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태(국산 콩) 가격 오를 때 함께 인상, 백태 가격 1000원 이상 내리니 ‘모르쇠’

[환경일보] 두부 업계 1위인 풀무원이 최근 국산 콩으로 만든 두부의 가격을 평균 5.6% 인상하면서 부침용 두부 가격이 4150원으로 올랐다. 2012년, 2016년, 2019년 3~5년 간격으로 매번 원재료가격 인상 등의 같은 이유로 가격을 인상한 것이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주경순 회장) 물가감시센터는 원재료가격 추이, 회사 영업이익 분석 등을 근거로 “국산 콩(백태) 가격이 하락한 점은 묵인하고 원재료가격이 오르는 시점을 틈타 두부의 가격을 주기적으로 인상한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제기된다”며 “시장점유율이 47.1%가 넘는 선두업체인 풀무원의 가격 인상에 따라 다른 두부 제품들의 가격이 연쇄적으로 인상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두부는 원재료인 국산 콩(백태)의 함량이 90%가 넘기 때문에 백태 가격이 오르면 두부 가격도 오른다. 그런데 백태 가격 인상과 소비자가격 인상 비율이 들쑥날쑥하고, 심지어 백태 가격이 1000원 이상 내렸음에도 소비자가격에는 반영되지 않았다.

10년 만에 2500원→4000원대 인상

풀무원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380g 부침용 두부는 ▷2008년 2533원 ▷2012년 3800원 ▷2016년 3950원 ▷2019년 4150원으로 인상돼 두부 한모에 4000원대가 됐다.

또한 국산 콩(백태 380g) 가격과 두부(380g) 가격의 차이가 ▷2008~2013년 1000원대를 유지하다가 ▷2014년부터는 2000원 이상 가격 차이가 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소비자단체협의회는 “두부는 원재료인 국산 콩(백태)의 함량이 대부분 90% 이상에 달하므로 원재료가격의 영향을 많이 받는 품목이지만 원재료가격을 소비자가격에 충분히 반영하지 않고 기업의 이윤 몫으로 가져간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두부가격은 2008년 2533원에서 2019년 4150원으로 대폭 인상됐다.<자료출처=풀무원사업보고서,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들쑥날쑥한 가격 인상

두부의 주요 원재료인 국산 콩(백태) 1㎏의 가격변동 추이를 살펴보면 2008년 3965원에서 2011년 6189원으로 정점을 기록한 이후 2014년까지 하락해 2015년부터는 4000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두부 가격과 국산 콩(백태) 380g 가격. <자료출처=풀무원사업보고서,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국산 콩(백태) 가격은 2010년 5540원에서 2011년 정점인 6189원으로 원재료가격이 649원 인상했고, 이에 풀무원은 2012년 두부 가격을 300원 인상했다.

그런데 2013년 4817원이었던 국산 콩(백태) 가격이 2014년 3701원으로, 무려 1116원이나 하락했음에도 풀무원은 이를 가격에 반영하지 않았다.

아울러 2015년부터 현재까지 국산 콩(백태) 가격은 4000원대를 유지하면서 큰 변화가 없지만 2016년과 2019년 두 차례에 걸쳐 150원과 200원씩 총 350원을 가격을 인상했다.

소비자단체 협의회는 “매출원가 및 판매관리비에서 직원 급여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9년 17.4%에서 2018년 13.2%로 4.2% 감소해, 업체가 주장하는 인건비 상승은 근거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자료출처=풀무원사업보고서,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두부는 서민들이 손쉽게 찾는 대표적인 단백질 식품이다. 기업의 원가정보에 접근이 어렵다는 점을 이용해 정당한 근거 없이 가격을 올리는 행위는 소비자가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소비자단체협의회는 “두부 원료인 국산 콩(백태)의 안정적인 수급대책과 함께 가격 정책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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