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저하고 조속한 진상 규명과 피해 지원책 마련, 정부에 촉구
가해기업-환경부 유착 의혹 규명 및 월례 설명회 등 요구

가습기 넷은 피해자들을 위해 있는 특조위를 비판해야 하는 부분에 마음이 무겁다며, 피해자들의 눈몰로 만들어진 특조위가 피해자 중심의 진상 규명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진=김봉운 기자>

[포스트타워=환경일보] 김봉운 기자 =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는 6월14일 기준 6444명에서 2명 증가한 6446명이며, 이 가운데 사망자는 기존 1410명에서 1명 증가해 1411명으로 발표돼 피해자들의 불안과 공포는 계속해서 커지고 있다.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과 가습기넷은 18일 오전 11시, 가습기살균제사건과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 사무실이 있는 포스트타워 앞(서울 중구 소공로 70)에서 특조위에 대한 피해자들의 요구사항을 밝히고, 이를 장완익 특조위 위원장에 직접 전달하기 위해 면담을 요청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피해자들과 가습기넷은 특조위에 ▷SK케미칼과 애경산업 등 가해기업과 환경부의 유착 여부 조사 ▷전직 국회의원 보좌관의 환경부-특조위 등에 대한 로비 여부 조사 및 결과 발표 ▷참사 전반에 대한 철저하고 조속한 진상 규명, 현황 및 향후 계획 설명 ▷1차 보고서 발표 전 피해자들과 사전 공유 및 협의 ▷적절한 피해 지원 대책 마련, 전신질환 인정, 판정기준 완화 및 피해단계 구분 전면 재구성 ▷피해자에 대한 월 1회 설명회 개최, 회의록 공개 또는 인터넷 생중계 ▷피해자 전체 모임 위한 장소 및 공지 지원 등을 요구했다.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진상 규명을 비롯한 활동 전반에서 반드시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귀담아 듣고 충분한 소통이 이뤄져야 하지만 지금까지 특조위의 활동 성과와 이후 활동 방향이 피해자들에게 전해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라고 주장했다.

현장에서 가습기넷 관계자는 “장완익 위원장 및 이하 특조위 직원들은 평소 피해자들의 면담 요청에 전혀 응답을 하지 않았는데, 오늘 특조위 사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니 모습을 보게 됐다”며, “특조위가 피해자를 위해 있는 것인지, 아니면 피해자를 견제하기 위한 것인지 의심스럽다”고 주장했다.

가습기넷 관계자는 “피해규모가 더 컸던 가습기살균제는 '사건'이고, 세월호는 '참사'로 표현한 간판이 아쉽다”고 말했다. <사진=김봉운 기자>

또한 “진상 규명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데, 특조위 안팎에서는 연구사업 등이 논의되고 있다”며, “피해자들을 중심에 놓지 않고 피해자들과 제대로 소통하지 않는 그 어떤 사업도 지금 상황에서는 아무 의미가 없다”고 비판했다.

특히 “원진레이온 직업병 사건으로부터 만들어진 원진재단과 녹색병원 사례에서도 보듯, 피해자들과 시민사회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아야 가해기업과 정부의 책임을 비롯한 진상 규명, 피해 구제와 지원 대책 마련 그리고 안전사회를 만들기 위한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는 과정까지 겨우 종착역에 이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피해자들과 가습기넷 관계자들은 기자회견을 마치고, 장완익 특조위 위원장과 면담을 갖고 요구사항들을 전달했다.

특조위 위원장실로 피해자들과 가습기넷 관계자들이 들어가고 있지만 함께 올라간 기자들은 더 이상 들어가지 못하고 발걸음을 돌렸다. <사진=김봉운 기자>

장완익 위원장과 피해자들의 면담은 비공개로 진행됐으며, 현장에 있는 관계자는 “위원장이 부담을 느껴, 면담을 비공개로 진행하는 것”이라고 말해, 면담 결과를 지켜보려던 기자들과 관계자들은 밖에서 대기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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