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전용 게시판에 '기장의 와인 요구' 글 게시 후 삭제돼
대한항공 측, "사실관계 파악 중"

[환경일보] 심영범 기자 = 대한항공 소속 기장이 비행 중 술을 요구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이와 비슷한 일이 또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최근 CBS노컷뉴스에 따르면 대한항공 직원 전용 내부 게시판에는 지난 14일 '운항승무원들에게 드리는 부탁 말씀'이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글을 올린 A씨는 "이달 초 단거리비행 퍼스트 클래스 근무를 했던 팀원이 실제 겪었던 일"이라며 기장이 직원에게 술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A씨에 의하면 당시 책임 기장인 B씨가 조종실로 조종실에 들어가기 전 승무원들에게 "저기 있는 레드 와인을 버릴거냐"며 "꼬마 물병에 담아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승객 담당 승무원은 B씨에게 "이 구간은 꼬마 물병이 실리지도 않을 뿐더러 저희가 술을 드릴 수도 없다"고 B씨의 요청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해당 승무원이 지난해 말 암스테르담으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불거졌던 기장의 주류 요구 사건을 이미 알고 있었고, 기장에게 바로 거부 의사를 밝혔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의사에도 불구하고 B씨는 "꼬마 물병이 없으면 큰 물병을 비우고 거기에 따라줘도 되는데…"라며 지속적으로 술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B씨는 승무원이 지속된 요구에도 응하지 않자 "불편하시면 안 해줘도 된다"며 "와인 공부를 하려고 부탁했다"고 변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해당 승무원은 함께 탑승했던 사무장에게는 이 일을 보고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노컷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A씨가 주류를 요구한 기장은 '구두경고'에 그치고, 문제를 삼은 사무장만 '강등' 시켰던 지난 암스테르담 사건 경과를 고려해 회사의 인사 불이익 조치가 우려돼 아예 문제제기를 안했다는 취지로 알려졌다.

현재 이 글은 '준수사항 위반' 글로 규정돼 운영자에 의해 삭제 조치됐다.

노컷뉴스에 따르면 현재 대한항공 관계자는 "게시글 삭제 이유를 포함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고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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