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스 코흐 교수 초청, 독일 대기질 개선 정책 성과 공유
2030년 내연기관차 평균 93% 차지···DPF 의무장착 검토해야

신보라 자유한국당 의원은 최근 국회의원회관에서 ‘해외 석학에게 듣는 바람직한 대기질 개선 정책’이라는 주제로 국제포럼을 열었다. <사진=이채빈 기자>

[국회의원회관=환경일보] 이채빈 기자 = 정부 대기질 개선정책은 부정확한 통계에 근거해 정책에 한계가 있다는 평가가 있었다. 미세먼지 오염원 분석이 측정 기간과 자료, 산정방법 등에 따라 큰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효과적인 대기질 개선을 위해서는 미세먼지를 비롯해 온실가스, 기후변화 등 통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또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분석에 근거해 정책이 설계돼야 한다.

이와 관련 신보라 자유한국당 의원은 최근 국회의원회관에서 ‘해외 석학에게 듣는 바람직한 대기질 개선 정책’을 주제로 국제포럼을 열었다.

내연기관차에 DPF 장착, 미세먼지 저감

토마스 코흐 칼스루에 공과대학 교수 <사진=이채빈 기자>

이날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토마스 코흐 칼스루에(Thomas Koch Karlsruhe) 공과대학 교수는 “유로5(EURO5) 이상의 차에 미세먼지 저감필터(DPF)를 의무적으로 장착하면 최대 95%의 미세먼지를 걸러낼 수 있고, 유로6(EURO6)부터는 더욱 효과적인 소형 질소산화물 후처리 장치를 양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전에는 수송 부문에서 이산화질소(NO2) 또는 질소산화물(NOx)의 배출이 문제가 됐지만, 기술발전으로 감소하는 추세”라며 슈투트가르트 네카토어 지역에 설치한 장치의 실험 결과를 제시했다. 네카토어는 독일에서 가장 높은 수치의 이산화질소 측정치를 기록하는 곳이다.

대기오염 저감장치 등 기술발전 필수

독일 슈투트가르트 네카토어 지역의 미세먼지 배출 저감 현황 <자료제공=신보라 의원실>

결과에 따르면 내연기관차에 DPF를 적용한 뒤 2004년부터 지난해까지 미세먼지(PM₁₀) 초과 일수와 연평균 배출량이 감소했다. 지난해에는 76% 감소했으며, 연평균 36%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는 2020년 유럽 내 초미세먼지(PM₂.₅)의 배출도 20㎍/㎥ 이하로 현 규제를 만족할 만큼 발전됐다.

코흐 교수는 “현재 나온 최적의 기술을 내연기관차에 적용할 경우 미세먼지 배출과 관련해 어떠한 논쟁의 여지도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디젤 기관차, 전망 밝아···韓, 과학적 데이터 필요 

독일 슈투트가르트 네카토어 지역의 이산화질소 배출 감소 현황 <자료제공=신보라 의원실>

이산화질소도 감소했다. 코흐 교수가 제시한 연도별 슈투트가르트 네카토어 이산화질소 배출 감소 현황에 따르면 NO2의 배출량이 지속해서 줄었다. 다만 가장 높은 측정치를 기록한 곳에서는 여전히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코흐 교수는 “디젤엔진 연소 중에 배출되는 NO2 배출량은 아직 개선해야 할 상황이지만 최근 NOx 저감기술의 발전으로 현재 EURO6를 충족하는 차량에 대해서는 배출가스 기준을 만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디젤 기관차는 앞으로 승승장구할 것”이라면서 “한국 대기질 개선에 대한 다양한 과학적 데이터가 필요하다고”고 말했다.

서울 미세먼지 농도, 선진국보다 1.5~2배 높아

배충식 카이스트 교수 <사진=이채빈 기자>

두 번째 발제자로 나선 배충식 카이스트 교수는 “선진국 주요 도시 대비 서울의 미세먼지 농도는 약 1.5~2배가량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대기오염 조사기관인 에어비주얼(Air Visual)의 2018년 세계 공기질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PM₂.₅ 오염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칠레 다음으로 두 번째 높다.

지난해 월별 국내 미세먼지 배출 추이 <자료제공=배충식 카이스트 교수>

그러나 국내 미세먼지 오염도는 선진국보다 높은 편이지만 연도별로 분석하면 PM₁₀ 농도는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다. 배 교수는 이에 대해 “기술개발을 통해 미세먼지 농도가 계속 줄고 있다”고 코흐 교수와 의견을 같이했다.

이어 “자동차에서 기인한 온실가스, 미세먼지 배출이 꾸준히 감소해왔음에도 1차 규제 대상이 되는 이유는 제조업 연소 등 다른 요인을 감축하는 것보다 기업과 시장에 대한 정부 규제가 더 쉬운 탓”이라고 꼬집었다.

정확한 통계와 균형 잡힌 개선 방안 필요

자동차 기술 적합성 분석 고려 사항 <자료제공=배충식 카이스트 교수>

배 교수는 또 “맑은 공기를 위한 환경기술 로드맵 작성을 위해서는 다양한 고려사항에 대한 비교 분석과 이들 사이의 연관성에 대한 종합적인 분석이 요구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모든 지역에 적용할 수 있는 환경기술의 답은 존재하지 않는다”며 “사안별 중요성을 고려하고, 균형 잡힌 분석을 통해 시기에 맞는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배 교수에 따르면 2030년에도 내연기관이 탑재된 자동차가 평균 93%(순수 내연기관 65%, 하이브리드 엔진 28%)를 차지한다. 그는 “단기적으로 내연기관의 하이브리드화와 장기적으로는 신에너지 자동차 도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이번 국제포럼은 수송 부문 관리와 기술발전으로 대기오염 문제를 해결해가고 있는 유럽의 사례를 살펴보고, 국내 대기환경 개선의 효과적인 방안을 모색하고자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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