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마리 중 1마리는 가장 잔인한 실험에 사용
화장품 관련 동물실험 여전히 진행 중

[환경일보] 이채빈 기자 = 국내 동물실험에 동원되는 동물이 해마다 급증해 최근 5년 간 2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농림축산식품부가 발표한 2018년 실험동물실태 조사결과에 따르면, 실험동물 수는 2013년 197만마리에서 2014년 241만마리, 2015년 251만마리, 2016년 288만마리, 2017년 308만마리, 2018년 372만마리로 증가하고 있다.

이 중에서 법적으로 요구되는 필수실험에서의 동물 사용이 38%로 3마리 중 1마리의 실험동물이 진통제가 주어지지 않는 최고 고통 등급 실험에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용된 실험동물은 기관별로 일반기업체가 89.1%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국공립기관(8.5%), 대학(2.0%), 의료기관(0.4%) 순이었다.

실험동물 수는 2013년 197만마리에서 2018년 372만마리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 가운데 국제동물보호단체인 휴메인 소사이어티 인터내셔널(Humane Society International, HSI)은 최근 "지난해 실험동물 372만마리라는 기록적인 수치는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HSI는 불필요한 동물의 희생을 막기위해 그간 화학물질과 제품에 대한 평가에 있어 사용이 가능한 모든 비동물 시험법의 우선 활용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HSI는 이날 "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 등을 위한 법률(화평법)과 생활화학제품 및 살생물제 안전관리법안(화학제품안전법)은 꾸준히 증가하는 실험동물 수요의 주요원인"이라고 꼬집었다. 이는 기관별 동물 사용 현황에서 일반기업체가 89.1%로 법적 규제시험의 대부분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HSI는 또 화장품에 대한 동물실험을 제한하는 화장품법 개정안이 지난 2017년부터 시행되고 있지만, 지난해 화장품 분야에 2167마리의 동물이 실험에 동원된 점도 문제로 지적했다. 

서보라미 HSI 정책국장은 "화장품법 개정으로 수 많은 국내외 소비자들은 더 이상 한국에서 화장품 생산을 위한 동물실험이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믿어왔으나, 아직도 화장품에 대해 동물실험이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이 매우 유감스럽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설치류와 개 등 동물을 이용한 실험 결과는 사람에 대한 반응을 정확히 예측하는데 한계가 있지만, 소비자와 환경 보호라는 명목 하에 실험중에서도 잔인한 것으로 알려진 화학물질 평가에만 100만마리 이상의 동물이 희생됐다"고 일갈했다.

서 국장은 또 "기업체와 공공기관이 도입 가능한 비동물 방법으로 즉시 동물실험을 대체하고, 새로운 동물실험을 개발해 실험동물의 희생을 늘리기 보단 대체 시험법의 확산과 활용 촉진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HSI는 사람의 세포를 이용하거나, 인체 생리현상을 모사하는 시험법, 컴퓨터를 이용한 예측법 등의 기술을 연구하는 전문가들과 동물실험을 줄이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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