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선정기사, 우석여자고등학교 우지현 학생

환경부와 에코맘코리아는 생물자원 보전 인식제고를 위한 홍보를 실시함으로써 ‘생물다양성 및 생물자원 보전’에 대한 대국민 인지도를 향상시키고 정책 추진의 효율성을 위해 ‘생물다양성 그린기자단’을 운영하고 있다. 고등학생 및 대학생을 대상으로 선발된 ‘생물다양성 그린기자단’이 직접 기사를 작성해 올해 6월부터 12월까지 매월 8편의 선정된 기사를 게재한다. <편집자 주>

플라스틱은 다양한 사회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그린기자단] 우지현 학생 = 우리의 푸른 별 지구가 플라스틱으로 고통받고 있다. 매년 1200톤 정도의 플라스틱이 바다로 유입되고 있으며 이것은 해양 생태계에 심각한 문제를 초래하고 있다.

그런데 플라스틱을 빠르게 분해하는 애벌레가 있다면 믿겠는가? 믿기 힘들겠지만, 꿀벌부채명나방의 애벌레가 그 주인공이다.

꿀벌부채명나방은 전 세계적으로 6종이 분포하며 우리나라에는 큰꿀벌부채명나방, 작은꿀벌부채명나방 두 종이 분포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나비목 나방들의 유충들은 곡식의 낱알이나 이파리를 먹고 사는데 반해, 꿀벌부채명나방의 유충들은 밀랍을 먹고 산다.

바로 이 밀랍이 천연 플라스틱의 일부이기 때문에 꿀벌부채명나방의 유충들이 플라스틱을 분해할 수 있는 것이다.

폴리에틸렌 성분의 비닐봉지를 먹어 없애

지난 2017년 스페인의 페데리카 베르토치니 박사와 영국 케임브리지대의 크리스토퍼 하위 교수 연구진은 꿀벌부채명나방의 애벌레가 폴리에틸렌 성분의 비닐봉지를 먹어 없애는 것을 확인하였다.

그들은 애벌레 백마리가 12시간 이내에 분해하는 폴리에틸렌(플라스틱의 원료가 되는 고분자 화합물) 양이 92㎎ 정도나 되는 것을 확인하였다.

이것은 박테리아의 플라스틱 분해 속도 보다 약 1400배 이상 빠른 속도로 분해해야 얻을 수 있는 양이다. 하지만 이 연구진들은 애벌레의 어떤 효소가 폴리에틸렌을 분해하는지는 정확히 알아내지 못했다.

그러나 2년 후인 2019년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감염병 연구 센터 류충민 박사팀이 꿀벌부채명나방의 애벌레에서 어떤 효소가 플라스틱 분해를 일으키는지 발견했다고 밝혔다.

한국 연구팀의 연구 결과가 밝혀지기 전까지는 플라스틱이 꿀벌부채명나방의 장내 미생물에 의해서 분해될 것이라 추측했다.

하지만 한국 연구팀은 애벌레가 장내 미생물 없이도 플라스틱을 분해할 수 있는지 살펴보기 위해 애벌레의 장내 미생물을 제거했다.

그런데 결과는 놀라웠다. 장내의 미생물이 없는 애벌레에서 플라스틱의 사슬구조가 쪼개진 채로 발견이 됐기 때문이다.

사슬 구조가 쪼개졌다는 것은 장내에서 플라스틱이 소화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장내의 미생물이 없더라도 충분히 플라스틱의 폴리에틸렌 분해 능력이 유지된다는 것을 입증한 셈이다.

플라스틱을 분해하는 효소

우선 꿀벌부채명나방의 유전체를 분석하였고 밀랍과 플라스틱을 먹은 애벌레의 장에는 어떤 단백질이 만들어지는지 알아보았다.

그 결과 밀랍과 플라스틱을 분해할 때 에스테레이스, 라이페이스, 사이토크롬 P450과 같은 효소들이 만들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러한 연구 결과를 토대로 꿀벌부채명나방이 다른 곤충에 비해 밀랍 그리고 플라스틱을 분해하는 효소의 종류가 더 다양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감염병 연구 센터장 류충민 박사는 “꿀벌부채명나방 유래 효소를 이용한다면 보다 효율적으로 플라스틱을 분해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며, 산업적 가치도 높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의견을 밝혔다.

꿀벌부채명나방의 유충이 플라스틱을 분해한다는 이번 연구 결과는 심각해져 가는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에 하나의 해결책을 제시해 주었다.

더욱이 유충의 장내에서 만들어지는 효소를 발견해낸 것이 우리 대한민국 연구원들의 성과라는 것에서 더욱 의미가 있는 연구라는 생각이 든다.

또한, 인위적인 방법이 아니라 친환경적 방법으로 플라스틱을 분해한다는 점에서도 그 의의를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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