 모두 갖고 있는 표지만, 우리나라에만 들어오면 뒤틀린다”고 지적했다.

경증환자 치료하느라 중증환자 치료 차질

이성우(대한응급의학회 응급의료기관평가TFT) 위원장은 “중증응급환자를 치료해야 할 권역응급센터는 많은 경증응급환자들에게 준비된 응급의료자원의 대부분을 소모해 중증환자의 진료에 차질을 입는다”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응급환자끼리 응급의료자원을 먼저 사용하기 위한 쟁탈전이 일어나지 않도록 응급의료체계 전반에 대한 체계적 점검과 개선활동이 필요하다”며 “응급의료전달체계가 잘 작동할 수 있도록 학계와 정부, 지자체, 국회가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밝혔다.

조동찬(SBS) 기자는 “응급실에서 극명하게 드러나는 문제는 대도시에 집중된 응급실의 과밀화”라며 “상급 종합병원과 그 이외의 병원 문제를 어떻게 논의하고 해결해야 하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 방안”이라고 말했다.

KMA(대한의사협회)와 국회의원연구단체 자유민주포럼이 주관하고 이언주 의원과 KMA(대한의사협회)가 주최로 토론회가 국회에서 열렸다. <사진제공=이언주의원실>

최재성(녹색소비자연대전국협의회) 정책센터장은 “응급환자의 치료 기회를 박탈하고 의료자원이 비효율적으로 배분된다는 점에서 매우 심각한 문제”라며 “근본적으로 취약한 지역사회 1차의료체계를 재구축하는 것이 해결 방향”이라고 제언했다.

아울러 그는 “응급의료 제도 개선과 함께 의료소비자 의식 고양을 위해 환자 등 의료소비자에 대한 교육과 홍보가 동반돼야 한다.”고 말했다.

강민구(보건복지부 응급의료과) 사무관은 “응급환자 기준을 일반인도 알기 쉽게 개선할 수 있다면, 응급실에 불필요한 방문을 억제할 수 있는 효과는 거둘 수 있겠지만, 법적 강제가 따르지 않는다면 실질적인 효과를 거둘 수 없을 것”이라며 “응급실 진입 전에 환자를 교통정리 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환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