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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생물다양성 그린기자단]
물 속을 나는 배가수스 ‘배가사리’
8월 선정기사, 서울대학교 설성검 학생
한국 배가사리가 사라지는 것은 세계에서 볼 수 없어

에코맘코리아는 생물자원 보전 인식제고를 위한 홍보를 실시함으로써 ‘생물다양성 및 생물자원 보전’에 대한 대국민 인지도를 향상시키고 정책 추진의 효율성을 위해 ‘생물다양성 그린기자단’을 운영하고 있다. 고등학생 및 대학생을 대상으로 선발된 ‘생물다양성 그린기자단’이 직접 기사를 작성해 올해 6월부터 12월까지 매월 8편의 선정된 기사를 게재한다. <편집자 주>

‘배가수스’란 별명으로 불리는 배가사리.사진의 개체는 혼인색을 띈 수컷이다.(왼쪽) 배가사리.사진의 개체는 혼인색을 띈 수컷이다. <사진=설성검 학생>

[그린기자단] 설성검 학생 = 모든 물고기가 적극적으로 헤엄치면서 사는 것은 아니다. 물이 맑은 하천을 유심히 들여다보면, 분주히 돌아다니는 물고기뿐 아니라 하천 바닥에도 많은 물고기가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들은 돌 위에 앉아 있거나, 돌 아래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으며, 심지어 모래 속에 파묻혀 있기도 하다. 이렇게 바닥에 붙어사는 물고기들은 돌에 붙은 조류와 곤충을 갉거나 모래를 걸러 먹이를 먹는데 이런 습성을 가진 물고기들을 저어(底魚) 또는 저서어종이라고 부른다.

저서어종은 납작한 배를 바닥에 붙인 채 오랜 시간을 보내며, 헤엄을 많이 치지 않는다. 설령 헤엄을 친다 해도 바닥층에서 높이 올라가지 않는 편이다.

그런데 이런 저서어종 중에 흡사 하늘을 날 듯 자유롭게 물속을 헤엄을 치는 유별난 종이 있다. 다부진 체형에 날개와도 같은 위풍당당한 지느러미를 가진 이들이 헤엄치는 모습을 보자면, 하늘을 나는 전설의 말 페가수스를 보는 것 같기도 하다.

실제로 ‘배가수스’라는 별명으로 불리기도 하는 이들의 이름은 바로 배가사리Microphysogobio longidorsalis이다.

잉어목 모래무지아과 모래주사속Microphysogobio 어종 배가사리는, 현재 발견된 모래주사속 어종 중 가장 큰 종이다.

배가사리 암컷(왼쪽)과 돌마자 미구분 개체(오른쪽). 배가사리가 돌마자보다 더 크게 자란다. <사진=설성검 학생>

15㎝가 넘게 성장하는 배가사리는 모래주사속 뿐 아니라 다른 저서 어종에 비해서도 몸집이 큰 편이고 어두운 채색, 선명한 몸의 얼룩무늬, 근육질의 튼실한 몸, 계단 모양의 뭉툭한 주둥이 등을 가지고 있어 두드러진다.

외모로만 보면 같은 속의 친척인 돌마자Microphysogobio yaluensis가 비슷하게 생겼지만, 몸집이 2배 정도 크며, 돌마자와 달리 복부에 비늘이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난다.

다른 물고기와 구별되는 특이한 외형의 배가사리지만 그중에서도 수컷은 더욱 눈에 띈다. 암컷보다 확실히 큰 몸에 채색이 더욱 어둡고 무늬까지도 짙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배가사리를 상징하는 크고 화려한 등지느러미는 수컷만이 가지고 있다.

산란기인 5월에서 7월 사이에 수컷 배가사리는 혼인색을 띄는데, 무늬가 더욱 짙어지고 지느러미에 붉은 테두리가 생기며, 얼굴에 흰 추성이 돋아나 그야말로 배가수스라는 별명이 아깝지 않은 자태로 거듭난다.

혼인색을 띈 배가사리 수컷의 추성(왼쪽)과 등지느러미(오른쪽). <사진=설성검 학생>

안타까운 것은 위풍당당하고 튼튼해 보이는 겉모습과는 달리 배가사리는 생존력이 약한 물고기라는 점이다. 수질 악화와 환경 변화, 그리고 산소 부족에 매우 취약하다.

그래서 배가사리는 하천 중·상류의 물이 맑고 용존 산소가 풍부한 유수역에서만 발견되는 보기 드문 종이 되었다.

이렇듯 서식 조건이 까다로운 데다 분포 지역도 좁은 배가사리는 현재 한강, 임진강, 대동강에서만 발견되는 우리나라 고유종이다.

혼인색을 띈 배가사리 수컷의 추성(왼쪽)과 등지느러미(오른쪽). <사진=설성검 학생>

즉, 한국에서 배가사리가 없어진다는 것은 세계 어디에서도 배가사리를 볼 수 없게 된다는 것과 같다.

예전에는 금강에서도 살았지만, 1987년 이후로 더는 발견되지 않고 있으며, 한강, 임진강의 개체들도 하상 공사와 환경 오염으로 그 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아직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되진 않았지만, 배가사리의 서식지가 시시각각 파괴되고 있어서 이를 모른 척 내버려 두다가는 오래지 않아 한강과 임진강의 배가사리들도 금강의 친구들을 뒤따를까 봐 걱정이다.

그리고 정말 그렇게 된다면, 후세 사람들은 페가수스의 얘기처럼 배가사리의 얘기를 믿지 못할 전설로만 듣게 될지 모른다.

전설은 신비롭고 흥미롭지만 배가수스의 아름다움은 전설이 아닌 현실로 우리 곁에 계속 남아 있기를 바란다. 그가 날아다닐 맑은 계곡물, 그리고 그가 쉬어야 할 깨끗한 강바닥과 함께….

김봉운 기자  bongwn@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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