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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승철의 떡갈나무 혁명⑨]
육류세를 통해 동물복지기금을 조성하자
동물복지축산 인증제에서 지원제도로의 이행에 대한 단상

[환경일보] 최근의 폭염 날씨는 지구생태계의 이상증후이기도 하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가 위기의 수준으로 우리 앞에 다가와 있는 것이다. 이러한 기후변화 주범들 중 하나가 바로 육식이라는 점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육식이 기후변화를 초래한다는 근거는 바로 특히 소의 방귀와 트림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인 메탄가스(CH4)에 있다. 방귀와 트림 때문이라면 정말 소가 웃을 일이지만, 축산업이 만들어낸 메탄가스의 영향력은 실로 가공할 만하다.

메탄가스는 이산화탄소의 22~25배에 달하는 온실효과를 유발하며, 대기 중에 30년 동안 머문다. 2009년 민간연구기관인 월드워치연구소가 육식이 온실가스 배출 51%를 차지한다고 보고함으로써 육식의 문제점에 대한 논쟁은 시작되었다. 이미 2007년 IPPC(국제식물보호협약)은 13.5%로 보고했고, 가장 공신력 있는 유엔 산하 국제식량기구(FAO)는 「축산업의 긴 그림자」라는 보고서에서 육식이 온실가스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14~22%로 보았다. 그 수치가 어찌 되었건 기후변화의 발생요인 중 상당히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분명하다.

물론 육식의 문제는 기후변화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육식의 폐해로는 과다한 똥과 오줌에 의한 질소순환계의 이상징후 즉 해양생태계에서의 녹조, 적조, 산소 없는 물 덩어리의 등장이 있다. 더불어 기아문제에 있어서 육식으로 이루어진 1세계 사람들의 1인분 식사가 곡물로 이루어진 제 3세계 사람들의 9~22인분 식사에 해당한다는 보고도 있다. 바로 농장동물이 먹는 곡물의 총량을 계산해 보면 그렇다는 것이다. 또한 상품을 생산·유통·가공하고 폐기하는 데 드는 물의 총량을 산정하는 물발자국(water footprint)이 가장 높은 음식은 바로 육식이라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동물을 도살하고 씻기는 물은 2급수로서 사람이 수영을 할 수 있는 물이며, 간단한 정수과정을 거쳐 식수로 사용이 가능한 물이다.

생태학자 피멘델은 “황소 한 마리를 도살하는 물의 양은 구축함을 띄울 정도이다”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특히 기후변화로 인해 물 부족이 심각한 상황에서 육식을 먹는다는 것은 식사에 소요되는 물의 양을 극대화하는 결과를 낳는 것이고, 식량생산에 필요한 빅워터(Big-Water)와 경쟁하는 결과를 낳는다. 또한 공장식 축산의 열악한 환경에도 농장동물을 살게 만드는 항생제와 성장호르몬제의 폐해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이다. 각급 병원에서 항생제 내성을 가진 슈퍼박테리아가 종종 창궐하는 이유에도 값싼 육식을 위해 사용되는 과도한 항생제와 깊은 관련이 있다.

육식의 폐해 중 또 거론할 부분은 파시즘과의 연관성에 있다. 20세기 초 호르크하이머(Horkheimer)가 주도한 프랑크푸르트써클에서는 당시 왜 독일사회에 파시즘이 발흥하게 되었는지를 규명하고자 노력했다. 그 결과 그것의 근본적인 이유 중 하나가 도구적 이성, 즉 생명의 도구화라는 사실을 발견한다. 이는 동물을 볼거리, 입을 거리, 먹을거리로 간주하는 문명이 결국 신체로 연결된 인간에 대한 태도와 관련된다는 것이다. 즉, 생명의 도구화는 이주민에 대한 혐오, 소수자에 대한 차별, 노동자에 대한 착취로 전개될 것이라는 점이다. 그 결과가 바로 증오와 혐오의 파시즘인 것이다. 그런 점에서 왜 생명권이 민주사회를 이루기 위한 토대일 수밖에 없는지를 역설적으로 알려주는 것이 도구적 이성이 던져준 교훈이다.

공장식 축산업에 기반한 육식으로부터 벗어나 채식이나 동물복지 축산에 대한 관심은 나날이 늘어가고 있다. 특히 동물복지축산의 철학은 “조금씩 가끔 제값 주고 제대로 알고 먹는 것”이다. 동물복지축산은 생명을 생명답게, 그리고 환경에 덜 영향을 끼치고, 건강에 이로운 방향성을 갖고 있다. 과거의 근본주의적이고 엄격한 생태주의와는 달리 영구개량(=영구혁명)의 과정적이고 진행형적인 것을 중시하는 것이 동물복지축산의 철학이다. 근본적으로 육식을 끊는 방법도 있을 수 있지만, 보다 현실적인 방안으로 육식을 줄여나갈 수 있는 방법으로 동물복지축산이 재조명되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보는 이에 따라 생명의 도구화의 틀로부터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는 비판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동물복지축산에서 길러지는 농장동물의 처우와 환경, 대하는 태도와 수명, 삶의 조건 등을 전반적으로 따져본다면, 마치 과거 소농축산에서 동물을 가족같이 여기고 기르는 것처럼 동물의 삶의 섬세한 부분에 신경 쓰고 있음을 금방 알 수 있다.

동물복지축산의 철학은 유사 이래 지속되어 온 소농축산으로부터 시작되지만, ① 항생제 대신 약초와 한약재를 달여 먹여 자가 면역력을 향상시키는 무항생제 축산 ② 농사의 부산물을 이용해서 순환적인 형태를 띠는 유기축산 ③ 축사의 면적과 처우, 환경을 중시하는 친환경축산 ④ 마지막으로 조도, 명도, 습도, 공기, 물, 음식, 면적 등에 대해서 합리적이고 과학적으로 설계한 동물복지축산 등으로 종류를 구분해 볼 수 있다. 동물복지축산물을 이용한다는 것은 생명에게 한 표를 주고, 환경에게 한 표를 주는 효과를 가질 수 있으며, 소비자의 건강에도 이롭고 더욱이 과도한 육식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 그러나 한국사회에서 동물복지축산은 인증제도 등을 갖고 있으나, 아직 제대로 확산될 수 있는 지원제도 등은 미비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공장식 축산에서 동물복지축산으로의 전환 기금을 마련하고, 육식 중심의 식습관을 전환할 수 있는 방법으로 육류세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육류세는 기후세, 탄소세, 환경세 등과 함께 향후 증세의 방향성을 의미하며, 전환사회의 씨앗자금을 마련하는 귀중한 기반이 될 것이다. 결국 육류세는 과도한 육식을 줄이는 조절기능을 갖는 것이고, 동시에 지구에 하중을 많이 주지 않는 방향으로 향할 수 있는 교두보라고 할 수 있다. 동물복지축산의 확산과 발전을 위해서 정부는 ‘모아서 나누는’ 공공의 역할에 따라, 육류세로 공장식 축산업에서 세금을 걷어 동물복지축산의 지원금으로 나누는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최근 생활협동조합을 기반으로 새롭게 동물복지축산도 소비자조합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기회를 얻고 있다. 이제 시민과 소비자들에게 생명에 이롭고, 건강에 이롭고, 지구에 이로운 동물복지축산의 이점을 확산시킬 수 있는 획기적인 계기가 필요하다. 그것이 바로 육류세의 제도화일 것이다. 되도록 육식을 삼가는 식습관이 필요하며, 이를 위한 제도적 노력의 시작은 육류세이기도 하다.

편집부  press@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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