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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의달 기획특집]
‘水처리의 미래’ 아산신도시물환경센터를 가다
기후변화 대응책 ‘물 재이용’, 생활하수→산업용수로
축구장부터 도서관까지···하수처리장 무한변신
아산신도시물환경센터 <사진=이채빈 기자>

[충남=환경일보] 이채빈 기자 = 기후변화로 덥고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물 재이용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 전체 수자원 양은 약 37억톤으로, 이중 7억톤 이상이 하수로 버려진다.

그간 하수를 재이용한다는 개념은 오염된 생활하수를 공공처리하수시설을 통해 정화한 뒤 하천으로 방류하는 것이었다.

아산신도시 물환경센터는 생활하수를 RO공정을 거쳐 인근의 아산디스플레이시티에 산업용수로 공급하고 있다. <사진=이채빈 기자>
미생물 활성화에 필요한 용존산소가 적정하게 공급되고 있다. <사진=이채빈 기자>

그러나 아산신도시물환경센터(이하 아산물환경센터)는 국내 최초로 하수처리수를 재이용해 인근 아산디스플레이시티에 산업용수를 공급한다. 그냥 하천으로 흘려버릴 수 있는 생활하수를 산업용수로 재이용한다는 점에서 큰 가치를 갖는 이곳을 최근 방문했다.

이곳에선 1일 최대 4만5000톤의 하수처리가 가능하다. 이중 2만8000톤을 정화해 삼성디스플레이 등을 포함한 인근 산업단지에 산업용수로 공급한다. 4만5000톤은 아산 인구 3분의 1에 해당하는 11만명 정도가 배출하는 하수의 양이다.

현장에서 최종적으로 걸러낸 물을 직접 마셔보니 색도 투명하고 냄새도 전혀 나지 않았다. <사진=이채빈 기자>
막분리와 역삼투압 과정을 거쳐 정화된 물은 식수로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깨끗하다. <사진=이채빈 기자>

산업용수지만 막분리와 역삼투압 과정을 거쳐 정화된 물은 식수로 사용될 만큼 깨끗하다. 가정에서 사용하는 역삼투압 필터를 대규모로 설치했다고 보면 된다. 현장에서 최종적으로 걸러낸 물을 직접 마셔보니 색도 투명하고 냄새도 전혀 나지 않았다.

현장 관계자는 “대부분의 불순물을 걸러냈기에 미네랄조차 없다”며 “산업용수 수질은 식수로 공급하는 수돗물보다 더욱더 높은 기준을 만족해야 하므로 기업에서 요구하는 기준 이상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산신도시물환경센터 지상에 있는 축구장 <사진제공=한국수자원공사>
아산신도시물환경센터 지상에 위치한 탕정온샘도서관 <사진=이채빈 기자>

공공하수처리장은 심한 악취를 유발한다는 이유 탓에 주민혐오시설로 여겨졌다. 그러나 아산물환경센터는 이러한 오명을 벗고 주민편의시설로 거듭났다. 주민친화시설을 마련해 주민 수용성을 높인 것이다. 센터에 도착하니 악취는커녕 푸른 축구장과 배드민턴장이 눈에 띄었다. 반대편에는 공원과 도서관이 있었다.

이곳이 하수처리장이 맞나 싶었던 이유는 하수처리와 관련된 모든 시설이 지하에 있어서다. 잔디광장 17m 아래에는 공공하수처리시설과 재이용시설이 지하 2개 층에 걸쳐 설치돼 있다. 각종 공기정화설비도 갖춰져 하수처리에 따른 악취도 거의 없었다. 공원을 찾은 한 주민은 “여기가 하수처리장이라는 사실 자체를 모르는 사람도 꽤 많다”고 말했다.

주민편의시설을 운영하는 아산시에 확인한 결과, 축구장과 체육관은 자리가 부족할 정도여서 예약이 필수라고 한다. 이날도 많은 주민이 아산물환경센터 내 주민편의시설을 찾았다.

아산시립 탕정온샘도서관 내부 <사진제공=한국수자원공사>

문제는 사업비다. 1700억원가량 투입된 아산물환경센터는 비슷한 규모의 다른 시설보다 시설투자비가 2~3배 높다. 지자체에 부담이 되는 게 현실이다.

