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사망사고 감소 위한 안전보건 혁신 방안’ 세미나

고찬 한국뉴욕주립대학교 교수가 ‘영상정보처리 기술을 이용한 지능형 안전점검 간이 자동화’를 주제로 발제하고 있다. <사진=이채빈 기자>

[코엑스=환경일보] 이채빈 기자 =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산재 사고사망을 줄이기 위한 방안을 고민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재단법인 피플은 1일 코엑스에서 열린 ‘2019 산업안전보건강조주간’에서 ‘AI 시대의 사망사고 감소를 위한 안전보건 혁신’을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영상정보처리···안전점검 수월

모인그룹의 가상현실 시스템 <자료제공=재단법인 피플>

각종 연구결과에 따르면 안전 점검이 많을수록 작업장의 사고가 크게 줄어든다. 그러나 안전 점검을 수행하는 데 시간과 점검 인원수, 위험성, 계기 가독성 등 제한이 있다.

고찬 한국뉴욕주립대학교 교수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영상정보처리 기술을 이용한 지능형 안전점검 간이 자동화’를 제안했다. 지능형 안전점검 간이 자동화는 이미지의 인식·처리에 필요한 영상정보처리 기술과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해 시스템 전체를 일괄적으로 감시·점검·처리·운용하는 시스템이다.

고찬 교수는 지능형 자동화 점검 대상으로 ▷모든 계기 번호·종류·기능 감지 ▷제어 밸브의 작동 중지 시 상태 ▷안전밸브 등의 크기 및 설정 압력 ▷인터로크 및 조업 중지 여부 ▷밸브 등 개폐 방향의 표시 ▷밸브 개폐 스위치 ▷설비 가동·정치 상태 램프 색상 등을 꼽았다.

그는 “신기술을 활용한 안전보건 분야 응용 사례집이 필요하다”며 “실제 작업 현장의 안전 점검 사고 사례를 조사해 분석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안전점검 간이 자동화가 필요한 장소와 계기 타입, 입력 센서·카메라, 원하는 출력, 신기술 알고리즘 적용 등 전체 내용을 담은 자동화 계획서를 작성해 업종·기업·공장형태·계기별로 결과를 분석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또 “중소기업에 대한 정부의 지원으로 사고 방지 간이 자동화 프로젝트의 시작과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3D 기술, 호흡보호구 밀착도 높여

김현욱 가톨릭대학교 교수가 호흡보호구에 적용하고 있는 첨단기술의 국내외 사례와 현황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이채빈 기자>

4차 산업혁명은 산업 구조와 근로 방식의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김현욱 가톨릭대학교 교수는 호흡보호구에 적용하고 있는 첨단기술의 국내외 사례와 현황을 발표했다.

김현욱 교수는 산업보건 분야에 첨단기술을 적용한 사례로 ▷산업현장 노동자 보건관리를 위한 인공지능 기반 건강관리시스템 개발 ▷AI 기반 디지털헬스 기술 적용 ▷산업현장 노동자 개인별 맞춤 건강관리서비스 제공 방안 추진 ▷딥러닝을 이용한 AI 기술로 작업환경 분석 데이터 390만건과 건강검진 데이터 2억7000만건 분석 ▷사업장 발생 유해인자와 건강위험 지표 발굴 ▷사업형태별 맞춤형 질병예측 알고리즘 개발을 꼽았다.

호흡보호구 디자인 3D 적용 사례 <자료제공=재단법인 피플>

특히 호흡보호구 디자인과 설계 단계에서 3차원(3D) 스캐닝과 프린팅 기법을 활용한 사례와 호흡보호구 검사에서 로보틱 매커니즘을 적용한 사례를 집중적으로 소개했다. 김 교수는 “메르스 사태 당시 환자를 돌보던 의료진이 호흡보호구 착용에도 불구하고 메르스 확진판정을 받은 것처럼 밀착도 검사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호흡보호구를 디자인할 때 3D 장비를 활용하면 곡선 부위의 정확한 얼굴 데이터를 수집하기 쉽다. 따라서 밀착도 높은 마스크를 만들어 각종 유해물질을 차단할 수 있다.

미국 국립산업안전보건연구원(NIOSH)은 2013년부터 호흡보호구 성능시험을 위한 로보틱 헤드폼(Robotic head form)을 개발했다. 로보틱 메커니즘 적용으로 움직이는 시험용 헤드폼 성능을 평가한다. 김 교수는 “호흡보호구는 얼굴에 밀착돼야 성능을 보장받을 수 있기 때문에 한국형 헤드폼을 제작해야 한다”며 “정교한 움직임을 구현하기 위한 로보틱 개발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AI, 커다란 변화 앞엔 불안요인 여전

AFP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인도네시아 라이언에어의 B737 맥스 8 추락 사고 원인은 조종특성향상시스템(MCAS) 결함으로 밝혀졌다. <자료제공=재단법인 피플>

이처럼 첨단기술은 사고 발생 위험을 예측하고, 사전에 방지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그러나 첨단기술 자체가 갖는 위험성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임영섭 법무법인 사람 고문은 “AI 소프트웨어의 복잡성과 사이버 공격성이 위험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지난해 10월 인도네시아 라이언에어의 B737 맥스 8 추락 사고를 언급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조종특성향상시스템(MCAS) 결함이 사고 원인으로 꼽혔지만, MCAS 소프트웨어와 관련된 문제들은 아직도 완전히 공개되지 않았다.

임영섭 고문은 근로자와 로봇의 협업으로 예상되는 위험 요소로 ▷근로자와 로봇의 물리적 충돌의 위험 ▷로봇에 맞춘 작업속도로 인한 근골격계질환 위험 ▷작업주도권의 상실로 인한 심리·사회학적 위험을 꼽았다.

실제 국내에서 2011년부터 2015년까지 발생한 산업용 로봇에 의한 재해자는 207명, 사망자는 15명이다. 연평균 41.4명의 재해자와 3명의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임 고문은 이러한 한계점을 극복하기 위해 ▷기술발전과 규제 간 격차 발생 최소화 ▷데이터 수집 및 분석 시스템 구축 ▷디지털 작업기기·안전장비 기술 표준화 ▷연구개발 및 현장 적용 지원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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