하지만 이곳의 사업방식은 민간이 시설을 건설하고 일정 기간 직접 시설을 운영해 민간사업자가 사업에서 직접 수익을 거두는 BTO로 운영된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아산물환경센터 민간투자사업 시행자인 아산스마트워터와 관리운영 대행계약을 체결, 2036년까지 20년간 운영관리 업무를 담당한다.

또 민간투자시설이라는 점에서 아산시가 부담하는 하수처리 비용과 아산디스플레이시티에 위치한 기업에 공급되는 재이용수 비용으로 운영된다.

현장 관계자는 “현재 재이용수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어 조만간 용량 초과가 예상된다”며 “인근 축구장 지하에 처리시설을 확충하는 계획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아산물환경센터는 환경성과 경제성, 사회성 3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사례로 꼽힌다.

아산신도시물환경센터 <사진=이채빈 기자>

아산물환경센터가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가 직원들의 열정이다. 2016년 개소 이후 20여명의 직원들이 공정 안정화와 효율화를 위해 주야로 달려왔다. 그 결과 보증 수질 100% 달성이라는 성과도 이뤘다.

더구나 많은 기업이 이 분야에서 여성 채용에 소극적이다. 업무 특성상 필요한 장시간·고강도 근무 여건을 여성들이 견디기 어려울 것이라는 편견 때문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우리나라 이공계 여성 인력은 4만6269명로, 전체의 19.3%에 불과하다.

반면 한국수자원공사에는 능력 있는 여성 인재가 많았다. 특히 보이지 않는 곳에서 환경을 위해 열심히 일하는 아산물환경센터 강은희 과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강은희 아산신도시물환경센터 과장 <사진=이채빈 기자>

Q. 이공계(환경공학) 여성이 현장직에 근무하는 게 쉽지 않다고 들었다. 현장을 선택한 계기는 무엇인가?

A. 사실 K-water에는 생각보다 많은 여성이 일선 현장에서 묵묵히 일하고 있다. 이곳에서의 운영 현장 근무 경력은 엔지니어로서 신기술 축적과 전문성을 쌓을 좋은 기회라 생각해 근무를 자원했다.

Q. 하수처리장을 관리·운영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A. 하수처리의 기본 원리는 생물학적 처리 공정이다. 수중에 있는 미생물에 적당량의 공기와 먹이를 공급하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매일 미생물이 잘 성장하고 있는지 살피고, 많은 양으로 늘어나지는 않았는지 확인하고 있다. 또 수질 검사와 데이터 분석 등 반복적인 일상 업무를 게을리하지 않고, 충실히 임하는 자세를 늘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Q. 이 분야에서 일하고 싶어하는 젊은이들에게 조언하자면?

A. 물을 다루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오염된 하수를 처리하는 것은 더욱 힘들고 어려운 과정이다. 하지만 혐오스럽게 보였던 생활하수가 깨끗이 처리돼 인근 하천으로 흐를 때, K-water에 근무하며 자연의 물순환에 기여하고 있음에 자긍심을 느낀다.

Q. 근무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일과 보람 있었던 일은?

A. 운영 초기 용량을 초과해 들어오는 협잡물을 직원들이 수작업으로 처리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당시 조금 힘들었다.

보람 있는 일은 무척 많다. 그중에서도 RO설비 세정효율 개선을 통해 히터설비 보강, 약품 변경 등으로 운영 시간을 2배 이상 늘려 직원들의 근무 강도를 줄인 일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Q. 미래 계획과 꿈, 목표가 있다면?

A. 미국수도협회(AWWA) 주관하는 상수도 분야 물 기술 국제컨퍼런스 ‘ACE 2019’가 6월13일까지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시에서 열렸다. 운 좋게도 발표자로 나서 ‘하수 재이용’을 주제로 아산물환경센터의 사례를 소개했다. 앞으로도 다양한 운영사례를 정립하고 데이터화해 학회와 논문 등 지속적인 활동을 펼치고 싶다. 이를 바탕으로 실무를 겸비한 하수·재이용 분야의 K-water 최고 전문가가 되고 싶다.

이채빈 기자  green900@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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